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염색제 청대(쪽)
산행을 하다보니 청대가 눈에 띤다. 가만히 예전의 기억이 새록 올라온다. 전혀 다른 처방으로 환자를 완치시켰던 스승 운파가 떠오른다. 그 당시에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운파의 처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지금도 망설여진다. 주변에 신부전증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하여 투석을 받는 분도 계신데 섣부른 처방으로 그분의 몸이 더 손상이 가지 않을까 우려되어 지금도 운파의 처방을 전하지 못했다.
스승에게 약초를 배울 때 친분이 있던 동생이 신장이 좋지 않다고 하였다. 스승은 청대를 추천했다. 그리고 나와 스승은 산에 올라 제법 많은 양의 청대를 채취했다. 자가용의 트렁크와 뒷자석까지 꽉꽉 눌러 채워서 내려왔다.
채취한 청대를 작두로 썰어 햇볕에 널어 며칠동안 말린 후 커다란 찜통에 꾹꾹 눌러채웠다. 그리고 물을 부은 후 반나절 넘게 달였다. 그리고 건더기를 모두 건져내고 다시 물을 찜통에 하나 가득 부어서 물이 반이 되게 달였다. 달인 물을 식힌 후 용기에 담아 동생에게 보냈다. 냉장보관하면서 하루 세번 한 컵씩 마시라고..
그러나 그 동생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약을 지은 사람은 온갖 정성을 다했는데 복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이 직접 하지 않았으니 그 약에 들어간 정성이 보이지 않았으리라. 그녀석은 지금 기억이나 하고 있으려나?
청대는 일명 쪽이라고도 하는 쪽풀이다.
열매를 남실이라고 하며 색을 우려내어 말린 전초를 가루낸 청색염료를 니람, 람이라고 한다. 예전에 옷감에도 쪽을 들였고 부인들의 눈썹을 그리기도 했었다.
맛은 달고 짜며 성질은 냉하다.
간경에 작용하며 열을 내리는 작용이 있어서 혈분의 열을 없앤다. 청열해독하며 항균작용이 있어 이질균, 탄저균, 폐렴간균을 억제한다. 고열을 내리고 경련, 단독, 악창, 토혈, 코피, 피가래, 구내염, 편도염, 이하선염, 습진, 아토피에 효과가 있다. 항암의 효과가 있어 암세포(백혈병)의 전이를 억제한다.
가을에 전초를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쓰며 적당량(1.5g~3g)을 달여서 복용하거나 가루내어 환을 지어서 복용한다.
잦은 코피가 나는 사람은 곱게 가루내어 코로 흡입한다.
구내염이나 치주염에는 가루낸 것으로 양치를 하거나 달인 물로 가글한다.
염색제를 만드는 방법.
한 여름에 잎이나 줄기를 항아리에 가득 채우고 뚜껑을 닫아서 약 2~3일 정도 숙성을 시킨다. 잎이 줄기에서 떨어질 정도가 되면 건더기는 모두 건져내고 석회(약재의 약 10분의 1)를 넣고 충분히 저어준다. 우러난 액체가 풀색에서 보라색으로 변할 즈음 위에 뜨는 남색의 거품을 걷어내고 햇볃에 말린다.
쪽가루.
위의 방법으로 하되 건더기 중에 잎을 따로 분리해서 햇볕에 바싹 말려서 곱게 분말을 만든다.
※청대는 성질이 냉하기 때문에 몸이 냉한 사람은 장복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