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기다/비끼다/비키다 and 붓다/붇다 맞춤법
오랜만에 등장! 점역교정사 노트 제14탄이다. 이번에도 소설 쓰다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헷갈리는 우리말을 정리하게 되었다. 나, 왜 글 쓰다가 자꾸 옆길로 빠지는 거지?
여하튼 이번에 필기한 건 ‘빗기다/비끼다/비키다’와 ‘붓다/붇다’가 되시겠다.
먼저 ‘빗기다/비끼다/비키다’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
1. 빗기다
1) 머리털을 빗 따위로 가지런히 골라주다.
2) ‘빗다’에서 파생된 말로 ‘빗다’의 사동사
* ‘빗어주다’와 ‘빗겨주다’는 두 가지 모두 같은 표현으로 혼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빗어주다’는 1)의 뜻을 가진 말이고, ‘빗겨주다’는 2) ‘빗다’의 사동사로 사용된 것이기 때문이다.
2. 비끼다
1) 비스듬하게 놓이거나 늘어지다. 또는 무언가를 맞추거나 적중되지 않고 엇나가다.
2) 얼굴에 어떤 표정이나 감정이 잠시 드러나다.
3) ‘비키다’의 방언
* 이 3)은 방언이다. 표준어는 아니라는 거. 그러나 알아둬서 손해는 아니니까 머릿속 한쪽에 넣어두고 가자.
3. 비키다
1. 무엇을 피해 있던 곳에서 한쪽으로 자리를 조금 옮기다.
2. 방해가 되는 것을 한쪽으로 조금 옮겨 놓다.
* 치우거나 피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셋을 예문을 통해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ex) 강아지 목욕시키는데 샤워기에서 튄 물이 자꾸 비누를 녹인다. 내가 비켜야 할까? 비누가 비켜나야 할까? 강아지를 비키게 해야 할까? 옆에서 고양이는 물이 싫은지 물줄기를 자꾸 피한다. 물이 비누칠한 고양이의 털을 번번이 비껴갔다. 목욕 후 강아지의 털을 조심스럽게 빗었다. 고양이는 빗질이 싫은지 캣타워 위에서 웅크리고 있다.
예시문이 살짝 이상하다고? 그냥 가자. 나도 안다.
다음으로 ‘붓다/붇다’를 볼 차례. 이것도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본다.
1. 붓다
1) 살가죽이나 몸의 어떤 부분이 부풀어 오르다.
2) 액체나 가루 등을 다른 곳에 담다.
3) ‘부수다’의 준말
* 3)의 경우 보통 시어로 쓰인다. 참고로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의 다른 이름도 ‘붓다’란다.
덧붙여 ‘붓다’는 ㅅ불규칙이 적용되는 동사란다. 보통은 ‘벗고/벗으니’처럼 뒤에 나오는 것이 어떤 형태이든
‘벗’의 ㅅ은 그대로 있다. 그러나 ‘붓다’의 ㅅ은 다르다. 모음이 나오면 사라진다. ‘부으니, 부어서, 부으니까가’가 좋은 예시.
2. 붇다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
* 보통 뭔가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리고 또 덧붙이자면, ‘붇다’는 ㄷ 불규칙이 적용된댄다. ㄷ 다음에 모음이 오면 ㄷ이 ㄹ로 바뀌는 신기한 현상! ‘불으니, 불어서, 불으니까’의 예문을 기억하자.
이제 예문을 통해 뇌에 새겨야 할 시간이다.
(ex) 라면이 퉁퉁 불었다. 물에 붇고 붇고, 또 불어서 면이 꼭 우동처럼 변했다. 그런 라면을 배고파서 꾸역꾸역 먹고 잤더니 얼굴이 팅팅 붓고, 몸무게도 1kg 불고, 다리까지 부었다.
네, 이번 점역교정 노트 맞춤법 제14회는 여기까지입니다. 머리 아픈 공부는 이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