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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용퇴(急流勇退)
물이 급히 흐르는 개울물에 이르렀을 때는 과감히 뒤로 물러나야 된다는 뜻으로, 벼슬자리에서 서슴없이 물러난다는 말이다.
急 : 급할 급(心/5)
流 : 흐를 류(氵/7)
勇 : 날랠 용(力/7)
退 : 물러날 퇴(辶/6)
출전 : 소씨문견록(邵氏聞見錄) 卷七
송(宋)나라 태종(太宗)때 전약수(錢若水)가 과거(科擧)를 보기 전에 화산(華山)으로 가서 도사(道士) 진단을 찾아가 제자가 되기를 청했다.
진단(陳摶)은 받아들일 생각은 있었지만 주저하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노도사(老道士)를 청해 결정하려고 했다.
다음날, 전약수(錢若水)는 마침 진단과 함께 화로 주위에 둘러앉은 도사(道士)들과 만났다.
한 도사(道士)가 자세히 전약수(錢若水)를 관찰한 다음, 그는 수도(修道)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으나, “급류를 타고 있을 무렵에서도 용감하게 배를 벗어날 수 있는 사람(急流中勇退)”이라고 했다.
擁地爐坐。僧熟視若水,久之不語,以火箸畫灰作『做不得』 三字,徐曰:『急流中勇退人也。』
전약수(錢若水)가 어쩔 수 없이 작별하고는 집으로 돌아온 뒤 진사(進士)에 합격해 관직이 추밀부사(樞密副使)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는 한창 득의만만하던 40세에 관직을 버리고 퇴직했으니, 진정으로 “급류를 타고 있을 무렵에서도 용감하게 배를 벗어났다”하겠다.
若水辭去,希夷不復留。後若水登科為樞密副使,年才四十致政。
[실례 1]
중국 춘추시대 월(越)나라 구천(勾踐)을 도와 오(吳)를 꺾는 데 성공한 사람의 하나가 범려(范蠡)다. 그는 중국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는 숱한 인물 중에서도 지혜가 매우 뛰어난 사람으로 꼽힌다.
월(越)나라가 오(吳)를 꺾으니 제후들은 모두 축하하며 구천을 패왕(霸王)이라 일컬었다. 구천은 가장 큰 공을 세운 범려와 문종(文種)을 각각 상장군과 승상으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범려(范蠡)는 관직을 사퇴하고 처자와 함께 제(齊)나라로 떠났다.
그리고 문종(文種)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나는 새가 다 잡히면 좋은 활은 감추어지고, 교활한 토끼가 모두 잡히면 사냥개는 삶아지는 법이오. 월나라 왕 구천이라는 사람은 목이 길고 입은 새처럼 뾰족하니, 정년 어려움은 함께할 수 있어도, 즐거움은 같이할 수 없소. 그대는 어찌하여 월나라를 떠나지 않는 것이오?”
(范蠡遂去,自齊遺大夫種書曰:「蜚鳥盡,良弓藏;狡兔死,走狗烹。越王為人長頸鳥喙,可與共患難,不可與共樂。子何不去?」)
그 후 문종(文種)은 월나라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반역의 의심을 받아 자살했다.
이런 범려의 행동을 두고 중국인들은 거센 물길에서 용감하게 물러난다는 뜻의 ‘급류용퇴(急流勇退 혹은 激流勇退)’라는 표현을 쓴다.
[실례 2]
청나라 말기(淸末) 명재상 증국번(曾國藩)이 태평천국(太平天國)의 난을 평정하기 위해 상군(湘軍;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증국번’이 호남성을 중심으로 편성한 반혁명 군대)을 지휘하여 남경(南京)을 수복한 시점에는 휘하에 30만에 이르는 병력과 국토의 절반을 지배하는 영향력을 가졌다.
형세가 그쯤 되니 동생인 ‘증국전(曾國荃)’과 신분상승을 꿈꾸던 참모들이 ‘황제가 되는 것이 씨가 있느냐?'면서 거병(擧兵)하여 황제(皇帝)가 되라고 꼬드겼다.
그러자 증국번은 “하늘에 기대고 바다를 비출 수 있는 높은 곳에서 보면 나보다 뛰어난 자들이 많음을 알고, 흐르는 물과 높은 산은 서로 오래 함께 할 수 없음을 스스로 안다(倚天照海花無数, 流水高山心自知)”는 시구(詩句)로 대답을 대신했다.
