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월요일로 '부모학습' 날짜가 잡혔습니다.
부모님을 주 대상으로 하는 일이니
부모님께 묻고 의논하고 부탁해야지요.
부모님들과 회의할 때 부모님 한 분 가게나 댁에서 해도 좋지만,
분위기있게 하고 싶었어요.
만남 장소로 원통 시내 축협 맞은 편 커피하우스를 염두에 두고, 오후에 뵙자 연락드렸어요.
부모님들 만나기 직전에 민호 어머니를 따로 만나
사전질의서 취합 및 전달은 제가 하기로 하되
부모학습시 신청하신 부모님 중 적극적인 분들과
교수님 맞이, 진행에 대해 주관해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부모님 만나는 자리에 민호 어머니, 병희광희 어머니, 신영이 어머니, 숙영이 어머니...
네 분이나 오셨지요.
제가 커피사겠다 했는데 신영이 어머니께서 사셨어요.
고맙습니다.
교수님들이 부모님들이 하고 싶은 방식으로 적극 반영하겠노라 하셨다 말씀드리고
처음 숙영이 어머니가 제안과 교수님의 의견을 함께 설명드리고 의논했습니다.
<숙영이 어머니 제안>
1. 부모님들 사전질의서의 의견을 취합하여 부모님 명의로 교수님께 전달
2. 희망하신 부모님 가정의 아이와 교수님이 낮 시간에 만남
3. 저녁 7시 이후, 부모님과 교수님 간담회 형식의 만남
<교수님의 의견>
1. 장혜림 교수님
- 숙영이 어머니 제안대로, 오전부터 부모님 만나기 전까지 아이 네 명을 깊이 만나시겠다
2. 김성천 교수님 : 부모님들이 희망하는 방식으로 적극 하시겠다
- 가족전공을 하신 만큼 부부관계, 가족관계를 돕고 싶다
교수님들이 오시는 일정(오전에 도착, 밤에 부모님 만나고 돌아가심)을 말씀드리고
오전, 오후에 교수님을 만날 방안에 대해 의논했습니다.
오전부터 낮 시간 동안은
희망하는 아이와 부모님이 교수님을 만나는 시간으로 하고 사전에 신청을 받되,
저녁 시간은 강의식이 아닌 간담회 형식으로,
사전 질의서 내용을 토대로 하거나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묻고 답하는 식으로 하자고 의견이 모였어요.
또한 아래 사안을 두고도 의논했습니다.
'아버님들을 모시는 일이 쉽지 않을 수도 있고,
자칫 우리 집 문제있는 것 마냥 들을 수 있어 조심스러운데
모실 만한 좋은 방안이 있을지?'
쉽지 않은 일이지요.
익숙지 않은 부분이고, 지역 여건과 상황이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신영이 어머니가 회의 말미에 이런 의견을 내셨어요.
"아이들이 간단하게 샌드위치 같은 요리를 만들고 초대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만들어놓고 초대하면 아빠 입장에서 오시려고 하지 않을까요?"
신영이 어머니 제안이 지혜롭습니다.
그렇게 해보고 싶어집니다.
어머니 말씀을 듣고 생각이 이렇게 다듬어집니다.
아이들과 모둠별로 우리 엄마아빠가 더 좋은 아빠, 엄마, 아내, 남편이 되도록
부모님이 공부하는 취지라고 부모학습을 소개하고 (관련 사진 보여주고)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님 두 분이 오신다고 알린 후,
이 자리에 부모님을 초대하고자 하는데 좋은 방안이 있을지
몇 가지 안을 두고(예: 저녁 먹거리 초대)
모둠별로 기획 회의 후 회의 결과를 취합하여 초대방안을 확정, 실행하자.
참가하실 적극적인 부모님들이 이후 일정을 주관하실 동안,
저는 나름 모시고 싶은 분(이런 자리에 소극적이거나 적극 나서지 않으면 오시지 않을 것 같은)을
찾아다니며 한 번이라도 와주십사 부탁드릴 생각입니다.
# 부모학습 사전회의, 예상 외의 효과
1. 어머니들끼리 소개, 연락처 주고받았어요.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난 어머니들이 계셨습니다.
신영이 어머니, 병희광희 어머니...
숙영이 어머니와 민호 어머니야 아이들이 같은 학년이고
평소 학교 일로 꾸준히 알고 지내신 사이였으나
다른 분들은 학년도 다르고 서로 잘 모르셨대요.
신영이 어머니께선 "저는 아은이 엄마 밖에 (전화번호) 몰라요." 하셨지요.
"우리 전화번호 주고 받아요. 서로 뭐 물어보거나 함께 할 것 있음 하게."
