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지난 휴일 선선한 바람과 함께 고개를 숙여가는 벼를 보니 가을이 성큼 우리의 곁을 다가온 것 같습니다. 추수 때까지 별다른 태풍피해 없이 풍년이 되길 기약해 보며 여름의 끝자락에서 선 오늘은 어떤 버섯들을 만날까? 자못 궁금해집니다….
여름내 휴일 마다 이산 저산 땀과 모기와 시달리며 버섯을 찾아 다니었지만 갈 때 마다 늘 새로운 버섯들이 반겨주어 어려움을 잊어버리게 하였지요.
사실 버섯을 정확히 관찰하려면 매일 같은 산에 다니면서 버섯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버섯은 하루 만에 성장을 멈추는 버섯도 있고 이틀, 일주일, 한 달, 또는 한 계절 동안 지속하여 성장하는 버섯을 보실 수가 있었을 겁니다. 이래서 버섯의 변화 모습을 제대로 관찰 하려면 매일 관찰 해야 하는데 회사일로 제대로 관찰하지 못함이 늘 아쉽기만 합니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다시 청계산을 찾았습니다. 청계산에 오면 늘 같은 코스로 버섯들을 둘러보게 됩니다. 일주일 동안 어떤 버섯이 사라지고 어떤 버섯이 새로 올라왔는지 돌아보며 아쉬움과 호기심 그리고 반가움을 동시에 만끽하게 되지요. 올해는 잦은 비로 말미암아 계곡의 물들이 많아졌고 당연히 산에 습기가 많다 보니 버섯이 다른 해에 비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처음 만날 녀석은 누구일까? 벌써 저쪽에서 빨간 무엇이 눈에 포착되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달걀 버섯이군요.
▲ 달걀버섯 / 주름버섯목 광대버섯과 광대버섯 ▲ 달걀버섯 유균
달걀 버섯은 갓이 둥그런 방사형으로 펴져야 하는데 이 녀석은 특이하게도 한쪽으로만 펼쳐져 독사가 고개를 쳐든 좀 섬뜩한 뱀 모양을 하고 있더군요, 햇볕 있는 날 달걀 버섯의 유혹적인 적황색의예쁜 색깔을 담아 보고 싶었는데 올해 제대로 걸려든 것 같습니다. 달걀 버섯은 적황색, 노란색, 흰색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적황색의 달걀 버섯이 가장 아름다운 환상의 색을 가지고 있답니다. 달걀 버섯은 여름에서 가을까지 주로 활엽수림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꼴뚜기방귀버섯 / 말불버섯목 방귀버섯과 방귀버섯속
이번엔 저쪽 어두운 쪽에 꼴뚜기 방귀 버섯이 보이는군요, 이 녀석은 오래되어 방귀냄새기 다 빠져나간 것 같은 노 균의 모습이군요, 이 녀석은 여름과 가을에 걸쳐 낙엽이 많이 쌓여 썩은 숲 속의 썩은 흙에서 군생합니다. 버섯의 형태는 별모양이고 자실체 표면이 성숙하면 외피가 4~6개의 열 편으로 갈라지고 구멍의 가장자리는 입 모양으로 홈 선이 분명합니다. 방귀버섯 바로 옆에 분홍 콩 점균 버섯이 보이는군요.
▲ 분홍콩점균 유균 / 콩점균목 딸기점균과 콩점균속 ▲ 분홍콩점균 성장균
이 녀석은 여름과 가을에 걸쳐 고목, 그루터기, 등걸, 나무토막 등에 군생하며 초기에는 분홍색을 띄우다가 자라면서 녹 흑색으로 변합니다. 처음에는 담홍색이나 회 홍색을 거쳐 녹 흑색으로 되는 거죠. 분홍 콩 점균은 성숙하면 꼭대기 부분이 열리면서 황갈색 포자를 방출하여 종족을 보존한답니다.
▲ 흰여우갓버섯아재비 / 주름버섯과
여름과 가을에 걸쳐 상록활엽수림의 땅에 군생하며 자실체 크기는 약 1.3~2cm 정도로 작은 편이며 백색, 담갈색, 살구색의 분 물질로 두껍게 덮여 있고 손에 잘 묻으며 가장자리에는 분질 의 턱받이가 있습니다. 우측 사진에서도 턱받이가 보이고 있지요. 이 녀석은 흰색 이어서 어두운 곳에서 한눈에 보이더군요, 이녀석의 이름이 흰여우버섯 아재비라서 그런가 다시 보니 제법 날씬하고 영특해 보입니다.
▲ 종이꽃낙엽버섯 / 주름버섯목 송이과 ▲ 애기낙엽 버섯
여름에서 가을에 혼합림 내의 지상의 낙엽 위에 군생합니다. 허리를 굽혀 낙엽이 쌓인 땅을 잘 살피면 쉽게 볼 수 있는 버섯이지요. 애기 낙엽 버섯과 매우 흡사한 버섯으로 가는 허리가 이 친구들의 매력이랍니다. 아래는 재미있는 모양의 버섯들입니다. 아직은 정확한 버섯 이름을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녀석은 위성의방향을 정확히 찾아 자리 잡은 접시안테나같이 보이지요? 휴대전화기에 선만 연결하면 CNN 방송이 잡힐 것도 같습니다. 옆에 술잔 같기도 하고 의자 같기도 한 볼품없는 검은 친구에 비해 이 녀석은 연한 황 녹색의 아름다운 색과 예쁜 자태까지 겸비한 멋진 버섯이었습니다.
이 녀석들은 어찌 보면 뱀이 동아리를 튼 것도 같아 보이기도 하고 또, 아기의 변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모두가 독특한 모양들을 하고 있지요, 보기가 좀 그래서일까 아니면 냄새 선입관 때문일까? 가까이 가기가 싫더군요, 하지만 촬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를들이대었는데 역한 냄새는 전혀 없더군요. 이번 주가 지나면 9월이 시작됩니다. 이제부터 피어나는 버섯은 가을 버섯으로 분류해야겠지요, 이번 가을엔 어떤 버섯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 가을 버섯 친구들이 궁금해 집니다. (끝)
첫댓글 올해엔 야생버섯을 조금밖에 못 땃어요. 송이싸리 쪼꼼, 산느타리 쪼꼼, 가지버섯 쪼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