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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두고 읽었다. 책 군데군데 오래전에 읽은 흔적은 있는데... 그냥 새 롭 다.
니체에게서 몽테뉴의 '~~에 대하여'가 이어진다.
1844년 프로이센 출생이다. 1900년에 떠났다.
"신은 죽었다" 강력한 메시지로 기억되는 니체, 하지만 차라투스트라와 초인, 영원회귀를 떠올리면 니체야말로 종교적으로 살다 갔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쾌락에 빠져보지도 못했다. 두 번의 지독한 짝사랑을 했을 뿐이다.
한바탕 격랑을 겪은 그는 37세에 진취적 철학을 이해했던 21세의 루 살로메에게 청혼하고 거절당하면서 많은 고뇌에 빠진다.
니체의 천재성은 일찌기 드러났으나 일찍 꺾였다. 45세부터 정신병원을 옮겨다니며 글을 쓰다가 56세에 사망, 그는 루터교 목사인 아버지 곁으로 갔다.
아모르 파티 amor fati - 운명애, 고통과 고난을 껴안고 건너온 시간에 대한 셀프 위로가 아닐까.
'차라투스트라는 서른이 되었을때 고향과 고향의 호수를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는 십 년 세월을 지치지도 않고 정신과 고독을 즐기며 살았다. '로 시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마흔이라는 거다. 독신의 마흔 살, 남자, 예지자는 예수가 못 산 세월을 누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설교를 한다. 역설과 아포리즘의 대잔치다.
'모든 이를 위한, 그러나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책' 이 아리송한 말이 4부까지 따라다닌다.
1부를 열흘만에 쓰고, 2부, 3부까지 별 반응이 없자 4부는 출판사에서 출판을 거부해서 자비 출판을 했다. 학계의 이단아로 지독한 고독과 방랑기를 거쳤다. 낡은 가치를 무너트리고 새로운 가치를 전한다는 건 혹독한 시련을 겪는다. 니체가 죽어갈 즈음 세상은 그를 알아봤다.
그의 말대로 그는 다음 세상에 탄생해서 지금까지 건재하고... 영생할 것이다.
1부
* 혼자 있게 되자 차라투스트라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 속에 있어서 신이 죽었다는 소식조차 듣지 못했구나!"
그대들에게 초인 Übermensc ('영원회귀'의 진리를 체득하고, '힘의 의지'를 실현시킬 미래의 인간) 을 가르치려 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15쪽)
*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19쪽)
* 차라투스트라의 첫 번째 연설이 끝났다. 이 대목에서 군중의 고함 소리와 환호성이 그의 말을 중단시켰던 것이다. 군중은 외쳤다.
"아, 차라투스트라여, 우리에게 그 말종 인간을 달라, 우리를 그 말종 인간으로 만들어달라! 그러면 그대에게 초인을 선사하겠다!" 그러면서 모든 군중은 환호성을 지르고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마음이 슬퍼진 차라투스트라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그들의 귀에 맞는 입이 아니다. (24쪽)
* 나는 모든 글 가운데서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피로 써라, 그러면 그대는 피가 곧 정신임을 알게 되리라. 다른 사람의 피를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 게으름뱅이들을 미워한다. -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63쪽)
* 미래, 그리고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오늘 그대의 존재 이유가 되기를, 말하자면 그대는 벗의 내부에 있는 초인을 그대의 존재 이유로서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형제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이웃 사랑을 권하지 않는다. 다만 그대들에게 가장 멀리 있는 자들을 사랑하라고 권한다. (106쪽)
* 그러나 그대가 마주칠 수 있는 최악의 적은 언제나 그대 자신이다. 그대 자신이 그대를 기다리며 동굴과 숲에서 잠복하고 있는 것이다. (110쪽)
* 하여간 그대들에게 적이 있다면 그 악을 선으로 갚는 일은 없도록 하라. 그것은 적을 부끄럽게 만든다. 차라리 적이 그대들에게 착한 일을 했음을 입증하여 보여주라. 그리고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차라리 화를 내라! (117쪽)
* 그는 아무나 만나지 않으면서 까다롭게 골랐다. 그러나 그는 단 한 번 만에 그리고 영원히 그의 인간 관계를 망쳐버렸다. 그러고는 이것을 자신의 결혼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천사의 미덕을 갖춘 그런 시녀를 구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단 한 번 만에 한 여자의 시종이 되었고, 더군다나 이제는 자기 자신이 천사가 되어야 할 판이다. (122쪽)
* 위대한 정오란 인간이 짐승과 초인 사이에 놓인 길의 한 가운데에 서 있을 때이며, 저녁을 향해 나아가는 그의 길을 최고의 희망으로서 축복하는 때이다. 왜냐하면 그 깊은 새로운 아침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136쪽)
2부
* 언젠가 악마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신에게도 지옥이 있으니, 인간에 대한 신의 사랑이 그것이다."
