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생활패턴과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 사용이 일상화됐기 때문에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을·겨울 뿐만 아니라 풍부한 여름에도 늘 비타민D 부족에 시달린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근골격계를 비롯해 다양한 기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건강을 해치게 된다.
비타민D 부족하면 뼈·근육 손상
비타민D는 D1에서 D5까지 다섯가지 형태가 있다.
이 중 식물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2와 동물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3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비타민D2는 음식이나 보충제 섭취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비타민D3는 사람이 햇빛을 쬐는 과정에서 피부에 있는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콜레스테롤 전구체)이 전환하면서 합성된다. 통상 이 두가지를 뭉뚱그려 비타민D라 부른다.
비타민D는 장의 혈청칼슘과 인 흡수를 도와준다. 비타민D의 농도가 충분할 때 우리 몸은 음식물로부터 30~40%의 칼슘을 흡수하지만 농도가 약하면 10~15%만 흡수할 수 있다. 체내 칼슘의 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는 부갑상선 호르몬이 있다.
우리 몸은 칼슘 흡수가 줄어들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부갑상선 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한다. 이 상태가 바로 이차성부갑상선항진증이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뼈 흡수를 촉진(골밀도 감소)해 혈중 칼슘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것.
따라서 이차성부갑상선항진증이 지속되면 점차 골소실이 진행돼 가벼운 낙상에도 골절 가능성이 높아져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비타민D는 근육세포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해 심한 비타민D 결핍증이 있을 경우 근력 감소로 인한 보행능력 상실, 호흡근력 약화, 통증 등을 동반하는 근육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타민D 합성 방해하는 라이프스타일
비타민D를 부족하게 만드는 위험요소는 연령·인종·생활습관·계절·동반질환·약물 등 여러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나이가 들면 피부가 얇아지고 각질세포와 섬유모세포의 수가 줄어든다.
70대가 되면 20대에 비해 비타민D 합성능력이 75% 수준으로 떨어진다.
비타민D 부족이나 결핍증은 노인의 대사성 골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노인의 경우에는 다른 요인으로도 골밀도가 낮아지거나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더 신경써야 한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HES)의 국가별 비타민D 수치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비타민D 농도는 미국의 백인보다 낮고 흑인보다는 높았다. 또 근래 피부색소와 관련한 연구에서도 어두운 색의 피부가 흰 피부에 비해 태양 노출 시 비타민D 합성이 적게 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는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자외선을 흡수하는 바람에 비타민D 생산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생활 및 식습관도 비타민D 부족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현대인은 과거에 비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자외선차단제, 옷 등으로 피부를 가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낮 시간이 짧아지는 가을과 겨울은 일조량이 적은 데다 추위를 막기 위해 온몸을 감싸기 때문에 비타민D 결핍 위험이 더 높다.
몸에 좋을 것만 같은 채식주의 습관도 비타민D 부족을 촉진한다. 달걀이나 우유도 섭취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비타민D 흡수 경로가 제한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 비만인 경우 평균 체중인 사람보다 비타민D 생체이용률이 낮고 같은 양의 비타민을 투여해도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절반가량 낮다.
이외에 만성질환이나 간부전 등의 질환을 앓거나 면역억제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비타민D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표준검사로 정확한 상태 진단
몸속 비타민D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25(OH)D를 측정하는 것이다.
비타민D의 대사체인 25(OH)D의 혈중 농도에 따라 결핍, 적정, 과다 상태가 구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에 널리 시행됐던 25(OH)D 검사법은 비타민D2와 D3의 농도를 각각 분석하지 못하는 건 물론, 검사법의 한계로 실제 혈중 농도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 보고가 있다.
질량분석기를 이용한 25(OH) 비타민 D2·3 검사는 이런 문제점과 한계를 모두 개선한 검사법이다.
현재는 비타민D의 표준검사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측정 범위가 넓고 저농도와 고농도의 모든 검체에서 높은 정확도와 정밀도를 자랑한다. 비타민D2·3을 구분 측정해 정확한 비타민D 상태를 평가하고 비타민D보충제 투여에 따른 혈중 농도의 변화추이까지 나타낸다.
성인은 칼슘이 낮거나 골약화 및 골연화증이 있는 경우, 소아는 구루병이 의심되는 경우 25(OH) 비타민D 검사를 의뢰한다. 이외에도 심한 간질환, 만성 신장질환 환자, 장 절제 수술력이 있는 경우, 엄격한 채식주의자, 비만, 낙상이나 골절력이 있는 노인도 해당 검사가 필요하다.
현대인은 필요한 만큼 햇빛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음식을 통해 장에서 흡수할 수 있는 비타민D는 워낙 소량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비타민D 결핍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다만 비타민D보충제를 과용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비타민D의 혈중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독성이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적정한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출처 -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제523호(2018년 1월17~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