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이즈
사랑이란.
나땜에. 나때문에.
"호중아. 일어나. 일어나 김호중!!!"
호동이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워서는 다시한번 얼굴을 날리는 은상이.
나땜에. 왜 나땜에.
"야.야. 김태준, 놔. 태준아 놔줘. 놔줘, 나좀.놔!"
재규는 태준이에게 두팔을 잡혀서는
달려 나갈려고 안간힘을 쓴다.
"너 가면 호중이한테 더 맞아 죽어! 니가 나설일 아니야!"
태준이의 말에 재규가 멈춘다.
그러고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수그렸다.
.........
........
".....그래....내가 나설일이...아니지..참.."
그사이, 은상인 호동이 얼굴에 주먹을 꽂다가
노란머리한테 뒤통수를 얻어맞고는 쓰러졌다.
그러자 호동이가 그 큰 주먹을 은상이에게 마구 내려꽂는다.
승호는 갈색머리에게 잡혀있고, 구진인 노란머리에게, 예찬인
호동이를 때리지만 그 많은 살들이 호동일 보호하고 있다.
은상이 얼굴에 피가 흐른다.
"은상아!!!!!!!"
나는 은상이에게 달려갔다.
막무가내로. 무작정.
그리고 호동이가 주먹을 날리려는 은상이의 얼굴을 감싸안았다.
.......
........
호동이의 주먹이 내 등을 때린다.
순간 숨이 멎는 듯 하다.
미친놈. 주먹하나 퉁퉁해서...
스모나 해라 미친놈아.
그래도 난 은상이 얼굴을 감싸 안은채 놔주질 않았다.
......
.......
"........아...비켜....영아.....다영아....비켜...."
은상이가 콜록콜록 기침을 해대며 중얼거리듯 나를 밀쳐내려 했지만
난 은상이의 얼굴을 감싼채 있었다.
두번.세번.네번째 호동이의 주먹이 내 등을 때리고,
다섯번째로 그녀석의 주먹을 기다리는데
날라오질 않는다.
난 감았던 눈을 살짝 뜨고 뒤를 돌아보았다.
호동이가 재규에 의해 뒤로 발라당 자빠져 있다.
"뛰어!!!!!!"
재규가 소리치며 내 손을 잡아 일으켰고,
난 재규의 손을 뿌리치고 쓰러져 있는 은상일 간신히 일으켰다.
승호가 마지막으로 노란머리의 얼굴을 발로 날려버렸고,
나를 향해 다가와 같이 은상일 부축했다.
구진인 쓰러져 있는 갈색머리의 배를 한번 더 세게 밟은 뒤에
일어서려는 호동이의 얼굴을 발로 까버렸고,
태준이는 쓰러져 있는 노란머리의 배를 밟고 뛰어와서
재규를 붙잡고 달렸다.
나와 승호도 절뚝거리는 은상일 부축해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헉헉 거리는 은상이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은상아....은상아...."
.
우리가 도망쳐 온곳은, 유후 노래방.
헉헉 거리며 3층까지 기어올라가 유후노래방 안에 한방에 쓰러지듯 널부러진 우리는
모두다 숨을 헉헉 몰아쉬고 있었다.
........
.......
"은상아. 은상아. 괜찮어? 괜찮어?"
은상인 의자에 누워서 얼굴이 아픈듯 찡그리면서 숨을 몰아쉬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야. 은상아. 왜웃어. 야.은상아. 은상아."
은상이가 웃음을 터뜨리자 모든얘들이 숨을 몰아쉬면서 웃음을 터뜨린다.
단 한사람, 재규만 빼놓고.
"야. 웃기냐, 니들은? 이게 웃기냐?
................뭐가 웃겨. 은상아. 안아퍼?.....미안..미안해."
웃는 은상이의 얼굴을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 난 쩔쩔 맸다.
하지만 은상이는 웃음을 가다듬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앉았다.
난 땅바닥에 앉은채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었다.
아직도 웃는 얘들은 있었다.
..........
.....
"...웃겨."
은상이가 말했다.
난 고개를 들어올려 은상일 쳐다봤다.
.........
..............
"...웃기다고, 지금 이 상황."
"..뭐?"
"재밌어. 우린 이런거 좋아해. 무지. 도망치고 자빠지고 맞고 때리고.
이런거 엄청 좋아해. 재밌고, 웃겨, 이상황."
아무렇지도 않게 피묻은 얼굴로 나를 내려다 보면서 말하는 은상이.
............
.........
"자~ 치료해 보자! 야, 구진아. 약통어디있냐?"
