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이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되었다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22 벳사이다로 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23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24 그는 앞을 쳐다보며,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 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5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26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마르코복음 8,22-26)
- 매일미사 2023.2.15(수) http://info.catholic.or.kr/missa
오늘 복음은 우리의 치유를 위한 많은 가르침을 주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두 번 나오는 “마을”이란 말에 조금 더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눈먼 이를 고쳐 주실 때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셨다.”라는 말씀과, 시력이 회복된 이에게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올바로 보고 신앙의 눈을 뜨고 살아가려면 자신이 사는 마을에서 나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이루기를 바라시는 새로운 탈출의 여정을 뜻합니다(예레 31,31-32 참조).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치유된 이를 “집으로” 보내시며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라고 말씀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집으로 보내시면서 그가 살아갈 마을로는 가지 말라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저 마을”이란 그리스도의 빛과 복음의 빛으로 보지 않고 세상의 기준과 자기 통념으로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그 모든 곳이 아닐까요? 세상의 기준이 아닌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은총을 다시 한번 주님께 청합시다.
- 정용진 요셉 신부(청주교구 복음화연구소 소장),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3.2.15 오늘의 묵상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