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림크럽의 정기산행일.
상림크럽이 창립된지 꼭 3년. 3년 고개를 넘는 날이다.
그래서 비오는 날에도 30여명이나 모여 도봉산을 오르기 앞서 엄홍길 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오늘도 3년 동안 걸어 온 산 등성이 고개를 넘기위해 모이니 크럽은 아직 젊음의 패기를 안고 있다.
산마루에 걸린 고개를 넘는 힘의 깜냥으로 우리 크럽의 3년행보 또한 산마루 넘기라고 믿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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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 길, 고개길을 넘기 위해 산에 오른다.
발맘발맘, 한 발씩 내디딜 수 밖에 없는 산행. 힘을 모아, 숨을 고르며 발바심하듯 힘주어 걸어 오른다.
이런 길이 고개 길이다. 경사진 가파른 고개길, 오르고 내려야 하는 고개길.
이런 길을 마다 하지 않고 묵묵히 코끼리 걸음으로 우직하게 발을 옮겨야 한다.
그곳이 바로 고갯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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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정도 숨을 몰아쉬며, 뛰지않고 우죽대는 것조차 포기하면서 묵묵히 걸은 미덕을 담아 오르다 말고
잠시 발을 멈추고 삼삼오오 쉼의 시간들.
정을 나누고 서로를 다독이며 서두르거나 욕심부리면서 오르는 법이 없는 산꾼들.
거의 정해진 이 길, 고갯길은 샛길이 없다. 정해진 길을 벗어나면 낭패가 따름을 모두가 잘 안다.
그래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일렬로 서서 걸으 고개를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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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다 걷다가 틈틈히 이런 진경을 만난다.
발길을 멈추고 카메라 렌즈에 담는다.
그리고 마음에 서정에 시를 써 둔다.
아름답다고.....
바람도 구름도 쉬어 넘는 고개
싱그런 초록의 향연을..되뇌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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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작 카메라에 담는 순간의 포즈들. 자연스레 어울리며 쉼의 시간은 자못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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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심의 변두리 산엔 이런식으로 등산로를 잘 다듬어 뒀다.
정성들여 돌밭길을 닦아 두어 한결 산을 오르기가 편하다. 다만 자연미의 상실은 더하지만.....
이 고개를 오르면서 내가 '이런 고개를 얼마나 걸어야 정상일까' 하고 한마디 했더니
옆에서 함께 걷던 조회장이 '고개하니 보릿고개가 연상됩니다. 라고 한다.
고개가 재가 있고 눈물고개, 아리랑고개, 보리고개, 눈물고개 등등 많다.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해동청 보라매도 쉬어 넘는 고개란 옛시조가로 노래했었던가.
올라서 넘어야 고개지 치달아서 휘어넘어야 고개지 미끄러지듯 오르고 내림의 고개는 고개가 아니다.
발사심하듯 오르고 내려가는 고개, 구비지며 가는 고개가 한국의 참 고개가 아니단가.
오늘도 이 고개를 이렇게 걸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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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찌는 더위와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쉬며 잠시 숨을 고르는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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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아니 며칠간 비가 내리더니 이런 물줄기가 바위을 타고 흰 포말을 일으키며 아래로 아래로 내리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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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을 멈추고 또 오른다.
한발 한발씩, 천천히 아주 천천히 에돌고 휘돌아서 가는 길,
그러면서 이겨서는 상승으로 올라 서는 극복으로 가고 또 가는 길,
그게 곧 고갯길이다. 완강함으로, 끈기로 눈물범벅, 땀범벅인 얼굴에 이 앙다물고는 치고 오르는 길,
이 길이 상림크럽의 의지의 길이요 장구한 역사를 쌓으며 가야 하는 길, 그 길이 고개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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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탓으로 폭포지점에서 오름을 뭠췄다.
그리고 모두 발을 벗고 참 물에 담그니 바로 여름나기의 탁족이다.
탁족으로 여름나기의 명수는 옛날 우리 조상들의 전유물이었는데
이런 선경에서 탁족으로 여름을 나니 이 아니 더 좋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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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이어진다. 고개길이...
하늘은 나무잎으로 덮이고, 계단식 고개길은 풀잎들이 자라 운치있는 미적감정을 더한다.
여기 고깃길의 이 길을 나도 몇번 밟은 기억이 있어 낫설지가 않다.
포근히 내 발걸음을 받아 안는다. 그래서 정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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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닫히어 구름떼가 모여 산천이 어두컴컴해지며 지푸르더니 어둥이 깔리는 느낌이다.
번개가 친다. 진동하는 락뇌소리에 아랑곳 하지않고 묵묵히 발걸음을 떼는 산꾼들.
마치 탐험대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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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쏘나기 형 국지 성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자 하산하기 시작했다.
우산을 쓰고 판초를 덮어 쓴 일행들이 조심스레 하산길을 발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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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곡을 여전히 평화롭다. 침묵의 대가 답게 자연은 조용하다.
하늘이 다시 열릴 때엔 화사한 산의 진경을 내 보이리라.
그리고 오묘한 계곡의 미를 발산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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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우리 뚝 뚝 떨아지는 속에서도 잠시 허기진 배를 채우은 우리 회원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나도 한잔 술과 요기를 조금 할 수있었으니 그 맛이 야 말로 이세상 어디에서 그런
미각의 최고 음식을 맛볼 수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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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길을 우리의 갈 길이요 고갯길이다.
돌계단 식 고개길은 일품이다. 예술의 경지이다.
고갯길 양 옆의 초목들의 반김은 우리 자연이 살아 있음의 생명의 환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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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하게 말이 없는 바위군. 웅장한 자연의 맛을 느껴본다.
세상살이 자체가 고갯길이고 이런 바위같은 가로막음의 길도 있다.
그러면서 말이 없다. 에돌아가라고 한다. 이유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바위를 비켜 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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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은 이렇게 심비를 먹음 은 채 자리하고 있으면서 사꾼들을 유혹하고 품어 왔다.
그자리에 서 있는 것 만으로 우리 인간들은 그저 앞도당하며 자연에 순응하게 된다.
그래서 아름답다고들 한다.
오늘도 가야할 고갯길, 그 가야 할 미래에 이어져야 할 영원한 고개길.
산이 있어 산에 오르고, 고갯길이 있어 고개를 오르고 내리며 영원으로의 역사의 이음도 고깃길이리라.
상림크럽의 영원한 고갯길. 오늘도 말 없이 오르고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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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림크럽이 오늘 도봉산을 올랐가. 3녀고개의 세월을 넘는 산행이어서 그 고갯길을 생각하면서 산행기를 올린 것입니다.
고갯길은 우리에게 한많은 길이지요.옛날 고향에서 벗어나거나 고향으로 찾아 들 때엔 언제나 이 고개와 오솔길를 걸어
오르고 내려야 했지요. 산도 그렇지요. 오르는 길. 내림의 고개길. 인생모두가 이 고개가 있게 마련이지요. 산행기 잘 읽
었습니다.
지나기는 했지만 지난 8.14일 상림크럽 등산 기념의 기행과 사진입니다.도봉산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