또 최근에 나는 악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신은 죽었다. 인간에 대한 동정 때문에 신은 죽었다."
그러므로 동정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곳으로부터 인간들에게 짙은 먹구름이 몰려온다! 참으로 나는 뇌우의 징조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음의 말도 명심하라. 모든 위대한 사랑은 모든 동정을 넘어 선다. 위대한 사랑은 사랑의 대상조차도 창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155쪽)
*내가 지혜에 대해 다정하게 때론 지나치게 다정하게 대하는 것은 지혜가 나에게 삶을 통절하게 깨우쳐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혜는 나름대로의 눈과, 나름대로의 웃음, 심지어는 작은 황금의 낚싯대까지도 가지고 있다네. 삶과 지혜, 이 둘이 이처럼 닮은 것을 어쩌란 말인가?
그리고 언제가 삶이 나에게 "저 지혜란 건 도대체 무어냐?"라고 물었을 때, 나는 구구절절 말했다네.
" 아, 그렇다! 지혜란 그렇다! 사람들은 지치지도 않고 지혜에 목말라 하며, 몇 겹의 베일을 뚫고 보려고 하고 그물로 붙들려고 한다. ... (190쪽)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대답했다. " 꼽추에게서 그 혹을 떼어내면, 그에게서 정신을 떼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장님의 눈을 뜨게 하면, 그는 지상에서 나쁜 일을 너무 많이 보게 되고 따라서 그를 낫게 한 자를 저주하게 된다. 더욱이 절름발이를 달리게 하는 자는 그에게 최대의 해악을 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달리자마다 그의 악덕도 그와 함께 달리기 때문이다. 불구자에 대한 사람들의 가르침은 이와 같다.
(245쪽)
*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은 어렵다. 침묵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수다스러운 사람에게는 특히 그러하다." (251쪽)
* 무서운 것은 산꼭대기가 아니라 비탈이다! ....
나의 의지는 인간에게 매달려 있다. 나는 쇠사슬로 자신을 인간에게 묶는다. 나는 초인을 향해 위로 끌어당겨지기 때문이다. 나는 또다른 의지가 위쪽으로 올라가려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나는 인간들 사이에서 마치 인간을 모르는 것처럼 장님으로 살고 있다. 나의 손이 확고부동한 것을 잡고 있다는 믿음을 전적으로 잃어버리지는 않기 위해서다. (254쪽)
3부
* 나는 눈을 뜬 채 이들 군중 사이를 지나간다. 그들은 내가 그들의 덕을 질투하지 않음을 용서치 않는다.
그들은 나를 물어뜯는다. 소인배들에게는 왜소한 덕이 필요할 뿐이라고 내가 그들에게 말하기 때문이다. 소인배들에게도 존재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내가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298쪽)
* 그곳에서 나는 또한 초인이라는 말을 길 가다 주었으며,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어떤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
그곳에서 인간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고, 새로운 아침놀에 이르는 길로서 행복에 겨워 자신의 정오와 저녁을 찬양한다는 것을 알았다. (351쪽)
* 나는 남자와 여자에게 이렇게 바란다. 남자는 전쟁을 잘하고 여자는 아이를 잘 낳되, 남자와 여자는 둘 다 머리와 발로 춤을 잘 추기를.
그러므로 한 번이라도 춤추지 않았던 날은 잃어버린 날이기를! 그리고 한 번도 커다란 웃음을 선사하지 못했던 진리는 모두 거짓이기를! (372쪽)
* 신들린 듯 춤추는 나의 발에 그대는 눈길을 던졌다. 웃는 듯 묻는 듯 녹이는 듯 흔들거리는 눈길을.
오직 두 번, 그대는 작은 두 손으로 그대의 딸랑이를 흔들었다. 그 순간 이미 나의 발은 신들린 듯 춤추며 흔들거렸다.
나의 발꿈치는 들려졌고 나의 발가락은 그대를 이해하려고 귀를 기울였다. 춤추는 자의 귀는 발가락에 있지 않은가! (396쪽)
* 나, 내가 어떻게 영원을 갈망치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반지 중의 반지인 결혼반지, 회귀의 둥근 고리를 갈망치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내 아이를 낳게 하고 싶은 여자를 찾지 못했다. 내가 사랑하는 이 여자를 제외하고는,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 영원이여!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 영원이여! (407쪽)
4부
* 나에 대해서는 말하지 마라, 그대 유별난 자여! 사랑스러운 자여!" 라고 말하면서 차라투스트라는 상대방의 애정어린 몸짓을 제지했다. " 우선 그대 이야기를 들려달라. 그대는 일찍이 커다란 재산을 던져버리고 제 발로 거지가 된 자가 아닌가?
