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이 약 한번 잡숴봐. 어린이는 성장발육, 갱년기 부부에는 관계개선, 고3 수험생에겐 학력증진, 20대 여성에겐 피부미용과 다이어트, 30대 직장인에겐 간기능 개선,이처럼 모든게 좋아지는 약이야. 특히 60대 할머니가 딱 두달만 먹어주면 끊긴 생리를 다시 하게해. 이 약먹고 70세에 늦둥이 본 할머니도 있어"
이런 만병 통치약이 있다고 광고를 하면 당신을 이 약을 신뢰하고 구입할까? 그 옛날, 30년 전인 내가 5살쯤 이던 시절에나 5일장에서 뱀들고 설쳐대면서 이런 약장사가 있었나 모르겠다. 아마도 지금은 이런 식의 광고를 믿는 사람은 전혀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은 그대로인 듯하다. 자기계발이든, 자격증공부든 모든 분야에서 책 한두권만 읽고 간단히 일정 궤도에 올라 서게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사는 것 같다. 특히 재테크 분야에선 정말 그런것 같다.
이런 분야 재테크 책 뭐가 좋아요, 어떻게 하면 그분야에서 돈 벌수 있어요. 사람들은 주변에 좀 선수다 싶은 사람이 있으면 마구 물어댄다. 그리고 묻는 사람의 의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두마디 듣고 책 한두권 소개받고 그 책을 다 읽고 나면 금새 부자가 될거라고 착각을 한다. 그나마 어떤 강의가 좋냐고 묻는 사람은 다행이다.
나는 여러 사람들에게 강의나 책 따위를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듣는다. 심지어 책을 빌려가는 사람도 가끔 있었다. 그런데 결국은 책 한두권 읽어보다 그만 두는 사람이 대다수인거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 돈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은 100 이면 100, 전부일 것이다. 그중 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은 90명 정도되는 거 같다. 중요한 것은 90%가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고 했지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란 사실이다. 실상은 관심있는 그 90% 중 10%만이 실제로 재테크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0%만 재테크를 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그 중 5%만이 실제로 재테크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는 전제에 대한 비율이다.) 즉 실제로는 전체의 5% 만이 제대로된 공부를하고 재테크를 행하고 있을 뿐이다.
경매 학원을 다니면서 어중간하게 공부하고 한두번 답사하고 입찰하다가 결국엔 "경매로 돈 버는거 쉬운일이 아니더라'는 사람 나는 수십명은 알고 있다. - 도대체가 아무리 유명하고 실력있는 사람이라해도 어떻게 두세달 공부시켜서 돈놓고 돈 먹기 싸움터에서 승자를 만들어 낼 수있단 말이가? 그럼 다 부자되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란 상대적인 개념으로 다 부자란 있을 수 없다. 모두 다 전교1등하는 학교 본 적 있나?)
세이노 선생님의 말씀대로 조루증 환자가 득실댄다는 말이다.
오늘도 누군가 나에게 경매에 관한 책을 묻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을 집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뭐든 땀을 흘리지 않고 돈을 놓고 돈을 벌려면 한두권이 아니라 수십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니 책이 뭐가 좋냐고 묻기보다 잡히는 대로 읽다보면 방향이 잡힌다고 말하고 싶다. 답하는 나도 그 사람의 수준이 어떤지를 모르니 어떤 책을 권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강의도 들어야 하는건 당연하다.
나는 2005년 말부터 부동산 투자를 해왔다. 첨엔 주식과 비중을 비슷하게 하다 점점 비중을 늘렸는데, 2007년에 잘못 투자한 것이 묶여서 여태 돈을 회수하지 못한채 톡톡히 수업료를 치르고 있는 것도 있다. 아마도 그때 내가 좀 건방졌던거 같다. 2006년에 돈이 많이 불어나니 나는 오랜동안 주식투자를 해 와서 투자 심리를 잘 알고 그게 부동산에도 적용되어 내가 감이 있는 줄로 착각했던거 같다. 나 역시도 조루증으로 서둘러대다 이른바 독박을 쓴 경험이 있단 말이다.
그래서 지금 느끼는 것이 공부를 열심히, 많이, 뜸뿍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나름대로 분양권도 해보고 재개발,재건축도 해보고, 빌라 신축도 해보고, 재테크 용 민사 소송도 해보고(경매는 소송과 친해져야 할 부분이 많다), 지방 땅도 해보고, 지방 물건 받아서 명도하고 매매도 해봤다. 그 한건 한건 할 때마다 공부가 모자랄 까봐 두려웠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해가면서 공부하고 배워나갔다. 그러면서 정말 뼈저리게 느낀다. 아직 너무 부족하다고. 그냥 소송만 잘하면 되는 줄알고 소송 문서 작성부터 공부해가고 있는데, 토지에 관련된 공법도 배워야하고, 실무적으로 해결할 꼼수도 배워야하고, 눈치로 풀어내는 법도 배워야하고... 해보니까 몰랐던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공부를 하면 할 수록 공부를 해야하는 아이러니에 부딛히게 된다.
왕도는 없다. 이거다 싶은 비법은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왕도를 믿는가, 왕도를 찾고 있는가?
나는 왕도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내일 수원에 있는 모 대학에서 7시부터 10시까지하는 강의를 들어야 하고 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토요일 아침, 부동산과 만나 매매 계약에 대해 협의하고, 다른 한건 계약은 처리해야하며, 또 다른 건 낙찰받은 집 점유자를 만나 명도를 협의해야 하며, 입찰을 계획 중인 오피스텔 몇건을 답사해야 하며, 시간이 된다면 토요일 1시부터 7시까지하는 모 대학 토지강의도 들을 계획이다. 또 올라오는 일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는 이곳 수원에서 다른 대학교 평생교육과정에서 토지수업을 받아야한다.
당연히 월요일은 출근이다.
누구 왕도가 있다면 나도 좀 알려주면 좋겠다. 주말을 잘생긴 우리아들과 한번 뒹굴면서 보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