자연스럽게 전화번호 주고 받으셨어요.
상대에게 전화 거시면서 "자, 바로 겁니다~" 하며 "호호" 웃으셨어요.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습니다.
2. 상대 아이의 작은 잘잘못도 이해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관계가 생겨요
겨울방학 길위의학교 활동 참가하며 오게 된 주영이,
여자 동생들이 좋은지 장난을 이따금 걸어요.
그런데 어린 동생인 국구는 그게 속상했나봐요. 오빠의 장난에 종종 울기도 했어요.
이 얘기가 도중에 나왔어요.
주영이(신영이) 어머니가 사과하시고, 숙영이 어머니께서 괜찮다 하셨어요.
"아유, 주영이 때문에 미안해요."
"아네요, 그럴 수도 있죠~"
대수롭지 않은 일로 웃어 넘기셨어요.
3. 아이가 하는 '길위의 학교' 자기소개서와 격려의 글,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길위의학교 자기소개서를 쓰고 격려의 글 받는 과정이 수고스럽지요.
자기소개서를 잘 써보지 않았을 뿐 더러
격려의 글 받는 것도 수고스러워요.
혹 격려의 글과 함께 여행경비를 후원받는 데 목적을 둘지 모르는 일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은
아이가 여행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여기고 있다는 증거요,
자기 인생을 진지하고 깊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근거로 들고자 함입니다.
이런 자기소개서를 보여드리고 격려의 글을 부탁드린다는 것이야말로
격려의 글을 부탁드리는 상대에게 아주 특별하고 정중한 요청이니
부탁받는 분은 아이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아이를 귀하게 여기시게 될 겁니다.
또한 아이의 자기소개서에 담긴 뜻, 생각을 보시니 앞으로 그 아이에게 마음이 더 가실테지요.
격려의 글은 장수도, 후원금의 액수도 전혀 중요치 않습니다.
단 한 장을 받더라도 그 과정과 의미를 잘 살려 받고 싶을 따름이라 설명드렸습니다.
4. 부모님들 사이에 아이 키우는 조언이 오갑니다.
길위의학교 준비하는 주영이 일로 고려할 것이 많으셨던 주영이 어머니,
민호 어머니께서 남자 아이들을 많이 대하신 인생선배로 조언해주셨어요.
"주영이 친구들을 잘 알아야 해요.
우리 애만 잘 큰다고 하는 게 되나요. 다 친구들 영향을 받게 마련인데...
주영이만 두고 얘기하면 안 되고, 주영이랑 어울리는 친구들을 딱 데려놓고 같이 기준을 정해요."
"주영이가 스스로 감당할 수 있게 조금은 덜 물어보고 맡겨둬도 되요."
끄덕끄덕, 주영이 어머니께서 답을 얻은 듯 마음이 편안해지셨대요.
민호 어머니께 감사할 일이요,
그렇게 받아주시는 주영이 어머니께 고맙습니다.
5. 부모님들끼리 감사할 일, 긍정적인 이야기 거리가 오갑니다
숙영이 어머니가 송구영신 다음 날 아침,
떡국 푸짐하게 끓여주셔서 아이들도 잘 먹고 원통팀도 배불리 먹은 이야기 했어요.
"넉넉하게 해서 그래도 다행이에요."
숙영이가 대학생 선생님들과 동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머니도 몰래 새해 맞이 편지 써서 드렸다는 거, 숙영이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숙영이가 복 복(福)자 아버지한테 물어보고 썼다면서요?
이 글씨 맞냐고 물어보니까 아버지께서 '너가 나보다 낫네' 하셨다면서요~" 하니
어머니들 사이에 웃음보가 터집니다.
"김윤지 선생님이 쓴 손글씨 편지 보고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얼마 만에 받은 손편지인가 했어요.
문자, 전화야 자주 하지만 손편지로 받으니 참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윤지가 숙영이 어머니께 쓴 감사편지에 숙영이 어머니 마음이 찡하셨나봐요.
말씀하시는 표정에 그 여운이 묻어납니다.
저는 병희광희 칭찬도 했지요.
병희가 설거지, 청소 적극적으로 돕고 광희가 선생님들 잘 안아준다 말씀드렸어요.
"병희가 제 아빠가 청년회에서 봉사하는 것 보고 자라서 그런지 그런 게 익숙해요."
말씀하시는 어머니 얼굴에 흐뭇함이 돕니다.
첫댓글 부모학습
"부모님께 묻고 의논하고 부탁해야지요."
부모회의 사전 회의 다섯 가지 효과.
이렇게 놀라운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