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39 < 양산 홍룡사 홍룡폭포>
양산시는 사실 부산과 가까운 도시이다. 부산투어를 하면서 가볍게 들러 갈만한 곳이지만 마치 귀가하는 길목에 위치한 양산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홍룡사에 들러보기로 한 것이다. 양산에 있는 큰 사찰이라면 누구나 통도사를 잘 알고 있으련만 지난 퇴직 후 홀로 여행 중에 통도사를 들러오면서도 가까이에 있는 홍룡사의 홍룡폭포가 그토록 아름답고 유명하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었다. 그 후 지역마다의 유명관광지를 투어하다 보니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서 이번 여행코스에 끼워 넣었던 것이다.
-홍룡사(虹龍寺)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元曉)가 중국의 승려 1,000명에게 천성산에서 『화엄경』을 설법할 때 창건한 사찰이다. 절 옆에 있는 폭포는 승려들이 폭포수를 맞으면서 몸을 씻고 원효의 설법을 듣던 목욕터였다고 하며 창건 당시에는 낙수사(落水寺)라 하였다고 전한다. 그 뒤의 역사는 전하지 않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터만 남아 있다가 1910년대에 통도사의 승려 법화(法華)가 중창하였고 1970년대 말에 부임한 주지 우광(愚光)이 꾸준히 중건 및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우선 홍룡폭포를 보는 것이 목적이라서 홍룡사는 대충 훑어보고 폭포 쪽으로 올라섰다. 폭우가 내린 후라면 더욱 좋았겠으나 폭포수를 가르는 무지개까지는 아니라도 물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물보라가 사방으로 퍼지는 풍경이라도 기대하는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올랐다. 어느 사찰이나 별 다름없이 일주문을 지나 석교 아래로 폭포수가 흐르고 산신각 옆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홍룡폭포 옆 관음전과 작은 목교를 건너면 약사여래불이 한 눈에 들어오고 어디에 서든 사진 속에 모두가 들어오는 아담한 사찰이었다. 남편은 사찰과 폭포보다 숲으로 둘러쌓인 풍광이 특별히 좋단다. 그도 그럴 것이 한여름에도 시원할 만큼 숲이 좋았으며 특히 수년 된 대나무가 일품이었다. 작지만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가 공존하는 손색없는 사찰이어서 여유롭고 차분하게 들러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이곳을 목적지로 다녀가더라도 고즈넉하고 한가롭게 편안한 힐링이 될 듯하였다. 자그마한 사찰 홍룡사와 홍룡폭포를 둘러 본 우리는 오전 시간이었지만 양산시에서의 특별한 관광지를 들러오자니 귀가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 추석연휴기간동안 가족여행의 마지막 코스를 마치고 고속도로 위로 올랐다. 오는 동안 점심시간이 되어 우리는 진주 톨게이트로 접어들었다. 명절이다 보니 휴게소마다 만석이 되고 그야말로 북적거리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식사하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뜬금없이 들어서서 진주 맛 집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마침 특별한 음식을 찾던 중 우연히 베트남 쌀국수 집을 찾게 되었다. 이 지역 동네 맛 집으로 소개되어 있었으며 진주 톨게이트를 빠져 나가면 아주 가까운 진주 하대동에 위치한 웨헝이라는 베트남 쌀국수 집이었다. 물론 베트남 현지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모양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가게내부는 정리정돈이 되지 않아서 살짝 어수선했으나 마치 외국에 온 듯 두리번거리게 된다. 한쪽 귀퉁이에 베트남 식재료도 판매하고 있을뿐더러 옆 테이블에 식사 중인 손님들 역시 외국인들이었고 조리실에서 풍기는 향기와 분위기는 영락없는 베트남이었다. 날마다 먹는 우리 음식과 비교가 되겠는가만 특별함을 느껴보고 색다름 속에서 이는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처럼 신나는 일이며 스스로 성숙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기회가 되는 것이다. 우리 집 담장아래 핀 접시꽃과 다를 바 없음에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이 여행의 아름다운 스케치이며 치밀하게 준비한 여행이거나 훌쩍 떠나는 여행이거나 그 묘미는 늘 음식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낯설었다가 익숙해지면 내 몸이 반응하고 찾게 되는 그런 것 말이다. 한 주에 주어지는 단 하루의 휴일이라도 세상에 모든 다름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즐기는 일이야말로 늘 신선하고 알찬 인생이 아닌가 싶다. 올 추석 연휴도 역시 무사하고 알뜰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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