또, “사람이란 위기(危機)에서는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으나 부귀(富貴)해지면 서로 적으로 변하는 법이라서, 복건절강(福建浙江) 총독 ‘좌종당(左宗棠)’은 절대 남 앞에 무릎을 꿇지 않는 시대의 간웅(奸雄)이라 나의 수하(手下)가 되려하지 않을 것이며, 강소성(江蘇省) 총독 ‘이홍장(李鴻章)’ 역시 내가 잘 나갈 때는 복종할 것이나 만약에 조금이라도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면 반기를 들 인물이기에 그들을 믿고 함께 모반을 꾀할 수 없다는 뜻을 알리고, 수하(手下)에 사람을 모으는 일 역시 개를 기르는 것과 같아서 뼈다귀를 던져주면 따르겠지만 남이 나보다 더 큰 뼈다귀를 던져준다면 즉시 배반할 것이 뻔한데 내가 얼마나 많은 뼈다귀를 계속 던져 줄 수 있다는 말인가?” 라고 반문하고는 스스로 휘하의 병력 규모를 줄이고 병(病)을 핑계로 현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함으로써 모반의 누명을 쓰거나 조정의 견제를 받아 토사구팽을 당할 수도 있었던 화(禍)를 면하고 안락(安樂)한 노후를 보냈다.
훗날 ‘양계초(梁啓超)’는 그를 평(評)하면서 “재능을 감추고 물러나서 때를 기다리며, 잘 나갈 때 용퇴를 하는 도리(韜光養晦, 急流勇退)”를 알고 실천한 관리였다고 감탄했다.
급류에서 몸을 빼기란 쉽지 않으나 물살에 몸을 맡기고 그 흐름을 탐닉하다가는 폭포라는 낭떠러지를 만나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증국번(曾國藩)은 잘 나갈 때 물러나는 용퇴(勇退)의 용기(勇氣)를 발휘하였고,
“남들이 치켜세워주면 한 송이 꽃이나, 스스로 치켜세우면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人家誇一朵花, 自己誇没人理)”고 하는 겸손의 도리를 지켜 주변 아첨꾼들이 거병(擧兵)하여 황제가 되라는 꼬드김을 물리침으로써 말년의 안락(安樂)을 누리고 존엄(尊嚴)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 急(급할 급)은 ❶형성문자로 忣(급)은 동자(同字)이다. 急(급)은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刍(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刍(추)는 남을 쫓아 따라가는 모양이며 조급한 마음(心)이라는 뜻과 합(合)하여 급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急자는 ‘급하다’나 ‘재촉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急자는 心(마음 심)자와 刍(꼴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刍자는 及(미칠 급)자가 변형된 것이기 때문에 急자는 心자와 及자가 결합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及자는 사람을 뒤에서 붙잡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急자는 이렇게 사람을 붙잡는 모습에 心자를 더한 것으로 떠나는 사람을 붙잡고 싶은 ‘초조한 마음’을 뜻하고 있다. 그래서 急(급)은 (1)변화나 진행이 별안간 빠르고 아주 심한의 뜻을 나타냄 (2)비탈진 정도가 크고 험함의 뜻을 나타냄 (3)병세(病勢)나 어떤 사태(事態) 따위를 유예(猶豫)할 수 없이 위급(危急)한. 다급한 (4)생각지도 않은 어떤 일이나 현상(現狀)이 별안간, 갑작스럽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급(急)하다 ②중요(重要)하다 ③켕기다(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해하다) ④재촉하다 ⑤빠르다 ⑥긴요(緊要)하다 ⑦줄다 ⑧경계(警戒)하다 ⑨갑자기 ⑩엄하게 ⑪휴가(休暇)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촉할 촉(促), 급할 표(慓), 급할 황(遑), 급할 구(絿), 조급할 조(躁),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느릴 완(緩)이다. 용례로는 요긴하고 급함을 긴급(緊急), 물가나 시세 따위가 갑자기 오름을 급등(急騰), 급하고 격렬함을 급격(急激), 급히 늘어남을 급증(急增), 급하고 빠름을 급속(急速), 급히 줆을 급감(急減), 물가나 시세 등이 급히 떨어짐을 급락(急落), 급한 성질을 급성(急性), 위태롭고 급함을 위급(危急), 급히 침을 급격(急擊), 일이 중대하고도 급함을 긴급(緊急), 때가 절박하여 바쁨을 시급(時急), 더할 수 없이 몹시 급함을 지급(至急), 성질이 급함을 성급(性急), 위태롭고 급함을 위급(危急), 일이 바싹 닥쳐서 매우 급함을 다급(多急), 급한대로 우선 처리함을 응급(應急), 위급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구하는 일을 구급(救急), 걷잡을 수 없이 타는 불과 같이 썩 급함을 화급(火急), 눈썹이 타게 될 만큼 위급한 상태라는 뜻으로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매우 다급한 일이나 경우를 비유한 말을 초미지급(焦眉之急), 눈썹이 타는 위급함이라는 뜻으로 잠시도 늦출 수 없는 다급한 일을 일컫는 말을 소미지급(燒眉之急),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급히 가면 잘 걸을 수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급하게 서두르면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을 급행무선보(急行無善步),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이르는 말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사태가 돌연히 바뀌어 결정적인 형국으로 치달음을 일컫는 말을 급전직하(急轉直下), 마치 별똥 빛 같이 급하고 빠름을 일컫는 말을 급어성화(急於星火), 특별히 사람을 보내서 급히 알려준다는 말을 전인급보(專人急報) 등에 쓰인다.
