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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사랑이야기[번외]
[흔해빠진 사랑이야기가 아니야]
START
"야"
"......."
"뒤졌냐?"
".........."
"아줌마야. 일어나라?"
".............."
"야. 너 진짜 뒤졌어?"
"..................."
"야. 정다은. 정신차려 정다은!"
"푸흡!"
"뭐......야"
오늘도 시작이다. 보기 좋게 길게 자라 허리까지 드리운 검은색 긴 생머리의 소유자이자 저 미치도록 못생긴, 하지만 너무 귀여운
여자. 너무 아름다운 여자의 죽은 척 하기 연기는 그렇게 또 한번 내 가슴을 철렁이게 하는 것으로 끝났다. 손짓 하나, 몸짓 하나,
표정 하나하나에 나를 놀래키고 웃게만드는 장본인인 그녀는 바로 내 여자친구다. 장난기 많고 연기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는 그녀는 일단 얼굴로 먹고 들어가서 연기 실력으로 맞서 모두를 무릎 꿇게 하겠다는 예술 대학을 꿈꾼다. 하지만 너무도 평범한 고등학교를 나와 함께 다니는 당당한 여자다.
"푸하하하하!!! 박하루, 박하루!!!!! 완전!!!!!!!"
"와, 완전 뭐?!"
"완전 귀여워~~~~~아이구 이 자식. 장난인거 뻔히 알면서 또 속은 거야?"
"그거야.......니가 하도 연기를 잘해서 그런거잖아!!! 에라잇, 그딴 능력 남 줘버려. 이거 아주 몹쓸 기술이야!"
그리고 괜히 기분 좋으면서 욱 하고 또 버럭해버리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언제나 처럼 그녀를 아이 다루듯 대했다.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뜨리면 그녀는 얇게 실눈을 뜨고 나를 노려보았고 그러면 나는 그녀의 머리를 꾹 한번 누른다. 그러면
그녀는 키가 작아진대나 뭐래나 나를 쏘아보며 외치고 나는 그녀의 볼을 주욱 잡아 당긴다.
"뭐야! 내가 애야?"
"그럼 애기지. 니가 어른이냐?"
"아,아,아, 아파~~~!"
"어? 많이 아파?"
"아니"
"........"
"푸하하하하"
"너 거기 안 설래?"
우리는 남들과 같이 평범한 사랑을 꿈꿨다. 남들처럼 연애소설에나 나올 법한 사랑은 애초에 꿈도 꾸지 않고 그저 평범하게
살 수 있기만을 기도했다. 언제나처럼 이 사랑이 깨어지지 않고 항상 곁에서 행복할 수 만 있게 해달라고. 하지만 상황은 늘 참
묘하게도 돌아가기만 한다. 그녀와 나는 행복했지만 그 속의 불청객은 한낱 소설 속에서나 집적대지 현실로서 나오고 만다.
우리는 늘 이래왔다.
"선...배? 어? 진짜 하루 선배네?"
"넌 누구냐"
"선배!!! 진짜 좋아해요! 오빠 팬이예요!!!"
"팬?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난 연예인이라든가 그런거 아니거든?"
"에이~세상에 선배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 얼굴 되지 몸매 되지 공부 되지! 저희 학교에서도 인기 절정인걸요?"
다른 학교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은 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와 다은이가 함께하는 곳을 따라다녔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것
역시 늘 두가지로 나뉜다. 아무 이유도 없이 단지 그녀가 나와 함께 다닌다는 것에 괜히 시비를 걸고 넘어지거나 혹은 그녀가
옆에 있건 말건 나에게 애정 행각을 표한다거나. 그럴때마다 구겨지는 정다은의 얼굴을 볼 수 있었지만 그녀는 괜히 씩씩한 척
강한 척은 혼자 다 한다.
"야! 니들! 내가 너희들의 우상인 박하루님의 여자친구 되시거든? 그러니까 좀 절루 가줄래?"
"야야, 너 왜 그래?"
"왜? 맞잖아. 난 천하의 인기 만점 박하루의 애인인걸?"