"카운터 두번째 칸에 있어. "
구진이도 웃음을 가다듬고 말했다.
은상이가 일어서려하자 나는 은상이 어깨를 눌러 다시 앉힌 다음 벌떡 일어섰다.
"내가 가져올께. 너 많이 아프잖어."
난 씩씩하게 방문을 열고 나가 카운터로 다가갔다.
카운터엔 아무도 없었다.
물론 노래방에도 아무도 없었다.
카운터..두번째칸...
칸이 어디있다는 거야..
내가 쩔쩔매고 있을때, 방에서 태준이가 걸어나왔다.
"못찾고 있을줄 알았다, 내가."
태준이가 씨익 웃으면서 나를 쳐다봤다.
"칸이..어디있는지.."
"카운터 안쪽에. 기계있는데 밑에, 다섯개칸 있잖어. 거기 위에서 두번째에 약통."
태준이가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고,
나는 두번째 칸에 있는 유일한 통 하나를 꺼냈다.
통이라고 하기에도 이상한 그 약통은
박스를 두꺼운 청테이프로 이리저리 대충 붙여서 만든것 같았다.
도대체 이게 뭐가 약통이라는 건지.
"야. 이게 무슨 약통이냐? 쓰레기통이지."
"야. 우리딴엔 이거 엄청 열심히 만든거야.
이거 만드는데 박스 세개랑 청테이프 한개 다 썼어!"
내말에 투덜대며 말하는 태준이.
"그래도 이게 무슨 약통이야. 누가 딱 봐서 약통인걸 알겠냐?"
"야야. 여기 써있잖어. 약통."
태준이가 상자를 한바퀴 빙글 돌리더니
빨간색으로 '약통' 이라고 쓰여져 있는 면을 내게 보여주었다.
"글씨 누가썼냐? 유치원글씨다. 유치원글씨."
내가 웃으며 말하자 태준이가 인상을 썼다.
"내가썼다! 내가! 으씨. 얼마나 공들여 쓴건데."
"잘썼다, 그래. 귀엽네. 삐뚤빼뚤하니."
"내가 원래 컨셉이 큐트 거든. 큐트."
인상을 쓰고 있다가 내 칭찬 하나에 다시 씨익 웃으며 말하는 태준이.
내가 그 약통아닌 약통을 들고 카운터에서 나오려 할때
방문이 열리더니 재규가 나왔다.
그러더니 나와 태준이 쪽을 스윽 한번보더니
노래방문을 연다.
............
...................
"야, 홍재규야! 어디가!"
문을 열던 재규가 씨익 웃었다.
......
"데이트! 해선이랑 데이트 있으시다, 형님."
"잘났다. 잘갔다와라!"
재규가 손을 흔들고는 노래방을 나가버렸다.
잠깐, 재규야.....
.
........
...
오늘 해선이, 유선이 남자친구 만나러 가기루 했어.
니가 아니라..
유선이 남자친구 보러갔어....
너 ......
어디가..............
...........................
...........
"가자. 은상이 안치료해줄꺼야?"
"어?......어..."
내가 약통을 카운터에서 들고 나와서
방으로 가려 할때
태준이가 뒤에서 내 어깨를 붙잡았다.
내가 빙글 돌아 태준일 돌아보았다.
태준인 씨익 웃었다.
"재밌어. 우린 이런거 좋아해.도망치고 자빠지고 맞고 때리고.
우리 이런거 좋아해서, 지금 이상황 재밌고, 웃겨."
은상이와 비슷한 말을 나에게 하는 태준이.
그러더니 은상이가 하지 않았던 마지막말을 나에게 한다.
.............
..............
...................
"우리 이런거 좋아하니까, 너 안미안해해도 된다구."
나를 향해 아주 편안히 웃어주더니
태준인 먼저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난 가만히 서 있다가 맺혀오려는 눈물을 닦고,
태준일 따라 방안으로 들어갔다.
안미안해해도 된다고.....
..........
..................
웃겨.웃겨이상황.재밌어. 좋아해 이런거.
.......
..........
"악!!살살해,살살."
은상이가 인상을 찌푸린다.
"미안. 아, 야. 너네 후시딘 없어, 후시딘?
상처엔 후시딘이 짱인데."
승호의 얼굴에 약을 발라주던 태준이가 나를 본다.
"후시딘 있을껀데? 찾아봐."
"아!!!! 야이새끼야! 너 일부러 그랬지! 아 눈깔.아 아퍼."
나를 보고 있던 태준이가 그만 승호얼굴에 약을 발라주다가
실수로 눈을 찔러버리자 승호가 소리쳤다.
