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줌마들의 중국 여행
청담동에 있는 5층 건물은, 저세상으로 떠난 남편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며, 뻐기고 다니는 여자가 있었다.
자랑할 것은 돈밖에 없다며, 금붙이를 치렁치렁 달고 다니는 송 여인, 별명은 공주다.
할아버지께서 ‘너는 전생에 송나라 공주였느니라.’ 하신 말씀을 듣고 자랐다. 그래서 의례히 공주 대접해주기를 바라며 공주 짓만 한다.
곗날이었다.
말죽거리 아줌마가 무료했던지, 여행은 다리가 떨릴 때 가지 말고, 가슴이 떨릴 때 가라고 했잖아! 그러니 부부 동반으로 중국 여행은 어때?
지금도 피임약을 먹는다고, 웃기고 다니는 신사동 아줌마가, 송가네 과수댁을 힐끗 보더니, 오빠도 무방하지 않겠지!
나 같이 법인카드 팡팡 쓰는 년 있으면 나와 봐! 하는 서초동 아줌마가, 진리는 옆에 두고 어디서 찾는 거야?
당신 건물에 부동산을 하는 늦 총각, 김 사장 있잖아!
우리는 수다 떠는 재미로 산다.
멀미약은 귀미테
피임약은 저미테
변비약은 더미테
무좀약은 맨미테
중국은 우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니 여기가 천국 아니냐?
지나가는 여성에게 손을 흔들며, 야! 계집애야! 너는 왜 그렇게 못생겼니?
장정 둘이 어깨에 들쳐메는 가마를 탔는데, 이랴! 낄낄!
알아본 사람도 있었다.
웟 다 똥 싸? 그랬더니 턱짓으로 화장실을 가리킨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장가계를 둘러보고 잠시 쉬고 있는데, 송가네 과수댁이 항주에서 머무르게 해달라며, 일정 변경을 요구했다.
송나라 수도 항주에 온 것은, 송나라를 창건한 시조 어른을 뵙고, 술 한 잔 올리는 것이 할아버지의 소원이었다고.
그러면서 떼를 쓰고 자리에 누어버렸다.
이때 복덕방 김 사장이, 과수댁을 옆방으로 데리고 갔다.
창피한 줄 아세요. 남이 들을까 무섭소이다.
당나라를 세운 태종은, 당가가 아니라 이세민이요.
조선을 건국한 시조는, 조가가 아니라, 이성계입니다.
고가가 고려를 세웠다면, 소가 웃을 일이요.
임자가 알고 있는 송나라는, 송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세운 것이요. 하마터면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절할 뻔했소이다 그려!
자! 다음 일은 나에게 맡기고, 일단 나갑시다.
여러분! 송 여사와 송나라 시조를 모신 사당을 들러보고 돌아올 테니,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시지요.
여러분의 고마우신 배려에 보답하고자, 송 여사께서 베이징 덕으로 한 턱 쏜다고 합니다.
복덕방 김 사장은 ‘오빠 믿지! 하며 송가네를 어디로 데리고 갔다. 안 봐도 비디오
항주에서도 박현진의 노래 ‘오빠 한번 믿어봐’가 인기였다.
첫댓글 올려주신 정성이 가득한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소중한 아주 멋진 좋은 작품 감명 깊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