[열린 광장] ‘PORT(港口)’에서 유래된 말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7/24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07/23 20:14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항구(港口)는 어디일까? 구약성서에 나오는 욥바(Jaffa)항이다. ‘욥바’라는 이름은 히브리어로
‘아름답다’ 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중해 서안을 끼고 있는 욥바항은 약 3900년의 역사와 고고학적 가치를 상당히
지닌 도시로 현재는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 행정구역에 속해 있다.
특히 지중해 연안에는 기원전에 건설된 고대항구가 많아 크루즈 여행과 관광수입의 원천이 되고 있다.
영어 ‘Port’ 의 어원은 고대 라틴어 ‘Porta(門)‘ 와 ‘Portus(港)’에서 파생되어 변형된 말이다.
‘Port’의 명사는 항구(港口), 관문(關門), 배의 좌현(左舷), 컴퓨터의 연결점, 등을 뜻하고, 동사로는 물건을 운반하다,
통과하다, 는 물체의 이동을 뜻한다. 예나 지금이나 무역과 운송은 항구(Port)를 통하기 때문에
무역과 운송 분야에는 port와 얽혀 쓰는 용어들이 많다.
‘Portal’ 은 정문, 입구. ‘Porter’는 짐을 운반하는 짐꾼, 운반하는 기계. ‘Portable’은 이동이 쉬운 휴대용 물건.
‘Export’ 는
Ex (out) port, 항구 밖으로 보내다(수출), ‘Import’는 Im (in) port, 항구 안으로 들여 오다(수입).
‘Important’ 는 Import 된 물자들은 대부분 귀하고 중요해서 ‘중요성’을 뜻하는 용어가 되었다.
‘Transport’는 Trans (across) port, 이쪽 항구에서 저쪽 항구로 물자를 옮긴다는 의미에서 ‘운송하다’
‘Passport’는 Pass (to go) port, 무역 관련자와 선원들의 ‘항구통행증’이었다.(지금은 여권).
‘Deport’ 는 De (away) port, 항구에서 ‘해외로 추방하다’. ‘Airport’ 는 Port에 Air 를 붙여 ‘공항’이 되었다.
‘Portfolio’
는 folio(paper) 무역서류, 또는 서류가 들어 있는 ‘가방’을 뜻한다.
‘Comport’ 는 Com (together) port, 항구에 내린 ‘화물들이 일치하다’는 뜻이다.
‘Report’는
Re (back) port, 무엇인가 항구 뒤로 나가는 것을 ‘보고하다, 알리다’ 의 뜻이 되었다.
‘Disport’ 는 Dis (apart) port, 항구에서 분리되어 ‘자유롭게 즐기다’ 의 뜻인데, Disport에서 Sport가 나왔다.
‘Opportunity’는 배가 귀항하는 항구쪽으로 바람이 불어주면, 힘들고 지친 선원들에게 고마운 바람이 되니
‘기회(機會)’로 생각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방향의 좌측/우측을 Left side/ Right side라 하지만, 배에서는 Left/Right라는 용어를 전혀 쓰지 않는다.
배의 방향타(Rudder)를 돌릴 때, 좌현은 Port, 우현은 Starboard 라는 생소한 용어를 쓴다.
이 용어의 유래는 바이킹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적선의 타(舵: 키)는 선미의 오른쪽 밑에 붙어 있어서 수심이
얕은 부두쪽으로는 우측접안이 불가능했다. 항상 좌측접안을 했기에 배의 좌측을 Port side 라 했다.
야구의 왼손잡이 투수(류현진같은 선수)를 Port sider 라고 하는 용어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조타판(Steering-board)은 배의 우측에 있어서 Steerboard 라 불렀으나, 오랜 세월에 Starboard로 변했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내륙엔 강도 많다. 고려와 조선은 강이나 바다의 하구에 배가 도착하는 선착장을
기능에 따라 진(津), 포(浦), 항(港)을 붙였다.
‘진(津)’은 강변과 해변의 요충지대에 국방 경비 초소를 설치하고 수병들이 지키던 나룻터였다. 즉, 해군이 주둔하던
곳이었다. 청진, 거진, 주문진, 묵호진, 울진, 부산진, 노량진, 등.
‘포(浦)’는 조선때 중국과 일본, 등 이웃나라들과 물물교환(무역)을 하면서 배가 화물를 내리고, 싣던 포구에 ‘포’를
붙였다. 남포, 제물포, 목포, 삼천포, 서귀포, 김포, 마포, 영등포, 반포, 등.
‘항(港)’은 자연 지형이나 인공 방파제로 풍랑으로부터 배를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도록 만든 바다에 인접한 항구로서
수/육 교통의 접점이 되는 도시에 ‘항’을 붙였다. 원산항, 포항, 울산항, 부산항, 군산항 등.
Port는 국가경제의 수출입 관문이며, 풍랑과 해상사고로부터 피난처요, 긴 항해로 지친 선원들의 쉼터이다.
100세 인생의 긴 여정을 항해하는 우리들에게 정신적 긴장과 육체적 피로를 풀수있는 안식처는 어디일까?
인생의 Port는 가정(Sweet-home)이 아닐까.
첫댓글 언제나 필요한 지식의 보고
컬럼에 박수를 보내며 자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