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스님 들으시면 뭐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하시겠지만,<br />제 입장에서 보기엔 암만 봐도 산쓰끄리뜨어 배우는 게 영어공부 보다 훨~ 쉬운 거 같아요.<br />아파트 앞집 딸이 영국 유학갔다가 영국남자(독일인?)랑 결혼 하고선 런던서 살고 있는데, <br />여름방학 맞아 남편이랑 아들(돌백이) 데리고 친정에 와 있어서 가끔씩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나곤 합니다.<br />어떨 땐 영국인 남편이랑 나랑 둘만 마주쳐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다 같이 타서는 같은 층에 내려서 서로 등돌려 헤어지기도 하는데, <br />문제는 이 친구가 한국어를 전혀 못하니까, 나라도 영어로 얘기를 해야 덜 어색할 것 같은데 이 놈의 영어가 꽉 막혀 나오지가 않으니...<br /><br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 직장 다니면서 무려 수십년간 <br />정통기본영어부터 시작해서, 정통종합영어, 영어의 왕도, 1200제, <br />대학 가서는 미쉬간 액션 잉글리쉬, 이재옥토플, 아카데미토플, SDA 회화학원, YMCA 영어학원 전전하다가 <br />취직하고선 과장진급시험 본다고 TOEIC, AFKN 라디오 청취, 스크린 무비 잉글리쉬, 굳모닝 팝스 ... <br /><br />수십년 갈고 닦은 실력으로 겨우 한 말이<br />"Can you speak Korean?" 인데<br />"No, I can't speak Korean at all."<br />하니까,<br />"하이고, 큰일났네... 어떡하나??"<br />"... ... What's your name?"<br />"My name is Timo. T I M O"<br />그리론 뭐 할 말도 생각 안나고 다행히도 엘리베이터도 14층에 서고 해서 각자 헤어졌는데,<br />이따금씩 마주치면 고작 "Hi, Timo!" 말고는 한 말이 없으니 참 한심할 따름이지요.<br /><br />솔직히 걔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요.<br />"어이, 티모. 우리 큰 애가 지금 런던에서 알바(워킹 홀리데이 - 이 워킹이 working인지 walking인지는 아직도 헷갈려요) 하고 있는데,<br />우리 둘째가 내년 2월 초에 제대를 하거든? <br />3월 초에 복학하니까 약 3주 정도는 시간이 비는데, <br />그 때 우리가족 다 같이 런던 여행하면 어떨까? <br />2월달에 런던 여행 괜찮을까?"<br />물론 밤 세워가면서 영작해서 달달 외어서 떠듬떠듬 얘기야 하겠지요. <br />하면 뭐해요?<br />웃으면서 상냥하게 쏼라~ 쏼라~ 할텐데, 알아들을 수가 없을테니, <br />기껏 질문해놓고는 눈만 껌뻑- 껌뻑- 하고 있을 게 뻔한데!<br /><br />그기 비하면 산스끄리뜨어 공부는 엄청 쉬워요. <br />간단하게 발음, 문법, 독해 세 부분만 볼께요.<br /><br />1.발음<br /><영어><br />이 놈들은 어떻하던지 식민지 백성들하고 차별을 둘려고 발음을 순 자기 맘대로 해버립니다.<br />no, go, so 는 '노, 고, 소'라 읽고,<br />do, to는 '두, 투'라 읽어요.<br />똑같은'O'자를 두고 말입니다.<br />이건 뭐 한두가지가 아니예요.<br />Banana는 '버내너'로 읽어야 하고,<br />Canada는 '캐너더'로 읽어야 한다네오.<br />똑 같은 'A'자를 두고!<br />이런 말도 안되는 걸 언어라고 수십년간 질질 끌려오며 배워온 게 억울할 따름입니다.<br /><br /><싼쓰끄리뜨어, 빠알리어><br />발음에 거의 신경 안써도 됩니다.<br />현진스님도 이래 읽었다, 저래 읽었다 하시고, 또 틀리게 읽어도 아무도 모릅니다(!)<br />영국(미국) 놈들처럼 비겁하게 같은 철자를 이래 읽었다 저래 읽었다 하는 꼼수는 절대 안씁니다.<br />우리도 고구마라 적어놓고 "구구마"라고 읽지는 않잖아요. 비겁한 놈들...<br /><br />2.문법<br /><영어><br />go -- went -- gone<br />tell -- told -- told<br />hit -- hit -- hit<br />work -- worked -- worked<br />정통기본영어(나중엔 성문기본영어로 바뀜) 정도만 떼면 다 아는 동사 원형 - 과거 - 과거분사 변화입니다.