▶️ 流(흐를 류/유)는 ❶형성문자로 㳅(류)는 고자(古字), 沠(류)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㐬(류; 아기가 태어나는 모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流(류)는 아기가 양수와 함께 순조롭게 흘러 나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流자는 '흐르다'나 '전하다', '떠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流자는 水(물 수)자와 㐬(깃발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㐬자는 물에 떠내려가는 아이를 그린 것이다. 育(기를 육)자가 그러하듯 流자의 상단에 있는 것은 '어린아이'가 변형된 것이다. 또 아래에 있는 글자는 물살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㐬자는 아이가 급한 물살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㐬자 자체도 '흐르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 水자를 더한 流자는 본래의 의미를 더욱 강조한 글자이다. 그래서 流(류/유)는 ①흐르다 ②번져 퍼지다 ③전(傳)하다 ④방랑(放浪)하다 ⑤떠돌다 ⑥흐르게 하다 ⑦흘리다 ⑧내치다 ⑨거침없다 ⑩귀양 보내다 ⑪흐름 ⑫사회 계층 ⑬갈래 ⑭분파(分派)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거침없이 흘러 통함을 유통(流通), 밖으로 흘러 나가거나 나오는 것을 유출(流出), 어떤 복장이나 언어나 생활 양식 등 일시적으로 널리 퍼져 유사해지는 현상이나 경향을 유행(流行), 흘러 들어옴을 유입(流入),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유리(流離), 물결에 비치는 달을 유광(流光), 널리 세상에 퍼지거나 퍼뜨림을 유포(流布), 이리저리 떠도는 것을 유전(流轉), 융통하여 사용함을 유용(流用), 액체 등이 흘러 움직임을 유동(流動),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얼음덩이를 유빙(流氷), 하천이 흐르는 언저리의 지역을 유역(流域), 일정한 목적없이 떠돌아 다님을 유랑(流浪), 떠내려가서 없어짐을 유실(流失), 서로 주고 받음을 교류(交流), 물에 떠서 흘러감을 표류(漂流), 대기의 유동을 기류(氣流), 물이 흐르는 원천이나 사물이 일어나는 근원을 원류(源流),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물의 원줄기에서 갈려 흐르는 물줄기를 지류(支流), 둘 이상의 흐름이 한데 합하여 흐르는 것 또는 그 흐름을 합류(合流), 혼탁한 물의 흐름을 탁류(濁流), 아무 근거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나 터무니없이 떠도는 말을 유언비어(流言蜚語), 향기가 백대에 걸쳐 흐름이란 뜻으로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함을 일컫는 말을 유방백세(流芳百世),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며 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랑생활(流浪生活),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항상 움직이는 것은 썩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유수불부(流水不腐), 일정한 직업을 가지지 아니하고 정처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리표박(流離漂泊), 쇠가 녹아 흐르고 흙이 그을린다는 뜻으로 가뭄이 계속되어 더위가 극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금초토(流金焦土),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 또는 남녀 간 서로 그리워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을 낙화유수(落花流水),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뜻으로 말을 잘못해 놓고 그럴 듯하게 꾸며대는 것 또는 이기려고 하는 고집이 셈을 일컫는 말을 수석침류(漱石枕流), 푸른 산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말을 거침없이 잘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청산유수(靑山流水), 피가 강을 이루어 무거운 공이라도 띄울 수 있다는 뜻으로 싸움이 치열하여 전사자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혈류표저(血流漂杵),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뜻으로 과거사가 흔적이 없고 허무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류운공(水流雲空) 등에 쓰인다.
