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38R 이 주의 팀 "작은 영웅 테베즈"
마침내 대망의 프리미어 리그가 2006/07 시즌의 최종화를 마무리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쉐필드 유나이티드와 위건의 경기에서 위건은 힘든 격전 끝에 2대1로 간신히 이기며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반면 쉐필드 유나이티드는 홈에서 패하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 주의 팀 (4-3-3)
골키퍼
데이빗 제임스(포츠머스): 前 잉글랜드 대표팀 수문장이었던 그는 이번 시즌 내내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그의 활약이 계속될수록 대표팀 복직에 대한 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그는 일요일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능력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는 줄리오 밥티스타의 패널티 킥을 선방했을 뿐만 아니라 아스날의 공세를 막아내며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프리미어 리그 최다 무실점 기록을 한 경기 더 늘려나갔다. 웨스트햄의 로버트 그린과 현 잉글랜드 대표팀 수문장인 토튼햄의 폴 로빈슨 역시 최종 라운드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수비수
제임스 콜린스(웨스트햄): 카를로스 테베즈나 로버트 그린 같은 선수들에 비해 그의 활약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웨스트햄의 강등 탈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선수다. 특히 그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있었던 최종전에서 리그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영웅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프리미어 리그 잔류를 지켜주었다. 빨강 머리의 웨일즈 출신 수비수인 그는 이 경기에서 발군의 수비력으로 해머스(웨스트햄의 애칭)를 위해 후방에서 싸움을 계속했고, 웨스트햄이 1대0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들을 차단하고 태클하면서 팀의 승리를 지켰다.
에밀 헤스키(위건): 헤스키는 위건의 진정한 헤라큘레스같은 경기력을 펼치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공격수로 시작한 그는 아크로바틱한 오버해드킥으로 골을 넣을 뻔 했으나 아쉽게 패디 케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아르옌 데 제우가 부상으로 나간 이후 헤스키는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지난 시즌 버밍엄 소속으로 강등을 경험했던 헤스키는 다시 한 번 강등이라는 불명예를 얻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공중볼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상대 공격수의 공을 뺏는 등, 환상적인 수비력과 함께 그만의 방식으로 팀의 잔류를 이끌었다.
조나단 우드게이트(미들스브러): 우드게이트는 이번 시즌 최고의 수비력을 과시한 수비수 중 하나로 그가 만약 건강만 하다면 얼마나 자신이 뛰어난 선수이며 잉글랜드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라는 걸 입증해줬다. 그는 또 다시 풀햄을 상대로 수비라인을 지휘했고, 역습을 주도해나갔다. 보로의 선제골이 그의 발로부터 시작됐다는 건 그의 시야와 판단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입증하는 바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븐 워녹(블랙번): 아스날의 가엘 클리쉬와 위건의 데이빗 언스워드 역시 충분히 이 주의 팀에 고려해볼만 하지만, 워녹은 또 다시 수비적인 면과 공격적인 면에서 모두 공헌하면서 팬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미드필더
데이빗 벤틀리(블랙번): 오른쪽 날개는 벤틀리와 아스톤 빌라의 애쉴리 영이 이 주의 팀을 놓고 경쟁했지만 경기 전반에 걸쳐 더 효율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선수는 바로 데이빗 벤틀리였다. 그는 레딩과의 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왜 자신이 차기 데이빗 베컴 후계자로 손꼽히는지를 다시 한 번 입증해냈다.
폴 샤르너(위건): 오스트리아 선수인 그는 쉐필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환상적인 선제골을 넣으며 위건의 위대한 탈출을 이끌었다. 경기 내내 에너지가 충만한 모습을 경기장 곳곳을 누볐고 중앙에서 거친 싸움을 전개하며 팀의 잔류에 이바지했다. 후반에는 수비진영으로 내려가서 수비진을 도우며 홈에서 잔류 의지를 불태운 쉐필드 유나이티드의 공세를 막아냈다.
파비오 호쳄박(미들스브러): 보로의 영웅 주닝요 파울리스타의 후계자로 리버사이드(보로 홈구장)에 입성했으나 미들스브러에서의 그는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풀햄과의 경기에서 호쳄박은 그의 가장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며,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보로에 가장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는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 외 아스톤 빌라의 미드필드 라인인 가레스 베리와 크레익 가드너(환상적인 발리슛으로 골을 넣은) 역시 이 주의 팀 후보로 경합했고, 골 라인 끝에서 2차례나 슛을 방어해낸 웨스트햄의 요시 베나윤 역시 강력한 이 주의 팀 후보였으나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토튼햄): 무언가 무기력해 보이고 열의가 없어 보이는 그는 하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기술과 나무랄데 없는 기교로 프리미어 리그에서의 첫 시즌을 환상적으로 보냈다. 데니스 베르캄프가 아스날에서 은퇴를 선언하자 북런던 라이벌인 토튼햄에 또 다른 베르캄프가 나타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최종 패스를 찔러넣을 수 있는 판단력과 과감성을 가지고 있으며, 상대 수비진의 약점을 간파하고 그 곳을 파고 드는 능력 또한 가지고 있다. 그는 다시 한 번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환상적인 턴 어라운드 백힐 패스로 선제골의 시발점 역할을 맡았고, 상대 수비진의 실수를 유발하며 스스로 팀의 2번째 골을 넣었다.
마크 비두카(미들스브러): 어쩌면 비두카가 보로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클럽과 팬들은 그를 잔류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의 신체적인 강함과 넓은 시야, 능숙한 터치, 그리고 치명적인 결정력은 풀햄전에서 2골을 구체화 시켰고, 그가 보로팬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은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카를로스 테베즈(웨스트햄):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선수(불법 이적과 관련)인 테베즈는 지난 2달간 해머스의 영웅으로 군림했고,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최종전에서 다시 한 번 지치지 않는 노력과 최면과도 같은 공 다루는 능력,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결단력으로 리그 1위 맨유를 상대했다. 그의 환상적인 경기력은 맨체스터에 쏟아지는 비 속에서 비옥하게 결실을 맺었고, 이 작은 아르헨티나 선수가 득점한 이 경기에서 터진 유일한 골은 웨스트햄의 시즌을 결정짓기에 충분한 골이었다. 다음 시즌 그가 웨스트햄에 잔류할지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으나, 만약 그가 떠나더라도 해머스 팬들에게 있어 그는 '작은 영웅'으로 남게 될 것이다.
김현민
-현지에서 직접 전하는 축구뉴스, 전세계 축구네트워크 골닷컴(www.go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