<br />여기서도 앞의 발음편에서 살펴 본 것과 같이 영국(미국)놈들의 음모가 적나라하게 나타납니다.<br />자기네들끼리는 찰떡같이 알아 먹지만 우리같은 식민지 백성들은 일일이 외어야 해요. 이건 뭐 규칙도 법칙도 없고, 뻑 하면 불규칙변화에, 예외라고...<br />더러워도 공부하고 싶은 놈은 따라오고, 싫은 놈은 관두라는 식입니다.<br />대학입시나, 입사시험에 영어를 왜 넣나 모르겠어요. 그 시간에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쳤더라면...<br />아는 게 동사 과거형 밖에 없어서 예를 더 들 수가 없는데, 보나마나 부지기수로 함정과 꼼수를 곳곳에 숨겨 놓았을 게 뻔합니다.<br />그래야 식민지 백성들하고 자기네들하고 구분이 되니까요! <br />나, 참, 더러워서...<br /><br /><싼쓰끄리뜨어, 빠알리어><br />저 머얼리 안드로메다서 오신 빠니니 할아버지께서 일목요연하게 다 만들어 놓으셨슴다.<br />물론 처음엔 조금 복잡하게 느껴지겠지만 쟤네들처럼 비겁한 꼼수나 함정 같은 거는 안씁니다.<br />성실한 자세로 부지런히 공부하면 반드시 보답을 받습니다,<br />(아직 제대로 안해봐서 모르는 부분이지만 그럴꺼라는 강력한 생각이 듭니다.)<br /><br />3.독해<br />이건 어짜피 내 공부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는 거라서 남의 나라 언어 탓을 할 처지가 못된다고 생각합니다.<br />예를 들어 한글로 된 '가을 햇살 속을 거닐었다'란 글을 보고 <br />'가을' 찾고,<br />'햇살' 찾고,<br />'거닐었다' 찾고 ( 이건 ... 좀 어렵죠?)<br />이러면 볼 일 다 보는 거니까.<br />독해 잘하려면 부지런히<br />소설도 읽고,<br />시도 읽고,<br />신문도 읽고,<br />철학책도 읽고,<br />역사책도 읽고,<br />과학책도 읽고,<br />미술관도 가고,<br />음악회도 가고,<br />사랑도 하고,<br />차이기도 하고,<br />친구들과 만나기도 하고,<br />혼자 있기도 하고 ... ...<br />뭐 그런 바탕이 있어야 쬐끔 이해가 될랑가,<br />기껏 어렵게 어렵게 사전 찾아서 한글로 어떻게 어떻게 옮겨 놓긴 놓았는데, <br />당최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를 때는 <br />"아~ 내가 아직 공부가 한참 멀었구나." 생각해야겠죠?<br /><br />그래도 싼쓰끄리뜨/빠알리는 왠만한 독해는 다 되어 있는 상태고, <br />어원에 근거 했을 때 이렇게 하는 게 더 바람직한 거 아닌가? <br />하는 정도이니 공부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봐야겠죠?<br /><br />이상으로 비교해 봤을 때 <br />영어공부 하는 거의 반의 반 정도만 투자해도 <br />싼쓰끄리뜨어 관련해서는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게 확실합니다.<br /><br />긴 방학 끝나고, 2학기를 계속 들을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이 혹시라도 계실까봐 <br />'말도 안되는' 억지를 한 번 부려 봅니다.<br />"영어보단 쉬워요~~"<br /><br />ps<br />자습서 보니까 단어 설명이 죄다 영어로 되어 있네요. <br />이런 옘병할...<br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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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ps
자습서 보니까 단어 설명이 죄다 영어로 되어 있네요.
이런 옘병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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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선생님의 마지막 느낌으로 긴 글이 저절로 요약이 되네요.
저 ... ...
선생님 아닌데예.
학생입니더.
Are you sure?...^^;
드디어 방학이 끝나갑니다..
봉숭아 학당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산스크리트어를 잘하면 영어는 진짜 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