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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부산남구신문>기사
“예술영화와 소극장 음악이 만나다” 부산 국도극장, 대연동 '국도&가람예술관'으로 재개관
부산의 대표적 향토영화관이었던 국도극장이 여러 차례 폐관 위기를 겪다가 부산문화회관 옆 가람아트센터 지하 1층에 ‘국도&가람예술관’(대표 정상길·57)으로 재개관했다. 예술관은 지난 6월20∼21일 개관 무료상영회를 열고 6월22일부터 ‘나이트버스’, ‘당신은 나의 베스트셀러’, ‘ 비투스’, ‘캔디’ 등의 프로그램으로 일반 상영을 시작했다. 반지하 소극장 시설을 개조한 이곳은 143개 좌석에 가로 5m 80㎝, 세로 3m 이동식 스크린을 설치했다. 등받이가 낮던 철제 좌석을 남포동에서 가져온 푹신한 극장식 좌석으로 바꾸고, 좌석 간 간격을 80㎝에서 1m로 늘렸다. 남포동 시절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음향을 고려해 설계된 콜로세움 형태의 아담한 원형무대는 예술영화, 인디영화를 감상하기에 오히려 더 잘 어울린다. 벽면에 설치된 35mm 아날로그 필름 영사기 소리를 들으면 영화 ‘시네마 천국’의 장면이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그동안 국도극장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0년 남포동 본관의 2관 재개봉관으로 개관했지만, 거대 자본을 앞세운 멀티플렉스관들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해 결국 2002년 휴관하기에 이르렀다. 2003년 애니메이션 전용관, 2004년 제한상영관 등으로 생존을 위한 변신을 거듭했지만 모두가 실패했다. 그러던 중 2006년 4월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경매절차 중이던 예술영화전용관 건물에 새 주인이 나타나면서 남포동 극장을 급하게 비워줘야 했고 생각보다 단관예술극장을 받아 줄 곳은 많지 않았다. 다행히 작은 공연들을 해오던 가람아트홀이 선뜻 동의하여 국도극장은 가람이라는 이름을 함께 공유하게 되었다. 가람아트홀과 연을 맺게 되면서 국도극장예술관은 남포동 국도극장 시대를 마감하고 예술영화전용관으로서의 명맥을 잇게 됐다. 평소에는 상영관이다가 기획 또는 대관 공연이 잡히면 공연장이 되는 이른바 예술영화와 소극장 음악의 뜻 깊은 만남이다. 지난 8월5일∼14일에는 서울에서만 하던 예술영화관들의 공동기획전 <2008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에도 동참했으며, 8월9일에는 <국도, 음악을 캐스팅하다>라는 주제로 여름 음악회를 개최하여 큰 호평을 받았다. 현재 8월28일까지 상영 중인 <트로마 인 부산>전은 마지막 더위를 이기려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영화 보기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으며, 8월26일 <길명훈 귀국 독주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국도&가람예술관’은 8월29일부터 ‘나만의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들을 위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미스트리스>, 베네치아영화제 진출로 화제가 된 10대 소녀감독 하나 마흐말바프의 <학교 가는 길>, 윌리엄 제이 루케의 소설 중 ‘Ladies in Lavender’를 각색한 <라벤더의 연인들>, 브루스 윌리스와 카타리나 산디노 모레노 등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패스트푸드네이션> 등을 상영할 계획이다. ‘국도&가람예술관’은 현재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4∼5편의 영화를 교차 상영하며 한 달에 한 편 ‘목요무료상영회’를 갖는다. 관객은 20·30대 마니아층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이전 후 대연동 주민들의 관심으로 그 폭이 넓어졌다고 한다. 연회비를 내는 정회원과 인터넷 네이버 카페 가입자의 준회원으로 운영되며 회원에게는 영화관람 할인은 물론, 무료 상영회, 시사회, 각종 이벤트 등의 우선 혜택이 주어진다. 정 대표는 “앞으로 부산독립영화협회와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해 질 높은 예술영화를 선보이고 다채로운 소형 영화제도 마련해 지역문화를 풍성하게 가꿔나갈 작정”이며 “스태프들과 함께 상영작 프로그래밍과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 등을 협의하면서 운영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문의 : 국도&가람예술관 Tel 245-5441
김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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