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후비는 행동…외이도 피부 약하게 만들어
당뇨병 등 기저질환 있는 고령층은 더 조심
되도록 자연건조…선풍기 바람 등도 방법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워터파크 등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물놀이 후 흔히 발생하는 외이도염에 대해서는 주의가 요원하다. 만일 물놀이 후 귀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면 외이도염을 의심해야 한다.
외이도염은 소아에서 청소년, 성인,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에서 발생한다. 더운 기후와 높은 습도의 환경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주로 여름철 주의가 요구됐다. 하지만 이제는 호텔, 리조트 등에서 물놀이를 즐기게 되면서 특정 계절과 상관없이 주의해야 할 질환이 됐다.
■세균감염 주원인…만성외이도염, 원인질환 파악
외이도염은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에 염증이 발생한 것으로 세균이나 진균감염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수영 후 잘 생겨 외이도염을 ‘수영인의 귀(swimmer's ear)’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된 증상은 귀 통증과 가려움증. 하지만 외이도가 심하게 붓거나 염증찌꺼기로 막히면 이충만감과 난청까지 발생할 수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안용휘 교수는 “특히 당뇨가 있는 70세 이상 고령자들은 귀지를 면봉으로 닦다가 상처가 생기면 피부에 녹농균이 들어가 악성외이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염증이 심해지면 뇌기저부골수염과 뇌졸중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세균이나 진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외이도염 외에 외이도염이 수개월 이상 지속하며 만성으로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안용휘 교수는 “특히 만성외이도염은 접촉성 알레르기나 이용액에 대한 감작, 지루성피부염, 건선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평소 알레르기나 피부질환자는 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물치료로 통증 조절, 산도 회복치료 진행
외이도염은 간단한 문진과 이경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만일 세균이나 진균감염에 의한 단순 외이도염이라면 치료제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외이도를 청결히 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를 위해 항생제가 함유된 귀 안에 넣는 물약 또는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스테로이드가 섞인 이용액을 사용한다.
이후 외이도에서 분비물과 피부 괴사물 등을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산성용액으로 세척해 외이도 산도를 되찾아주는 치료를 진행한다. 평소 정상적인 외이도는 pH6.0 정도의 산성 보호막이 있어 균 증식을 억제하며 귀지의 움직임으로 자연 세척이 이뤄진다.
하지만 수영장, 물, 면봉 사용으로 외이도 산도가 변화되면 염증방어기능이 깨지기 때문에 외이도염이 발생한 경우 산도를 되찾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대부분 3~7일 이내로 호전되며 염증이 외이도를 벗어난 것으로 의심되면 뇌 기저부 골수염 감별을 위해 방사선검사가 필요하다.
■섣부른 면봉 사용 금물…소량 물기는 자연건조
평소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면봉으로 외이도를 닦지 않는 것이다.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귀가 가렵다고 해서 면봉으로 귀 안을 후비면 외이도 피부가 오히려 약해져 외이도염이 잘 생기는 환경을 만든다.
따라서 소량의 물기는 되도록 그대로 놔둬 자연건조하는 것이 좋다. 큰 물기가 들어가 당장 귀가 답답하다면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바닥 방향으로 젖힌 다음 털어주거나 콩콩 뛴다. 뜨겁지 않고 세기가 약한 드라이기나 선풍기바람으로 귓속을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인선 기자·안훈영 인턴기자 (desk@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