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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정보/맛집 스크랩 대구/ 정취가 담긴 납작만두 어디 없을까?
41기 전영일 추천 0 조회 20 07.11.13 14:5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2007.11.6 저녁 6시 5분경 대구역

 

대구, 어둠이 내린 수창초등학교 정문.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찾을 수 없다. 정문 안에 서 있는 한 아이에게 물었으나 모른다고 대답한다. 어쩌면 인적 드문 이곳에서 저녁에도 문을 열고 있을 거라는 건 나만의 기대일지도 모른다. 정문을 바라보고 오른쪽 편으로 걸음을 옮긴다. 조그만 골목 4거리가 나오고 모퉁이에 목조건물이 서있다. 아! 이곳이구나... 직감으로 알았다. 하지만 굳게 닫혀져있다.

 

“저기가 납작만두 파는 데예요?”  바로 앞 건물에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네 맞아요. 근데 지금은 안해요.”
“언제부터 문 닫았어요?”
“오래 됐어요. 문 닫은지....”


오기 전, 울산에서 인터넷으로 납작만두를 검색했다. 남산동에 자리 잡은 미성당납작만두가 제법 눈에 띈다. 대구에서 납작만두 하면 이 집을 알아주나 보다. 점찍었다. 그리고 기차를 타고 오면서 다시 납작만두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수창초등학교 담벼락의 납작만두 포장마차’ 라는 제목, 끌린다. 딱 1년 전 오늘(2006.11.6) 수창초등 57회 동기모임 카페에 실린 글이다. 내용을 살펴본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담벼락에서 납작 만두를 팔던 그 포장마차가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한 번 찾아가보려고 했지만 그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았다. 몇 년을 별러온 끝에 며칠 전 드디어 그곳을 찾아가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정문 앞 모퉁이에 낡은 포장마차 하나가 근 삼십오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채 거짓말처럼 서 있었다. 죽마고우를 만나는 설렘과 반가움을 안고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장도 예상대로 그대로였다. 모두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포장마차는 삼십오 년의 세월을 그대로 간직한 채 그대로 서 있는 것이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느낌이었다.

 

납작만두와 더 없이 잘 어우리는 정취가 느껴진다.

 

주인장은 삼십오 년을 포장마차에서 납작 만두 하나만 팔아 왔다고 했다. 납작 만두를 팔아서 세 아들을 모두 공부시켜 장가보내고, 집도 두 채나 장만했다며 뿌듯해했다. 넉넉한 얼굴과 여유있는 미소가 보기 좋았다. 아직도 자신의 납작 만두 맛을 못 잊어 타 도시에서도 찾아온다고 흐뭇해했다.(생략)

 

이 글을 읽고 나니 미성당 납작만두에서 수창초등 할아버지 납작만두로 급 변경된다. 그렇게 해서 찾아왔는데 할아버지도.... 정취도 온데간데없고 쓸쓸함만 감돈다.

 

 

수창초등학교 앞에 있는 납작만두 노점, 문이 닫혀있다

 

나무로 짜여진 가건물, 한눈에 봐도 튼튼해 보인다. 포장마차도, 그렇다고 건물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이곳에서 근 35년 동안이나 납잡만두를 팔아왔다니. 이곳을 지켜온 할아버지는 작년에 고희를 맞았다고 한다. 올해 우리나이로 71세. 할아버지 컨디션에 따라 문 닫은 날이 점차 많아졌다고 하는데 이제 영영 장사를 접은 것일까?

 

맛을 찾는 나그네는 수창초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처럼 이곳에 대한 추억도 그리움도 없다. 오늘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고 찾아왔을 뿐이다. 헌데 아주 오랜 세월을 보낸 후 폐가가 된 고향집을 찾은 기분처럼 아련함이 밀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동안 가라앉은 마음으로 그곳을 응시했다.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그곳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조금 더 일찍 찾아올걸....”

 

 

 그리고 미성당 납작만두...

 

미성당 납작만두 외관

 

 

 치이익~~ 만두를 굽고 있다

 

다음으로 찾아간 미성당 납작만두집은 정 반대의 분위기를 풍긴다. 입구 왼쪽에서는 계속해서 납작만두를 굽고 있지만 주문에 밀린다. 주방과 홀의 아주머니들은 계속해서 들어오는 손님을 치르느라 서비스는 대략 뒷전으로 밀린다.

 

“이거 먹으려고 멀리 울산에서 왔어요. 기름비에 톨비에...”

 

그렇게 말하며 남자 일행 셋은 앉은자리에서 납작만두 한 접시씩을 게눈 감추 듯 먹어치운다. 돌아갈 땐 각자 5인분씩 포장해간다. 어쩌면 가게에서 주문해 먹는 것보다 포장해가는 게 판매량이 앞설 수도 있겠다. 납작만두 작은 건 1,700원 큰 건 2,200원이지만 굽지 않은 만두를 포장해갈시 1인분에 2천원을 받고 있다.

 

 

 납작만두 1인분 2,200원, 보기보다 갯수가 많다. 겹겹이 쌓여져 있다

 

맛객의 식탁에도 납작만두가 나왔다. 만두 자체가 얇아 납작하게 보이지만 접시에 담겨진 만두 역시 전체적으로 납작하다. 방송에선 가장 두꺼운 부분도 3mm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방송용 과장일 뿐이고, 6~7mm는 되어 보인다. 철판에 구워서 나오지만 중국식 야끼만두처럼 만두피가 딱딱하거나 하진 않다. 부드럽다. 전을 연상시키면 될 듯하다. 맛 또한 전 맛과 흡사하다.

 

다만 만두 ‘소’로 약간의 당면과 파가 들어간 차이가 있을 뿐이다. 먹는 방법은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집의 공식대로 먹어볼까? 고춧가루를 뿌리고 간장을 쳐서 먹으면 된다. 만두 위에 잘게 썬 파가 얹어져 나오는데 만두만 먹었을 시 감지되는 느끼함을 덜어준다.

 

 

납작만두 나온 상태 그대로이다

 

 

만두 '소'는 약간의 당면과 파로 구성되어 있다

 

 

만두피를 부드럽게 구웠다

 

 

고춧가루와 간장을 쳤다

 

 

 만만해서 좋은 납작만두

 

납작만두의 미덕이라면 만만함이다. 별 내용물도 없이 얇게 만든 만두가 만만하고 가격도 만만하다. 만만해서 입에 들어가도 전혀 부담 없다. 배가 고플 때 먹는 전처럼 순식간에 한 접시를 비울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처럼 만만한 음식이기에 정취라는 맛이 첨가되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납작만두를 먹으면서 정취를 느끼고자 했던 바램은 이루지 못했다. 미성당의 납작만두는 이미 상업화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끊임없이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장 같다는 느낌.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들도 서두르고 나도 서둘렀다. 출입문에는 이집이 소개된 프로그램들이 여러 개 적혀져 있다. 그것들이 사람들에게는 이 집의 위상을 올려 주리라. 판매에도 도움을 주리라. 하지만 납작만두에 대한 나만의 판타지는 그것들에 의해 영향 받지 않는다.

 

 

찬바람 부는 골목 모퉁이에 서 있는 그곳. 하나뿐인 목로의자에 앉아있는 맛객. 희미한 전등아래에서 할아버지가 구워주시는 따끈한 납작만두 한 접시를 먹고 있다. 그 시절의 납작만두에 대해 들으면서....

 

맛객의 판타지는 현실이 될 수 있을까.    (2007.11.7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옥호 : 미상당납작만두

주소 : 대구 중구 남산4동 104-13

전화 : 053-252-1233

 

보태기/ 납작만두에 대한 정보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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