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일을 잘하고 싶다면 기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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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9/연중 제1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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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복음 9장 32-38절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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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일꾼에 대하여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라는 말씀이 나온 배경에는, 예수님 혼자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복음을 선포하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자니, 때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고(마르 6,31) 양들은 양들대로 “기가 꺾여 있어”(마태 9,36 참조) 그들을 돌볼 더 많은 목자가 필요하다는 절실한 체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목자’가 아닌 ‘일꾼’을 보내주십사 청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목자’와 ‘일꾼’이 완전히 동일한 뜻의 단어는 아닐 텐데, 왜 ‘일꾼’이 더 필요하다고 하신 걸까요? 성경이 ‘일꾼’으로 사용한 단어는 ‘에르가테스ἐργάτης’인데, ‘행위’를 의미하는 ‘에르곤ἔργον’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일꾼’이란 ‘행동’으로 그 능력을 증명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그것을 실제로 ‘해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좋은 ‘일꾼’은 그래서 자신의 능력으로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하느님의 능력으로 해낼 수 있도록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참된 ‘일꾼’이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능력을 증명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에게는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하면서 일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목자는 기도하는 일꾼입니다. 기도하는 일꾼만이 하느님의 능력을 펼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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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안드레아 신부(의정부교구)
생활성서 2024년 7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