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가 숨 쉬고 있구나.
봄비가 내린다
촉촉한 빗 망울 달고
피어나는 새싹들 희망의 노래 아름답다.
부끄러움 머금고 움트는 신비로운 꽃들의 미소
때 묻지 않은 순결함 예쁘기도 하다.
이 봄날에 코로나가 휩쓰는 팬데믹이
극성을 부리며 그림자를 가득 채우고 있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코로나 확진이 되고
아니 실제론 그 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하고
앞으로 얼마를 더 지나야 정점이 되는 건지.....
기록을 연거푸 깨고 세계에서 톱을 달린다
우리 손자 유치원 졸업식도 Zoom으로 하고
입학식도 마스크를 쓰고 간단하게 한 후
그래도 학교를 간다는 설렘으로
무척 즐거워하고 하루하루를 흥미로워한다.
손자들 등하교 도우미를 하는 할아버지
하루 일과 중에 포함된 기쁜 시간이다.
작고 조그마한 손을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 주고받으며
걷는 시간 정말 내 어린 시절을 꺼내
보며 내가 다시 학생이 된 듯
새삼 행복감에 쌓인다
주말이면 내일 보자며
주고받는 인사말이 귀엽다.
"코로나 조심하고 건강히 주말 잘 보내"
이틀 동안 못 만나는 아쉬움을 안타까워한다.
그런데 일주일 전 우리 손자 하굣길
머리가 아프다며 힘이 쭉 빠진 모습이다
안타까운 할비 마음 바로 병원을 찾았다
병원 진료가 이젠 감기 기운이다 싶으면
코로나 감영 진단키드 검사를 먼저 한다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알아차린 우리 손자 얼굴이 찌푸려진다
괜찮아 괜찮아 걱정마라고 안심시키지만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니
그 여린 마음이 측은하게 읽힌다
할비는 꼭 껴안고 눈물을 닦아준다
한집에 사는 식구들 부스터 샷을 다 헸다지만
접종이 가장 최근인 한 사람만 빼고
시간 차이를 조금 두고 모두 양성이다.
양성 음성을 가리고 거리를 두고
이렇게 지낼 수는 없었다 어찌 손자들을
가까이 오지 마라 할 것이며 저들과 대화하고
안아주고 뽀뽀하는 행복을 버릴 수 있나?
여섯 식구 감염에 관계없이 평상시대로
집 박을 못 나가는 자가격리 생활
오늘로 7일째 마지막 날이다.
목이 따갑고 머리가 아프고,
기침, 미열 콧물 등등
식구마다 조금 다른지만
거의 3-4일은 증상을 경험했다.
초등 1학년 손자가 제일 먼저 격리가 끝나고
학교를 갈 수 있는데 같은 반 확진자가 많아
온라인 수업이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확진자 격리생활 중 여러가지 일을 겪었다
먹는 알약 "팍스로비드"
나는 왜 안주냐고 항의도 해보고
비대면 진료라는 것도 해보고
너무 많은 감염자 때문인지
모든 게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문자나 앱, 비대면으로 확인 처리하니
휴대폰이 우리 생활에 끼치는
밀접한 이용을 새삼 강하게 느낀다.
어쨌든 코로나와 멀리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가족이기에
오미크론 전파를 막을 수도 피할 수 없었다.
3차 접종을 해서 인지 모두가
그래도 경미한 증세와
큰 아픔 없이 오늘부로 지루한 격리가 끝난다.
격리 기간 뉴스와 관련 자료를 접하며
불안한 감정이 조금도 없다면 거짓말일 거다
하루에 코로나로 수백 명이
안타깝게 생명을 잃고 있는 현실
후유증은 없을까? 혹 갑자기 증세가 악화돼
응급실로 실려 가는 것은 아닐까?
긴 하루 떠오르는 생각,
잡념 별스런 운 것까지
다 끄집어내고 기우에 휩 쌓인다.
못다 한 것들에 대한 분노도 생기고
거울을 바라보며 얼굴 주름 골골이 새겨진
아픈 기억들 지우려 주먹을 불끈 쥐어도
보았다.............
그리운 사람들 얼굴이 스친다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는 것처럼
아마 지난 일주일간 떠 오른 얼굴들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우울하고 지루함 속에 빛이 되는
사랑하는 손자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할비를 부르며 달려와 안기는
짜릿한 행복감으로
200여 시간을 견디고 이겨 창문을 열고
상쾌하고 맑은 공기를 깊숙이 들이킨다.
3차 접종을 했다면 확진이 되더라도
내 경험으로 스치는 감기 같은 증상
무난히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이 펜데믹
보고싶고 그리운 사람들
감염 없이 모두 잘 이겨 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방긋 웃는 햇살에 무한히 감사하고
바람이 살결을 스치는 감미로움에
미소로 "고마워" 하며 대답한다.
희망을 싹 티 우는 봄비가 부르는
고은 노랫소리는 촉촉이 가슴을 적신다.
아! 내가 숨 쉬고 있구나.
2022.3.24
첫댓글 손자의 애틋한 할배의 사랑이 가슴을 찡하게 하네요
어찌 손자와 한 공간에서 행복이 뚝뚝 떨어지는
생활을 하시는지요
요즘 그 나이면 거의 둘이 아니면 혼자인데
복중에 복입니다.
미리 고생 잘 하셨습니다.
언젠가는 한번은 격어야 할 코씨라면 일찍 격고
편안한 마음이 더 좋을듯한 요즘입니다.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편안한 일상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누님 소백산 맑은 공기와
샘나게 부러운 부부애
그 자연, 그 사랑 늘 부럽습니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