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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우리나라의 노동자원은 감소 추세에 있다. 고령화의 진행과 노동시장 참여도의 성별 불균형을 고려하면, 고연령층과 여성의 참여 확대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노동력 보완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고연령층 중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도가 이미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결국 궁극적인 해법은 여성의 참여 확대로 좁혀지게 된다. 주요 선진국과는 달리, 국내 여성의 연령대별 경제활동 참가율은 강한 M자형을 나타내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데, 여기에는 육아기 여성의 노동시장 퇴장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내부적인 노동자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선, 육아기 여성 대상의 정책을 중점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실물 경제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의 성과를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세적으로 국내 노동 투입은 이미 정점을 지나 하락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1>은 1980년 이후 국내 민간 부문의 노동 투입량1)을 실선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에는 비선형식2)으로 추정한 추세가 점선으로 함께 표시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노동 투입량의 추세는 2010년경에 정점에 이르렀고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노동 투입의 정점 도달 시기를 연령대별 인구수 자체의 정점과 비교하면 전체 경제활동 인구가 포함되는 15~64세 인구보다는 25~49세 인구의 정점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즉, <그림 1>에 수직선으로 표시된 15~64세 인구의 정점은 2019년경인 반면, 25~49세 인구의 정점은 2008년경으로 노동 투입 추세의 정점에 상당히 근접해있다. 25~49세의 경우, 인구의 다수3)를 차지하면서 비전업ㆍ비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미성년자나 정년 퇴직자4)를 포함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 해당 연령대가 실제 노동 투입의 추세를 잘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의 추세적 특징을 고려하면, 노동 부존량의 잠재 수준은 일차적으로 25~49세 인구를 통해 전망해 볼 수 있다. <그림 2>에 제시된 통계청의 중위 인구 전망에 따르면, 25~49세 인구는 2024년 1,810만명에서 2043년 1,370만명으로 20년간 약 24%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정도의 차이5)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통계청의 고위 전망에서도 동 연령대의 인구 감소는 공통적으로 예측되는 결과이다. 결국 20년 후에는 핵심 노동자원이 1/4 가까이 감소하게 되므로 기업의 생산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향후 25~49세 연령층 인구의 감소와 함께 고령화가 동반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연령층의 참여 증가를 통해 노동력을 보완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우 성별 경제활동 참가율의 불균형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성의 참여 증가를 통한 보완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다. 이하에서는 고연령층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현황에 대해 살펴보면서 그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다.
고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국내 인구는 산술적인 감소뿐만 아니라 고령화가 맞물려 인구 구조 측면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건ㆍ의료수준 개선으로 기대 수명이 증가한 가운데, 향후 20년간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은 19.4%(2024년)에서 36.1%(2043년)로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독립적인 노후 준비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고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50세 이상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50~59세와 60세 이상으로 나누어 보면, 두 연령대의 참가율은 수준 면(50~59세: 78.4%, 60세 이상: 45.8%, 2022년)에서 다소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경제활동 참가율의 증가폭의 경우, 50~59세 인구는 2000년 68.8%에서 2022년 78.4%로 약 10%p, 60세 이상은 같은 기간 38.2%에서 45.8%로 약 8%p 증가하여 거의 유사한 크기이다.