아무렇지 않은 척. 사실은 마음이 많이 상했으면서도 괜히 밝은 척. 내게 걱정을 주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쓰는 정다은의 모습에
나도모르게 대견한 듯 웃음을 띄고 만다. 그녀는 그런 여자였다. 자기보다 나를 더 생각하는 그런 착한 여자.
그리고 세상 누구보다도 나를 사랑하는,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그런 여자.
그리고 여느 때 처럼 등교하는 우리였다. 계속해서 따라 붙는 여학생들이나 우리쪽으로 기울어진 모든 이들의 시선을 잊는 기술은
우리에겐 너무나도 단련 된 당연한 일이였다.
"근데 너 오늘 왜 오토바이 안 타?"
"아─그거 얼마 전에 브레이크 고장났어"
"수리하러 안 가?"
"귀찮잖아......수리하러 갈 시간 있으면 정다은이랑 같이 놀아줘야지"
"푸히히─난 괜찮은데? 그러다 또 깜빡하고 그거 타고 다니다 박치기나 하지 말라고"
"걱정 마세요. 누가 아줌마 아니랄까봐 잔소리하고는"
"어쭈? 누구보고 아줌마래 이 아저씨가!!!"
늘 그렇듯 시끌벅적하게 대화를 나누며 기분좋게 학교를 간다. 그리고 학교에 도착하여 반이 다른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가벼운
키스와 함께 각자의 반으로 들어선다. 그러면 다시금 쏟아지는 시선들이 나를 둘러싸고 나는 익숙하게 책상에 고개를 처박고는
교과서를 베개 삼아 아침 자습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잠시 후 들려오는 깐죽이의 목소리.
"넌 어떻게 그러고도 공부를 잘하냐?"
"내가 좀 머리가 되잖냐"
"고개 좀 그만 쳐박고 얘기를 나누지 않으련?"
"자식이 되게 깐깐하게 구네"
"짜증나잖아. 똑같이 오토바이 몰고 똑같이 놀면서 하나는 잘하고 나는 이러고 있으니까"
"킥킥. 그러니까 내가 머리가 된다니까"
"임마. 나도 아이큐 높거든?"
"그건 니 아이큐 사정이고"
늘 이런식이다. 아침 자습시간을 교과서 베개 삼아 숙면시간으로 활용하는 내 모습을 아니꼽게 쳐다보는 녀석. 보통 남녀 짝지를
이룬다지만 내 옆에 앉는 이름 모를 여자애를 물리치고 내 옆을 꿰뚫은 이 녀석은 나와 같은 밤거리 폭주족의 일행 정도 되겠다.
"오늘 함 땡길까?"
"밤거리 행진?"
"그렇지! 근데 너 요즘 마누라랑 같이 산다며?"
"뭐........그렇긴 한데, 안 보내주기야 하겠냐"
"그럼 콜?"
"콜!"
"열한시까지 늘 만나던 그곳. 오케이?"
"오냐. 자식아. 잠 좀 자자"
요 근래 며칠동안 그녀가 내가 사는 집에서 지내고 있다.
가족이 없던 그녀와 가족과 따로 떨어져 사는 나로 인해 가능했던 일이다. 비록 나는 가족이 있지만 항상 떨어져 살기때문에
그런 점에서 그녀와 더 잘 맞을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든 불이 다 꺼져있던 그 날 밤도 나는 어김없이 현관을 열고 나섰다.
"어디가?"
그녀의 졸리운 목소리가 나를 부르면 나는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았고 그녀가 바로 내 등 뒤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한숨을 내쉬고 만다. 검은 가죽 자켓을 입고 있는 나를 보고는 살며시 얼굴을 찌푸린 후 그녀는 내 등 가까이 와서 멈춰선다. 그리고 더듬 더듬
내 손을 잡는다.
"또 그 장갑 꼈지"
".........."
"오토바이 탈 때 끼는 거. 그거 맞잖아"
".........."
"야. 박하루. 맞아 안 맞아?"
"......맞아"
또 걸리고 말았다. 내가 오토바이 타는 것을 지극히도 싫어하는 그녀.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약속을 잡고 밤거리를 질주하기도
결심했던 나는 또 다시 그녀에게 걸리고 만 것이다.