▶️ 勇(날랠 용)은 ❶형성문자로 勈(용)은 본자(本字), 恿(용)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甬(용; 管 속을 뚫고 나가는 일)으로 이루어졌다. 힘(力)을 돋우어 날래다는 뜻을 합(合)하여 용감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勇자는 '날래다'나 '용감하다', '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勇자는 甬(길 용)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甬자는 고리가 달린 '종'을 그린 것이다. 쇠로 만들어진 종은 무게가 상당했을 것이다. 勇자는 이렇게 종을 그린 甬자에 力자가 결합한 것으로 무거운 쇠 종을 들 수 있는 정도의 힘과 용기, 결단력을 뜻한다. 勇자는 그러한 의미에서 '날래다'나 '용감하다', '강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勇(용)은 (1)용기(勇氣) (2)일시(一時)에 몰아서 내는 강(强)한 힘 등의 뜻으로 ①날래다 ②용감하다 ③과감하다 ④결단력(決斷力)이 있다 ⑤강하다 ⑥용기(勇氣)가 있다 ⑦다툼 ⑧용사(勇士), 병사(兵士)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겁박할 표(剽), 감히 감(敢), 날랠 효(驍)이다. 용례로는 씩씩하고 겁이 없으며 기운참을 용감(勇敢), 날쌔고 굳셈을 용강(勇剛), 용감하고 건실함을 용건(勇健), 용기 있게 결단함을 용단(勇斷), 어떠한 위험이라도 무릅쓰고 선행을 감행하는 덕을 용덕(勇德), 씩씩한 힘 또는 뛰어난 역량을 용력(勇力), 용자로서의 명성을 용명(勇名),용감한 군사를 용병(勇兵), 용감한 사나이를 용부(勇夫), 용맹스러운 사람을 용사(勇士), 용감한 자태를 용자(勇姿), 날래고 씩씩함을 용장(勇壯), 용맹스러운 장수를 용장(勇將), 용감하게 싸움을 용전(勇戰), 날래고 사나움을 용한(勇悍), 의협심이 있어 남자다움을 용협(勇俠), 용기 있게 결단함을 용결(勇決), 씩씩하고 용감한 기운을 용기(勇氣), 날래고 사나움을 용맹(勇猛), 조금도 꺼리지 아니하고 용기 있게 물러나감을 용퇴(勇退), 사리를 분간하지 않고 함부로 날뛰는 용기를 만용(蠻勇), 강하고 용감함을 강용(强勇), 굳세고 용감함을 강용(剛勇), 큰 용기로 큰 일을 당하여 분발하는 용기를 대용(大勇), 날래고 용맹함을 효용(驍勇), 용기를 북돋음을 고용(賈勇), 앞뒤를 헤아리지 않고 냅다 찌르는 기세로 내닫는 용기를 저용(豬勇), 무예에 뛰어나고 용감함을 무용(武勇), 한 사람을 능히 대적할 만한 정도의 용맹을 소용(小勇), 사람의 지혜로는 생각할 수 없는 용기를 신용(神勇), 어떤 일을 용감하게 끝낸 뒤에 아직 넘치는 용기를 어용(餘勇), 영특하고 용감함을 영용(英勇), 용감하기 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용감무쌍(勇敢無雙), 용맹스럽게 힘써 나아감을 일컫는 말을 용맹정진(勇猛精進), 거리낌없이 힘차고 용감하게 나아감을 일컫는 말을 용왕매진(勇往邁進), 용감하고 강한 장수에게는 약하고 비겁한 병사는 없음을 일컫는 말을 용장약졸(勇將弱卒), 관직을 그만두고 속세를 떠나서 생활함을 이르는 말을 용퇴고답(勇退高踏), 하찮은 남자의 용기라는 뜻으로 소인이 깊은 생각 없이 혈기만 믿고 함부로 부리는 용기를 이르는 말을 필부지용(匹夫之勇), 혼자서 능히 몇 사람을 당해 낼 만한 용기를 일컫는 말을 겸인지용(兼人之勇), 멧돼지처럼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용맹스럽게 골진한다는 뜻으로 앞뒤를 가리지 아니하고 함부로 날뜀을 일컫는 말을 저돌희용(豬突豨勇), 벼슬자리를 단연 버리고 물러나는 것이 급류를 건넘과 같이 용감함을 이르는 말을 급류용퇴(急流勇退), 어부는 물 속에서는 무서워하지 않는 데서 오랜 체험에서 얻은 용기를 이르는 말을 어부지용(漁夫之勇) 등에 쓰인다.