주요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고연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중상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OECD 국가들의 평균(55~64세, 2022년)은 67.4%로 우리나라(70.3%)는 이를 소폭 상회한다. 다만, 우리에 앞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 독일, 스웨덴 등은 75~82%로 다소 큰 격차를 보이면서 상위권에 속해 있다. 언급한 세 국가들의 경우,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고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가 지속적으로 확대된 특징을 보인다. 이는 각국의 55세 이상 인구 비중과 55~64세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제시된 <그림 3>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특히, 일본과 스웨덴은 각각 2010년 및 2000년대 초반에 우리의 현 수준에 도달하였고 그 이후에도 상당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국가들의 사례를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고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는 보건ㆍ의료 수준 개선이나 노후 준비 필요성뿐만 아니라 현 청년층의 교육 수준이 크게 향상된6) 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즉, 인적 자본이 과거에 비해 한층 고도화되어 향후 고연령 계층이 생산활동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고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되는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세부적 연령대나 성별 등에 따라 그 정도에는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그림 4>는 성별에 따라 50~64세7) 인구의 기간별 경제활동 참가율(평균)을 5세 간격으로 나타내고 있다. 먼저 그림에서는 60~64세에 이르러 남녀 모두 경제활동 참가율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정년 도래로 은퇴가 다수 발생하는 데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각 연령대에서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관측할 수 있다. 예컨대, 2020~2022년 평균 기준으로 50~54세 및 55~59세 남성의 참가율은 각각 약 90% 및 8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인 데 반해, 여성은 69% 및 64%에 불과해 남성과 큰 격차를 나타낸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50~59세의 노동시장 참여는 해당 연령대에 속한 여성의 참여가 뒷받침될 때 가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 물론 남성의 참여 증가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부분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시장 참여가 가장 활발한 40~44세 남성의 참가율이 94%8)라는 점을 고려하면, 60~64세를 제외한 연령대에서는 남성의 참여도가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앞서 고연령대로 한정하여 살펴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도 우리나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저조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22년 기준으로 성인(20~6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5%로, 남성의 84%와 비교할 때 20%p에 가까운 차이를 나타낸다. 또한 OECD 국가 그룹 내에서도 우리나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도는 하위권에 속한다.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참가율은 평균(70%)에 미달하면서 하위 20% 분위에 속하는 수준이며, 상위권에 속한 스웨덴(85%) 등 북유럽 국가 및 독일(79%), 일본(79%) 등과 상당히 큰 격차를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는 여성의 노동시장 퇴장이나 경력 단절로 인한 노동 및 인적 자본 손실이 심각한 것으로 생각된다. <표 1>은 25~29세 여성 동일 집단(cohort)을 대상으로 10년 경과 후 경제활동 참가율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서 ‘2005 → 2015’로 표시된 열을 보면, 2005년에 25~29세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6.2%였는데, 35~39세가 된 2015년에는 55.9%로 10.3%p만큼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2006~2012년 중 25~29세에 속한 여성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컨대, 2012년에 해당 연령대에 속했던 여성들의 10년 후 경제활동 참가율은 71.5%에서 62.1%로 9.4%p만큼 감소하여 유사한 폭으로 축소되었다. 물론 35~39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다소 증가(2015년: 55.9% → 2022년: 62.1%)하기는 했지만, 노동시장에서의 순유출(퇴장) 비율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횡단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여성의 연령대별 경제활동 참가율은 M자형 곡선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박경숙ㆍ김영혜, 2003; 남재량ㆍ신선호, 2022). 이러한 사실은 우리나라와 주요국 여성의 연령대별 경제활동 참가율을 나타낸 <그림 5>를 통해 명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로 25~29세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가 30대에서 급격히 낮아지고, 40대부터 한동안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지속되고 있다. 주요국 중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우리에 비해 완만한 곡선을 띠고 있다. 한편, 독일과 스웨덴을 보면, M자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 역 U자형의 곡선을 나타내면서9) 뚜렷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앞서 동일 집단을 통해 살펴보았을 때, 국내 여성이 30대 중후반이 되어 경제활동을 중단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10) 결국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면서 M자형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는 보다 근본적으로, 출산과 육아 부담11)으로 인한 제약이 구조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여유진 외, 2013; 남재량ㆍ신선호, 2022). 물론 M자형 곡선은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시기가 존재함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경력 단절로 인한 인적 자본 손실과 유ㆍ무형의 추가 학습비용 등 비효율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사점
