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 교황, 전쟁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 이들 위해 기도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예멘 등지에서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고 하느님 나라에서 그들과 재회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Joseph Tulloch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11월 2일 로마 전쟁 묘지에서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원고 없이 즉석에서 행한 강론에서 우리보다 앞서 떠난 이들, 특히 전쟁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 이들을 기억했다.
기억과 희망
교황은 “기억과 희망이라는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교황은 위령의 날이 “우리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이들”, 곧 “선을 행한 이들”과 “선행을 많이 하진 못했지만, (…) 하느님의 자비로 받아들여진 이들” 모두를 기억하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위령의 날을 통해 “앞을 내다보는 기억인 희망”을 일깨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인이든 죄인이든 “모두” 하느님 나라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짧은 생을 마감한 이들
교황은 묘지에 묻힌 병사들의 무덤 앞에서 침묵 중에 기도했다.
교황은 “묘지 입구에서 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저는 전사한 병사들의 나이를 보고 있었습니다. 대다수가 스무 살과 서른 살 사이에 전사했더군요. 짧은 생을 마감한 것이죠. 미래 없는 삶이 여기 있습니다.”
교황은 “전사자 통보를 받은 어머니들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우체부가 전해준 전보를 열었을 것입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의 어머니가 되신 것을 알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래요, 영웅이라고요. 하지만 저들이 제 아들을 앗아갔습니다.’”
“짧은 생을 마감한 이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많이 흐르더군요.”
오늘날의 분쟁
교황은 묘지를 바라보며 “오늘날의 전쟁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죽음이 너무 많다”며 “생명이 문제의식 없이 무참히 사라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교황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일관되게 호소해온 내용을 되풀이하며 “전쟁은 언제나, 언제나 패배만 남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죽은 우리 형제자매들과 죽은 모든 이를 위해 주님께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주님께서 그들 모두를 받아주시길 빕니다.”
“주님께서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에게 희망을 주시길 빕니다. 주님께서 저희를 부르실 때 저희가 계속 나아가 그분과 함께할 수 있길 빕니다.”
번역 고계연
바티칸 뉴스 (vaticannews.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