▶️ 退(물러날 퇴)는 ❶회의문자로 저무는 해(艮; 日+뒤져올치(夂; 머뭇거림, 뒤져 옴)部)가 천천히(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 서쪽으로 물러난다는 뜻이 합(合)하여 물러나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退자는 ‘물러나다’나 ‘물리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退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艮(어긋날 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艮자는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退자의 금문을 보면 辶자와 日(해 일)자, 夂(뒤쳐서 올 치)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여기서 日자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발을 서로 엇갈리게 그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간다는 뜻을 표현했었다. 그래서 금문에서의 退자는 시간이 다 되어 되돌아간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해서에서는 글자가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退(퇴)는 (1)물림간 (2)툇마루 (3)툇간(退間) (4)물리거나 물리침, 등의 뜻으로 ①물러나다 ②물리치다 ③바래다, 변하다 ④겸양(謙讓)하다, 사양(辭讓)하다 ⑤떨어뜨리다 ⑥쇠하다 ⑦움츠리다 ⑧줄어들다 ⑨닿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리칠 각(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갈 왕(往)이다. 용례로는 공공의 지위나 사회적 지위에서 물러남을 퇴진(退陣), 현직에서 물러남을 퇴직(退職), 장내나 무대 등에서 물러남 또는 경기 중 반칙 등으로 인하여 물러남을 퇴장(退場), 물러나서 나감을 퇴출(退出), 직장에서 근무를 마치고 물러 나옴을 퇴근(退勤), 관직에서 물러남을 퇴임(退任), 싸움터에서 군사를 물림을 퇴군(退軍), 뒤로 물러감으로 재지나 힘이 전만 못하게 됨을 퇴보(退步), 물리쳐서 아주 없애버림을 퇴치(退治), 빛이 바람으로 무엇이 낡거나 그 존재가 희미해지거나 볼품없이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퇴색(退色), 진보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 감을 퇴화(退化), 학생이 졸업 전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 둠 또는 그만두게 함을 퇴학(退學), 후퇴할 길을 퇴로(退路), 현역으로 부터 물러남을 퇴역(退役), 입원했던 환자가 병원에서 물러 나옴을 퇴원(退院), 패하여 뒤로 물러 나감을 퇴각(退却), 사원이 퇴근함을 퇴사(退社), 물러나서 휴식함을 퇴식(退息), 어떤 일에서 스스로 물러감을 자퇴(自退), 일정한 일을 그만두고 물러섬 또는 작별을 고하고 물러감을 사퇴(辭退), 뒤로 물러남을 후퇴(後退), 나아감과 물러남을 진퇴(進退), 쇠하여 점차로 물러남을 쇠퇴(衰退),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세속의 일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삶을 은퇴(隱退), 관계를 끊고 물러남으로 일단 가입한 정당이나 단체 등에서 이탈함을 탈퇴(脫退), 줄어서 쇠퇴함을 감퇴(減退), 적군을 쳐서 물리침을 격퇴(擊退), 싸움에 패하여 물러남을 패퇴(敗退), 조금도 꺼리지 아니하고 용기 있게 물러 나감을 용퇴(勇退), 학업 따위를 끝내지 못하고 중도에서 그만둠을 중퇴(中退), 정한 시간 이전에 물러감을 조퇴(早退), 공을 이루었으면 몸은 후퇴한다는 뜻으로 성공을 이루고 그 공을 자랑하지 않음을 공성신퇴(功成身退),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성공자퇴(成功者退), 쾌락이 오래 지속되어 도중에 그치지 않음을 쾌락불퇴(快樂不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고 뒤로 물러나지 않음을 유진무퇴(有進無退), 결심이 굳어 흔들리지 아니함을 일념불퇴(一念不退), 앞으로 한 치 나아가고 뒤로 한 자 물러선다는 뜻으로 얻은 것은 적고 잃은 것만 많음을 이르는 말을 촌진척퇴(寸進尺退), 나란히 나아가고 나란히 물러선다는 뜻으로 정견이나 절조가 없이 다만 남의 의견을 추종함을 이르는 말을 여진여퇴(旅進旅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