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 짝꿍정하기
공부방 아이들과 짝꿍을 뽑기 위해서는 우선 선생님들과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게임을 준비했지요. 미리 붙여놓은 벽보를 보고 시간에 맞춰 하나 둘씩 아이들이 공부방 앞마당으로 모였습니다.
이미 여러 번의 짝꿍 활동을 했었던 아이들은 짝꿍 선생님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전날에 선생님들은 오랜 시간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어떠한 방법이 좋을까 고민했었습니다. 가장 많은 아이들이 동의할 수 있고 만족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지요. 단순히 4기의 방법을 따르기 보다는 짝꿍 정하기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고요.
제비뽑기를 하되, 그 제비를 뽑을 순서를 정하는 방법, 단순히 숫자가 적힌 제비를 뽑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선생님들도 공부방송을 배울 겸 생영공부방송으로 제비뽑기 하기로 했지요.
미리 나와 있던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이름을 나누고 가위바위보 게임도 하면서 친해졌습니다. 시간이 되어 아이들이 모두 모였을 때, 둥글게 원을 만들어 “우리 집에 왜 왔니?”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의 눈을 마주치며, 서로를 알아가는 게임으로 처음에는 부끄럽게 서로를 쳐다보기만 하던 아이들은 게임이 진행되면서 활기를 띠게 되었지요. 무엇보다도 앞으로 자신의 짝꿍선생님이 누가 될지 생각하며 임했던 터라 더 게임이 즐거웠던 것 같았지요.
게임으로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가 신나 있을 때, 본격적인 짝꿍정하는 게임을 하기에 앞서 지난 회의시간에 짝꿍정하기의 문제 안건으로 선생님이 아이들에 비해 인원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떻게 선생님과 아이들을 짝꿍으로 정해야할지 아이들이 직접 정할 수 있도록 물어보았습니다. (물론 그 전날 회의를 통해서 선생님들끼리는 아웃라인을 그려보았지요.)
먼저 원장님께서는 꿈터장에게 물어보셨는데 이미 아이들끼리 회의를 통해 결정한 대로 형제나 자매, 남매는 한 선생님과 짝꿍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의견을 표현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꿈터장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그 대상이 되는 형제나 자매. 남매인 아이들의 의견을 또 물어보셨습니다. 3자매는 그 의견에 찬성했지만, 2 남매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살펴보시고는 다시 물어보셨습니다.아무래도 남매이기에 나이도 다르고 성도 달라서 다른 욕구를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매번 같은 선생님과 짝궁이 되는 것이 싫다고 각자 다른 선생님과 멘토링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그들의 입장은 이해하였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스스로 정확히 표현하였고, 다른 아이들과의 의견조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성장된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이후에 ‘꼬리잡기’란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비뽑기를 뽑을 순서를 정하였습니다.
하지만, 남자선생님과 짝꿍이 된 ㅇㅇ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홈스쿨링과 홈스테이 프로그램이 있는 것을 예상했던 ㅇㅇ는 남자선생님과 짝이 되면 분명, 그러한 추억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았지요
원장님께서는 다시 아이들과 남자 선생님들의 의견을 물어본 후에, 짝꿍이 없는 여자 선생님들을 다시 제비뽑기하여 짝을 정했습니다.
‘짝꿍 정하기’는 선생님도, 아이들도 참 즐거웠습니다.
“게임”이란 도구를 통해 프로그램의 형태를 띠지도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짝꿍 정하기를 했고. 그 과정을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가 즐겁게 누릴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이 부지런히 회의하고 고민했던 만큼 순조롭게 진행되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어 더 의미가 있었지요.
자신의 일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생일도의 아이들이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며 서로간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했지요.
그리하였기에 생일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짝꿍 정하기는 참 귀하고 소중한 섬활 5기의 첫 추억이 되었습니다.
첫댓글 제 짝꿍은 용식이.. 그리고 영유아반 아이들이었는데.. 누군가와 짝꿍이 된다는 건 정말 기쁜일예요.. 일상속에 그사람을 떠 올리는 시간이 많아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