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은 값이 같다면 여러가지 중에서도 모양이 좋고 보기 또한 좋은 것을 선택하겠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다홍치마는 원래 녹의홍상(綠衣紅裳)에서 나온 말이다. '녹의홍상'은 '푸를 녹{록}(綠), '옷 의' (衣), '붉을 홍'(紅), '치마 상'(裳)으로 푸른 저고리와 붉은 치마를 뜻한다. 이것은 젊은 여인의 고운 옷차림을 나타내는 말로 처녀를 상징하기도 한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옷 의'(衣)를 어떤 이유로 '저고리'로 해석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의문점은 시경이나 논어 등을 보면 시원히 풀리게 된다.
주대(周代) 중기(BC 5세기)에 공자가 편찬했다는《시경(詩經)》의 <국풍편(國風篇)>은 당시 각국에서 부르던 민요를 수집해 놓은 것인데, 이를 비롯한 《논어(論語)》 등 여러 책에는 의복에 관한 자료가 있다. 여기에는 주대의 의복은 상부를 의(衣), 하부를 상(裳)이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의상(衣裳)은 단순히 '옷'이라는 의미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겉에 입는 '저고리와 치마'를 일컫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신부가 결혼식 때 기본적으로 입는 한복도 역시 녹의홍상(綠衣紅裳)이 기본이다. 서양식 혼례복인 흰색의 웨딩드레스가 깨끗한 순결을 상징하듯이 녹의홍상도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하객으로 참석하는 젊은 아가씨들은 가급적이면 녹의홍상을 입지 않는 것이 좋다. 신랑 신부의 결혼을 축하하러 갔다가 오히려 그 날의 꽃인 신부의 아름다움에 누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란 말의 원래의 뜻은 과부나 유부녀가 아닌 처녀가 좋다'는 뜻이다. '홍상(紅裳)'의 반대말은 '청상(靑裳)'인데 이것을 직역하면 '푸른치마를 입은 여자'가 되지만 사실은 '기생'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글로는 똑 같은 '청상' 이라 할찌라도 뒤에 '과부'라는 단어가 붙을 때에는 '치마 상'(裳)을 쓰지 않고 '과부 상'(孀)를 쓴다. '청상(靑孀)'은 '젊은 과부'를 일컫는 말이다.
첫댓글 한복은 도도함과 우아함이 같이 함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ㅎㅎㅎ. 그렇겠지요. 인간의 가장 솔직한 욕심.그런데, 욕심, 그것이 참 문제란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