인구 감소가 확실시된 현 상황에서는 유효 노동자원의 기반을 넓혀 성장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당면 과제라 생각된다. 일부 선진국들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12) 왔는데, 앞으로 많은 국가에서 인구 감소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이민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효율적인 이민 정책을 통해 외부적인 인력 확충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각국의 이민ㆍ노동정책 등 외생적인 요인과 언어나 문화적 진입 장벽이 크게 작용할 수 있어 이민 정책의 효과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내부적인 노동자원 기반 확충을 위해 정책적인 역량을 상당 부분 할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향, 고연령층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활성화를 통한 해법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고연령층 남성의 경우, 경제활동 참가율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어 해당 계층을 통한 확대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궁극적인 방향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개선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국내 여성의 M자형 경제활동 참가율 곡선은 다른 한편으로 육아기 이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동기가 높음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육아기 여성 대상의 정책을 중점적으로 개발하여 노동시장 퇴장을 줄인다면, 이후 생애 주기에서의 노동시장 참여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여성이 경험과 직무능력을 꾸준히 안정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인적 자본 손실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견 거리가 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금융시장은 노동시장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실질 금리와 주가는 실물 경제의 궤적을 따라 움직이고, 모든 경제활동의 바탕에는 노동자원이 있다. 특히, 실증적으로 주식 수익률은 자본투자 수익률과 밀접한 정(+)의 관계를 가지는데, 향후 자본투자 수익률은 가용 노동자원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자의 추정 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노동 공급이 매년 0.5%씩 20년간 증가할 경우, 동 기간 중 연간 자본투자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약 1%p 높아지는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부진하다는 것은 생산요소 활용에 상당한 제약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개선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가능성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은 주식시장의 성과를 높이는 중요한 동력으로도 작용하게 될 것이다.
1) 노동 투입량은 근로자수와 평균 노동시간을 곱한 수치이다.
2) 선형 추세(R²=0.69)에 비해 비선형(3차식) 추세의 설명력(R²=0.94)이 훨씬 높기 때문에 해당 비선형식을 이용하였다. 2차식을 이용하더라도 정점에는 큰 변화가 없다.
3) 1981~2023년 전 기간에 걸쳐 25~49세 인구가 15~24세와 50~64세를 합산한 인구보다 많다. 향후 20년간은 두 집단(25~49세 인구와 이외 64세 이하)의 인구가 평균적으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통계청 중위 전망 기준).
4) 50세 이상 중에서는 정년에 근접하여 조기 퇴직한 인구도 상당 부분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
5) 2043년 기준으로 고위 전망 인구는 중위 전망보다 약 5% 많은 수준이다.
6) 우리나라 청년층(25~34세)의 고등(대학)교육 이수율은 2000년 38.5%에서 2021년 69.3%로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졌다.
7) 물리적인 활동 제약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50~64세 인구가 그 이상의 연령대보다는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되므로 여기에서는 50~64세에 초점을 맞추었다.
8) 2000~2022년 및 2010~2022년 평균은 모두 94%로 동일하다.
9) 스웨덴과 독일은 일찍이 이러한 M자형 문제에서 탈피하였다. 해당 국가에서는 1970년대와 1980년대까지만 M자형 곡선이 관측된다(여유진 외, 2013).
10) 한편, 4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것은 자녀에 대한 인적 양육 부담이 완화되거나 경제적 필요가 증가하는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11) 첫째 자녀 출산 시 여성의 평균 연령(최근 10년)은 32~33세이므로 출산 여성이 30세 중후반이 될 때까지 자녀가 미취학 상태인 경우가 많다.
12) 캐나다 인구(3,960만명, 2023.1.1 기준)의 경우 2022년 들어 100만명가량 급증하였는데, 이는 대부분(96%) 이민자 유입에 의한 것이다.
참고문헌
강현주, 2022, 『인구구조 변화가 장기 거시경제 추세에 미치는 영향』,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2-26.
남재량ㆍ신선호, 2022, 『생애 여성 노동시장 동학 연구: 성별 임금격차를 중심으로』, 한국노동연구원 정책연구, 2022-19.
박경숙ㆍ김영혜, 2003, 한국 여성의 생애 유형: 저출산과 M자형 취업곡선에의 함의, 『한국인구학』 26 (2), 63-90.
여유진ㆍ김수정ㆍ김은지ㆍ최준영, 2013, 『여성고용 활성화 방안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2013-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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