자신의 재산과 부자임을 부끄럽게 여기면서, 자신의 충만함과 자신의 마음을 베풀기 위해 가장 가난한 자들에게로 도망쳤던 자가 아닌가? 하지만 가장 가난한 자들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지. "
"그대도 알다시피 그들은 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제 발로 거지가 된 자가 말했다. "그래서 마침내 나는 짐승들에게로, 이 암소들에게로 온 것이다."
"그렇다면 그대는 제대로 배웠구나."라고 차라투스트라는 말을 중간에서 가로챘다. "올바르게 주는 것이 올바르게 받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그리고 제대로 베푸는 것이 하나의 솜씨이며, 선의를 드러내는 명장의 교묘하기 그지없는 최후의 기술이라는 것을."
" 요즈음 특히 그렇다." 라고 제 발로 거지가 된 자가 말했다. "오늘날 모든 저열한 것이 폭동을 일으키고 겁을 내면서도 나름대로 천민의 방식으로 교만을 떨고 있는 요즈음에 말이다. ... (471쪽)
* 영리한 바보들이 말은 더 잘하는 법이다.
가장 적은 것, 가장 조용한 것, 가장 가벼운 것, 도마뱀의 바스락거림, 한 번의 숨결, 한 번의 스침, 순간의 눈길, 바로 이런 작은 것이 최고의 행복을 만든다. 조용! (486쪽)
* 아, 차라투스트라여, 그대처럼 자라는 자를 나는 소나무에 비교한다. 장구하고 말이 없고 엄격하고 외롭게 서 있는, 더없이 좋고 더없이 유연하면서 당당하기까지 한 소나무.
마침내 자신의 지배권을 누리기 위해 억세고 푸른 가지를 내뻗고, 비람과 뇌우 그리고 언제나 높은 곳에 거처하고 있는 것들에게 당차게 질문하는 소나무.
명령하는 자, 승리에 승리를 거듭하는 자로서 더욱 강력하게 대답하는 소나무. 아, 이런 식물을 보기 위해 높은 산으로 오르지 않을 자 어디 있겠는가? (492쪽)
* 모든 좋은 사물들은 둥글게 곡선을 그리며 목표에 접근한다. 그것들은 고양이처럼 등을 둥글게 하고 가까이 있는 행복 앞에서 속으로 기분 좋게 그르렁거린다. 모든 좋은 사물들은 웃고 있다.
어떤 자가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지 아닌지는 그 걸음걸이가 보여준다. 자, 내가 걸어가는 것을 보라! 하지만 자신의 목표에 접근한 자는 춤을 춘다. (515쪽)
* 얼마나 많은 일이 아직도 가능한가! 그러므로 부디 그대들 자신을 넘어서서 웃는 것을 배우라! 그대들의 마음을 고양시켜라. 그대들 멋지게 춤추는 자들이여. ...
... 차원 높은 인간들이여. 배우라. 웃는 것을! (518쪽)
* " 동정이다! 차원 높은 인간들에 대한 동정이다!" 그는 이렇게 소리쳤고 그의 얼굴은 청동빛으로 변했다. " 좋다! 그것도 이제 끝이다! .....
이것은 나의 아침이다. 나의 낮이 시작된다. 자, 솟아오르라, 솟아오르라, 그대 위대한 정오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는 어두운 산 위에서 솟아오르는 아침 태양처럼 타오르며 힘차게 그의 동굴을 떠났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로써 끝났다. (573쪽)
장희창 선생 번역이다. 일면식 없는 나의 페친이다. 독일고전은 거의 이 분이 옮긴 책들이다.
몇 해 전, 친구분이 번역책 100권이 넘었다고 알려줬다고 한다.
작품해설을
1.방랑자 차라투스트라
2. 초인 - 미래의 인간
3. 영원의 오솔길에서
4. 걷고 뛰고 춤추는 독자
로 정리한다.
그가 권하는 독서법은 걸어가거나 춤을 추라는 것이다. ... 종이 사이에 머리를 처박고 있지 말고 책 사이로 걷고 뛰고 오르고 춤추며 문 밖에서 생각하라는 거다. (즐거운 학문)
행적보다 사상으로 멋진 니체다.

첫댓글 나는 모든 글 가운데서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피로 써라, 그러면 그대는 피가 곧 정신임을 알게 되리라. 다른 사람의 피를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 게으름뱅이들을 미워한다. - 읽기와 쓰기에 대하여 (63쪽)
정말 명언을 많이 쓴 책이네요. 선배님 덕분에 두 눈을 반짝이며 읽었습니다.
한 권을 조목조목 요약해주셔서 저는 꽁짜로 습득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요즘 니체에 푹 빠졌어요. 감사, 감사하면서 우러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