"어....떻게 알았어?"
"직감이라는게 있지"
"쳇"
"가지마"
"한번만. 오늘 딱 한번만 나갈께. 응?"
"안 돼. 오늘은 가지마"
"왜 그래? 그럼 오늘 딱 한번 가고 일주일 동안은 진짜 오토바이에 손도 안 댈께. 응?"
오늘따라 갑갑한게 숨통이 탁 막히는 것 같아서 정말로 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타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웬 일인지 오늘따라 그녀의 고집이 장난이 아니다. 보통 같았으면 내가 일주일 동안 오토바이 안 타겠다는 말까지 하면
웃으면서 알았으니까 조심해서 다녀오라며 볼에 입술을 맞춰줬을 다은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오늘따라 안색도 안 좋아보인다.
나는 천천히 허리를 굽혀 그녀와 눈높이를 맞춘 뒤 그녀의 볼을 맞잡았다.
"어디 아파?"
"안 아파"
"안색이 안 좋네?"
"흥. 그러니까 오늘은 가지말고 내 옆에 있어"
"근데 정다은아. 이 오라버니께서 오늘만은 못참겠거든? 그러니까 우리 아가야는 문 꼭 잠그고 잘 자기나 하세요"
"가지말라니까"
"싫다니까?"
"진짜 진짜 오늘은 제발 가지마. 오늘은 하루랑 같이 있고 싶단 말이야"
오늘따라 유난히도 나와 함께 하고 싶다며 심지어는 울듯 말듯 눈물까지 비추는 정다은의 모습에 너무도 당황스러운 나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나는 의아한 기분에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더 있으면 진짜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을 것 같아
얼른 현관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때다.
내가 놓치지 말아야 했을 그 때다...................
"........제발 가지마"
그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 허리를 꼭 껴안았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저려온다.
"하루야......박하루........오늘은 제발 같이 있어줘...........응?"
".......왜 그러는데?"
"엄마가.....엄마가.........가지 말래. 오늘은 박하루 아무데도 못가게 꼭 붙들래.........."
엄마........그녀의 입에서 너무도 생소하게 흘러나오는 엄마라는 말.
엄마가 있는 내게도 하늘에 계신 엄마가 있는 정다은에게도 모두 생소하고 어색한 단어. 엄마.
그런 그녀가 울고 있었다.
"엄마라니?"
"우리 엄마......우리 엄마가........오늘은 꼭 같이 있어야 한대. 꿈에서.......꿈에서............."
"피식─애기다 완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고개를 돌려 그녀의 커다란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은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눈높이를 맞췄다.
그리고 그건 아무런 의미 없는 꿈이라며 괜히 꿈같은것 때문에 걱정하지말라며 그녀를 다독였다. 그리고 그녀가 눈물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면 나는 그녀를 으스러질 듯 세게 껴안은 후 짧은 입맞춤을 끝으로 그녀를 방으로 들여보내 이불을 덮어주었다.
"이불 꼭 덮고 자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감기 걸리지 않게 따뜻하게 해서 자고. 나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고"
"하루 너는 몸 조심하고"
"피식─잘 아네. 오늘은 특별히 일찍 들어올께. 그리고 하나 더"
"응?"
"울지 말고"
그렇게 간신히 그녀를 재운 뒤, 뒤늦게 오토바이에 시동을 거는 나였다. 그 때 울리는 벨소리. 하아.........역시 늦었다고
나를 닥달하는 전화이리라.
[야 임마. 박하루!]
"어. 지금 간다"
[지금 몇신 줄 알아?]
"미안 미안. 마누라 재우느라 애먹었어. 오늘 펑크낼 뻔 한거 겨우 모면한거야"
[오케이~~~참다 못한 우리가 친히 너희 집 근처 다 왔거든? 우리 늘 만나던 거기 알지? 그 쪽 방향으로 오다보면 우리 만
날 껄]
"오늘도 한판 달려야지?"
[당연하지! 마! 너 보인다. 킥킥킥. 끊는다]
"오냐"
녀석들의 전화를 받은 후 기분 좋은 미소를 띄우며 기분 좋은 밤공기를 한껏 들이킨 뒤 멀찍이 보이는 녀석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렇게 늘 만나던 무리들과 함께 밤의 불빛으로 빛나는 도로로 마음껏 뛰어들었다.