난 약통으로 눈을 돌렸다.
저기서, 어떻게 후시딘을 찾어....
약통안은 청테이프붙인 약통보다 심각했다.
다 풀려버린 붕대사이사이로, 연고들이 잔뜩 보이고,
반창고와, 대일밴드가 마구 뒤섞여 있고, 제대로 있는게 없다.
그 안을 한참동안 뒤적거리다가 후시딘을 찾아냈다.
"아.아. 아퍼아퍼."
은상이가 투덜댔다.
"많이 아퍼? 이거 흉지면 어떡해..."
내가 미안한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그러자 은상이가 씨익 웃으며 큰소리로 씩씩하게 말한다.
"야야. 괜찮어. 남자가 원래 얼굴에 흉터 하나 정도는 있어야 돼.
멋있잖어. 아, 호중이 자식. 웬만하면 얼굴에 칼자국 하나 내주지.
그럼 엄청 멋있어질텐데."
"장난하냐!"
나는 은상이의 눈옆에 상처를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아아!!! 아, 여자친구가 애인죽이네."
은상이가 장난스레 말했다.
.......
여자친구..
......
"와, 저자식봐. 지 혼자 여자가 약발라주는데 지랄이네, 아주.
다영아! 난 마음껏 죽여도 돼! 나 약발라줘!"
.....
..여자친구.........좋다.......
니 말 한마디에, 내가 좋다.
..........
...................
"야, 심구진! 죽을라고! 다영이 내껀데 왜 니 얼굴에 약을 발러!
다영아. 내 얼굴 눌러라, 그래. 죽여라, 날, 니가."
......
여자친구....
내꺼.........다영이 내껀데.......
.......
그럼.....
너도 내껀가....
..........
"야, 다영아. 은다영!"
"어?어?"
"약안발라줘? 진짜 심구진 발라줄라고?"
"아, 아니. 발라주께. 얼굴갖다대봐."
은상인 만족한듯 웃더니 다시 아프다는 소리를 내지 않게
이를 악물고는 나에게 얼굴을 내미었다.
나는 되도록 아주 살살 은상이의 얼굴에 약을 발라주었다.
은상인 눈을 몇번 찡그릴뿐 아프단 소리한번 내지 않았다.
........
.....
그래.
아프지마.
니가 아프면 내가 아프니까....
넌 내꺼구......... 난 니꺼니까.........
"야, 다영아. 너네 방학 언제야?"
눈을 꽉 감고 , 아픔을 참으며 은상이가 나에게 묻는다.
"내일모레. 너네는?"
이제 은상이의 눈가에 대일밴드를 조심스레 붙여주며 내가 대답했다.
"아씨. 우린내일인데. 너네 왜그렇게 늦게하냐."
"내가 아냐."
내가 대일밴드를 붙일때
눈을 감고 인상을 찌푸리던 은상이가
내가 대일밴드를 다 붙이고 나자 눈을 번쩍 뜨더니
나를 보고 웃는다.
.
"해선아. 어제 재규만났어?"
학교에서 내가 해선이에게 은근슬쩍 물었다.
"아니? 나 어제 유선이 남자친구 만나러 갔잖어.
야야. 근데 유선이 남자친구 엄청 착하긴 착하드라.
순하게 생겨서 첨엔 별로다 생각했는데 엄청 착해.
게다가 돈도 엄청 많어. 어제 걔가 점심이랑, 노래방이랑 다 냈잖어!"
그럼 도대체 재규는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난 해선이의 제일친한 친구고,
들키기 쉽상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을텐데.
"다영아, 너는. "
옆에 있던 유선이가 나를 향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응.....? .......뭐가?"
"...은상이.. 잘 만났어?"
......
아무렇지 않게 질문하는 유선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어."
"좋으냐? 그렇게 운명, 운명 그러더니 강은상이 운명이라고 딱 필이오디??"
해선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나는 아무말 않고 유선이만 힐끗 보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고있다.
나를 향해서.
나를 보고.
.........
.........
콰당!
뭔소리야.
뭔가 엄청나게 난 큰소리에 우리 셋다 놀라서
소리가 난쪽을 쳐다보았다.
교실앞문.
5교시 쉬는 시간. 모두다 쉬고 있는데.
앞문을 소리나게 쾅 하고 연 저 사람들은.
.........
"야! 여기 은다영이 누구야!"
..................
......
왜저렇게 살벌하게 내 이름을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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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소설
[연재소설]
9 ●러브이즈
럭키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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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2.2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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