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8전 9기 운전면허 취득 경위를 이야기했더니
단박에 취득한 사람도 있더라.
면허만 취득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룰루랄라 재미있게 운전을 즐기는 사람도 있더라.
모두 부러울 뿐이다.
내가 이제 팔십 대인데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건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포기할 건 없는지도 생각해 보게 되는데
얼마 전 자동차 사고를 당했던 일이 떠오른다.
몸이 찌뿌둥하면 잠실 종합운동장 탁구장을 찾곤 했다.
얼마 전에도 그랬는데,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려니
나의 오른쪽에서 따라오던 버스가 달려들어
내 차의 옆구리를 긁고 지나가더라.
가해 버스를 따라잡으려면 차선을 오른쪽으로 바꿔
뒤를 바짝 따라가야겠지만
내 운전 실력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하는 수없이 차량번호만 기억해 둔 채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켜 봤다.
차량이라야 중형 2천 년 형이니 벌써 오래되지 않았던가.
그리고 다친 데는 없지 않은가.
그래도 조금은 서운해서
경찰에 근무했던 후배에게 전화를 해봤더니
역으로 뺑소니사범으로 몰릴지도 모르니
일단 신고를 하라는 것이었다.
차를 몰고 관할 경찰서에 가서 담당 경찰관에게 보여줬더니
"견적이 꽤 많이 나오겠는데요?" 하면서
조사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일단 집에 돌아와 보니 금방 해당 버스회사의 상무로부터
친절한 전화가 왔고, 다친 데는 없느냐는 것이었다.
해당 운전자가 신입사원인데 양해해 달라면서
차량은 모두 수리해 드리겠다는 아주 친절한 답변도 이어졌다.
이어서 해당 운전자도 다친 데는 없느냐며 죄송하다는 전화를 해왔다.
그새에 경찰관이 전화를 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긁힌 것뿐이니 다칠 리가 있느냐며 안심시켰다.
나는 잠시 머리를 굴렸다.
내 차는 이미 폐차단계에 가까이 이르렀는데
수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적당한 수준의 보상을 받고 말 것인가?
그런데 저녁 늦게 다시 버스회사에서 전화가 오기를
자기들이 피해를 입힌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 참!!
그래서 하는 수없이 해당 경찰관에게 문자를 보냈다.
“버스회사에서 가해 사실을 부인하니
조사기관에서 조사 및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국 이튿날 해당 버스의 블랙박스 데이터를 가져오게 했고
운전자가 보는 앞에서 경찰관과 나는 운행기록을 살펴봤으나
가해 사실을 확인할 확실한 화면을 찾을 길이 없었다.
이때 운전자가 갑자기 표변하더니
왜 엉뚱한 버스를 뺑소니차로 신고했느냐며
험한 말을 해대더라.
참 난감했던 기억이다.ㅠㅠ
나는 단지 접촉한 버스를 따라가다 놓쳤다고 했을 뿐인데 말이다.
불쾌한 기습에 갑자기 열이 올랐지만
나는 꾹 참고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운전자를 돌아가게 한 뒤에
경찰관과 머리를 맞대고 앉아 다음 단계를 생각해 봤다.
허나 별 묘책이 떠오르지 않아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접촉한 버스에도 흔적이 남아있겠으나
세차하고 나면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고
내 차의 흔적물을 수거해 과학분석하면 진위가 가려지겠지만
인사사고가 없으니 그럴 것 까지야 있겠느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그리고 난폭한 언사나 행동이야 맞대응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경찰관의 추가조사 결과로는
종합운동장사거리와 잠실역사거리 사이의 감시카메라기록자료는
보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내 차량에도 블랙박스가 없으니 어찌하랴.
물론 내 휴대폰으로 촬영한 가해버스의 영상은 남아 있으나
그것은 정사진일뿐,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의 사진일 뿐이요
또 적당한 수준의 사과나 보상을 받으면
물러나리란 생각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래도 서운했던지 집으로 돌아오면서 집에 전화를 했다.
“여보, 집에 매운 라면 있어요?”
“안 먹던 매운 라면은 왜요?”
“아니, 글쎄 있느냐고?”
잠시 뒤에 매운 라면이 있다는 볼멘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곧 들어가니 물이나 올려놔요”
이렇게 해서 즐겨 먹던 연포탕에서 매운탕을 찾게 됐던 것인데
목욕탕에서 냉탕 열탕을 오가듯
세상에 태어난 이상
매운탕도 연포탕도 번갈아 먹어야 하는 모양인가?
톡톡 수다방 선남선녀들이시여!
그저 안전제일이니
아슬아슬하게 살아갈 것도 아니요
포기할 건 포기하면서 연포탕이나 먹읍시다.
첫댓글
제가 갑자기 열이 오르네요
그렇죠?
이젠 다 지나간 이야기들~
그나저나 신체사고가 아니였으니 다행 입니다
저는 11자가용으로 허벅지 근육 보강키 위해
20년전에 일부러 면허갱신 하지 않고 포기 하였습니다
다행이었죠.
저는 111 자가용.ㅎ
적반하장
방귀뀐 늠이
성질 부린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증거자료가 확실치 않으면
되레 덤태기 쓸 수도
있어요
말 같지. 않은건
무시 해버리는게 편해요
그래서 지나쳤답니다.
요즘엔
좋은 일 보다
딱히 나쁜 일이 없으면 다행이다 ㅡ
생각으로 살아가게 되더라고요.
좀 무미건조해지는 듯한....
그것도 일리있는 이야기겠지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열받게 만드네요
싸울때는 목소리 큰사람이
장땡이라더니 ~ㅠㅠ
싸우는것도 목소리 클때~ㅎ
@석촌 요즘 석촌님 목소리에
힘이 없으시니 ~ㅠㅠ
@지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