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및 유족과의 오찬(대통령 말씀)
2016-08-12
박근혜 대통령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유공자 유족과 후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였습니다.
[대통령 말씀]
여러분 반갑습니다.
광복 71주년을 맞아서 원로 애국지사님들과 독립유공자 유가족 여러분을 청와대로 모시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지방에서도 많은 분들이 와 주셨고, 8개국에서 서른여덟 분의 국외 독립유공자 후손들께서도 참석을 하셨습니다.
해외에서 오신 분들은 6박 7일 간의 일정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신다고 들었는데 좋은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독립운동 공적이 인정되어 훈포장을 받는 아홉 분의 후손들도 함께 하셨는데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조국 독립을 위해서 목숨을 바쳐서 싸우신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 위에 이루어졌습니다.
선열들의 고귀한 애국 애민 정신이 민족의 의지를 결집시켜서 일제로부터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고 우리 역사가 오늘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독립투사들의 강인한 정신이 건국의 밑바탕이 되었기에 대한민국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었고 전쟁 이후 불굴의 의지로 국가를 재건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식민통치 기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싸웠던 외국인 독립 유공자들도 계십니다. 3.1운동의 실상과 화성 제암리 학살 사건을 전 세계에 알려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신 스코필드 박사님, 양기탁 선생과 함께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여 일제의 침략을 고발하신 베델 선생님,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 요인들을 도와주신 저보성 선생님 등이 바로 그런 분들입니다.
고귀한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보여주신 독립유공자 및 유족 여러분과 해외에서 참석해 주신 후손 여러분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역사는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보전되는 과거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민족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정부는 선열들의 자랑스러운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가 후손들의 생생한 민족정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내의 독립운동 사료를 꾸준히 발굴해 왔습니다.
그동안 국내는 물론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해외 독립운동 지역의 공립문서 보관소, 대학 사료관 등을 통해서 220만매의 사료를 수집해 왔습니다.
그리고 수집한 사료를 분석해서 자칫 묻혀버릴 뻔했던 6,524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하여 포상을 해 드렸습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선열들의 독립운동 기록을 꾸준히 찾아내서 그분들의 고귀한 행적을 온전히 보전하고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험난했던 지난 한 세기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국가는 스스로 지켜야 하며 그것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이 평화롭게 살아갈 날을 꿈꾸며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치신 선열들을 생각하면 지금 분단의 현실이 정말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북한은 참혹한 전쟁을 일으킨데 이어 이제는 핵무기 개발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으로 민족의 운명을 또다시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도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여 또 다시 UN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도발을 감행했고 심지어 우리나라의 주요 항구와 비행장 등을 겨냥해서 직접 타격하겠다는 노골적인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려면 무엇보다 우리사회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걱정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체계인 사드배치에 대해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선열들을 생각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타협하거나 양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선열들께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었듯이 우리 국민모두가 나라를 지키는 길에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독립유공자 여러분께서 앞장서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독립유공자와 유족 여러분, 독립유공자 여러분은 힘없는 나라의 설움과 고통을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셨던 분들입니다.
나라를 빼앗기는 그런 아픔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나라를 만드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선열들이 목숨을 바쳐 되찾은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도약의 반석 위에 올려놓고 든든한 안보를 토대로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질 것입니다.
또한 독립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우리사회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오늘 편안히 오찬을 나누시며 뜻깊은 시간을 가지시길 바라면서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출처ㅡ청와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