"왜 이렇게 불안하지? 엄마.......나 오늘따라 왜 이렇게 무섭지?"
"엄마........있잖아..........우리 박하루.........하루는 늘상 오토바이 몰고 나가는게 일인데 나 왜 이렇게 겁나지?"
"엄마.......엄마..........있잖아...........오늘도 박하루랑 무지 재밌게 보냈어. 근데 그 녀석 되게 게을러"
"나랑 논다는걸 핑계로 있잖아........나랑 놀아야 한다고.........엄마 딸 정다은이랑 함께 있는게 훨씬 좋다고........."
"그런 말도 안 되지만 당연한 핑계로 있잖아.....오토바이 브레이크 고장났다면서 고치러 가지도 않고.........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오늘도 오토바이 타러 나갔는데..........................."
"근데....................................................."
"박하루.............................!!!!!!!!!!!!!!!!!!!!!!"
그게 사건의 발단이였다.
박하루와 정다은의 슬픈 사랑의 발단이 된 것.
뒤 늦게 고장난 브레이크를 떠올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정다은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번호는 그렇게도 바라던 박하루가 아닌 늘 박하루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는 녀석이였다. 괜히 불안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
밝고 당당한 목소리를 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입술을 타고 흐르는 것은 거의 울음이 섞여 있다.
"아니라고 말해줘요.....네?"
[......정다은이죠]
"아니라고 말해요. 지금 하려는 말, 내가 생각하는거 아니라고 말해요"
[하루.......사고 났어요]
"........흐으...........하아..........어.....디.........예요?"
[성결병원 응급실이요]
이것이 슬픈 사랑 사건의 제 1의 발단.
그리고 가장 큰 아픔은.............
"하루야.......하루야.........박하루.........하아..........하루야................"
박하루에게 가기 위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눈물을 흘리던 정다은이 미처보지 못한
차량 한대와의 접촉 사고.
그 후로 무사히 수술을 마친 박하루가 눈을 떴을 때는
미처 눈을 뜨지 못한 채 혼수상태에 빠진 정다은이 있었다.
그래서 더 아픈 사랑.........
그래서 더 슬픈 사랑..................
그래서 더 미안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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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처럼 나 기억 못하는 애 안 좋아해. 혼자 착각하지마"
"........."
"어떻게 널 좋아할 수 가 있어"
"............."
"아무리 나를 기억 못한다고"
"...................."
"어떻게 널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
"그냥 들어줘"
"사랑해"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꺼야"
"박하루는 정다은을 사랑합니다"
"기억도 못하는 못난이 정다은을 사랑할겁니다"
"다 잊어도 좋아요"
"이것만은 기억해주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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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어주시고 댓글 하나 달아주세요^^
첫댓글 흑....슬퍼요 ㅜㅜ 다은이 죽나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건 독자분들의 상상에 맡기는 거지만 저는 죽일 의도는 없었어요. 그냥 기억을 잃은거쯤.........?^^;;
다은이가 죽었나요 아니면 기억이 다시 기억 났나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외편이니까 원편 보셨다면 정다은이 죽지 않고 기억만 잃은 것을 아실 수 있어요. 그리고 기억이 난 장면은 넣지 않았으니 그것은 소설짱짱짱& 님께서 상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저렇게되서다은이가기억을잃어버렸던거네여ㅠㅠ에효~다은이가다시기억해서둘이사랑하는해피엔딩이라면얼마나좋을까여ㅠ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요즘 새드가 끌리는 이상한 츠바사다여서 하하하........감사합니다^^*
으어억, 이제 기억을 잃어버린 이유는 알앗는데 인제 나중엔 어떻게 되요ㅠㅠ 다은이 죽어요?ㅠ_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정다은이 죽어냐고 물어보시니^^;; 저는 정다은이 죽었다는 설정은 하지 않았구요 기억만 잃은 것으로 설정했어요^^ 나머지는 독자분들의 상상에 맡길꼐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