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알코올 중독자로 비관적인 삶에 빠졌던 50대가 단주(斷酒) 전도사로 나선데 이어 보디빌더로, 또 사업가로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 충주시 보건소 알코올 중독자 자조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이동포(李東鋪.50.충주시 호암동 호라아파트)씨.
충북 단양 출신의 이씨는 17세때부터 본격적(?)으로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으며 강원도에서 탄광 근로자로 일하는 20년 동안 주량이 크게 늘어 한자리에서 2홉들이 소주 10병은 거뜬히 비우고 아침 해장술로 소주 4홉을 마셔야 될 정도로 심각한 중독자가 됐다.
그러는 동안 부인과 남매 등 가족들은 경제적 피해는 물론 이씨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려야 했고 주위에서도 손가락질을 해 가족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다.
그러던중 그는 두 번째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지난 1996년 5월 "술을 못 끊으면 죽어버리겠다"고 다부진 결심을 한 뒤 구체적인 자살 방법과 장소까지 정해 놓
고 철저한 자기관리로 술을 멀리하게 됐으며 이것이 목숨보다도 바꾸기 어려웠던 술을 끊는 계기가 됐다.
이씨는 이듬해 자신이 겪었던 알코올 중독의 무서움을 알리고 중독자 가족들을 돕기 위해 충주시 보건소가 만든 알코올 중독자 자조모임에 참가하면서 아예 단주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술을 잊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1999년부터 보디빌딩을 시작, 그해 미스터 충주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충북 보디빌딩 미들급 장년부 도대표 및 충
주시 대표 선수를 지내면서 5년여동안 전국대회 10차례 등 크고 작은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 18차례나 입상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크게 하락했을 때 부인이 미장원을 경영하면서 모아둔 돈과 자신이 일용근로자로 일하면서 악착같이 번 돈, 대출금 등을 합쳐 아파트
를 하나 둘 구입하기 시작, 이를 매매하면서 돈을 불렸고 이제는 20여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어엿한 주택 임대업자가 돼 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
이씨는 '술독에서 헤어나 다시 사는 삶'에 대해 항상 고마운 생각을 갖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른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강의도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루프스라는 희귀병으로 신장투석을 받고 있는 처 이모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서 6차례에 걸친 검사를 거쳐 자신
의 신장을 기증, 지난 달 19일 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씨는 현재 수술 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지만 보건소 알코올 중독자 모임에 꼬박꼬박 참석,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건강과 가정경제에 해악인 술을 끊을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