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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 이규승입니다.
# 오후여담(이미숙 문화일보 논설위원)
* 폭염 최고책임자(CHO)
올해 7월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찜통’인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로마, 그리스 아테네, 스페인 마드리드, 중국 베이징의 7월 기온은 40도를 넘어서는 날이 많았다. 우리나라 7월 기온도 35도를 넘나들며 폭염 벨트 대열에 들었다. 8월의 폭염 추세를 볼 때 올해는 온도계가 생긴 뒤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 온난화 시대를 넘어 이젠 지구가 펄펄 끓는(boiling) 시대”라고 선언한 게 실감이 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최근 고온 관련 백악관 대책 회의에서 폭염을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여행 면에 ‘무더운 유럽에서 시원하게 여행하는 방법’을 특집으로 게재했는데, 에어비앤비 등 예약에 앞서 에어 컨디셔닝 시설 체크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유럽 국가들은 극단적인 더위에 대처하는 데 취약점이 많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지난해 유럽의 폭염 관련 사망자는 6만1000명이 넘었는데 열사병 등 온열 질환 사망자는 올해 더 늘어날 듯하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의 일반 가정 열에 아홉은 에어컨이 없으며, 몇몇 국가는 에어컨 설치 제한법까지 만들어놓았다. 환경보호를 위해 에어컨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이유다. 따라서 유럽, 특히 남유럽에서 휴가를 보내려면 냉방 시설이 갖춰진 숙소에서 지내고, 야외 활동은 오전 10시 이전이나 해가 진 뒤에 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한여름 폭염이 글로벌 트렌드로 굳어지면서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 대응 최고 책임자(Chief Heat Officer)’란 신종 직책도 생기고 있다. 미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CHO는 플로리다주 최대 도시 마이애미가 위치한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에서 2021년 등장했다. 이어 피닉스와 로스앤젤레스도 CHO를 임명해 폭염의 위험성을 시민 및 기업에 알리고 시 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총괄토록 했다. CHO직 신설은 비영리기구인 에이드리엔 아슈트-록펠러재단 탄력성센터가 ‘폭염 대응 최고 책임자 지명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본격화했다. 최근엔 그리스 아테네, 칠레 산티아고도 CHO를 임명했다. 우리나라 최고 기온은 아직 30도를 넘어서는 수준이지만, CHO를 임명해야 할 시기가 곧 올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