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 재생 4.0 [부산의 미래를 흐르게 하자] <1-2> 동천 스토리- '살릴 길'은 있다!~
입체적 재생해법 집중투자 땐 창조적 문화지대 조성 가능
- 성지곡 수원지·지하수 활용 - 하천생명 유지수 확보 가능
- 복개천 복원은 부전천보다 - 폭 넓은 전포천이 현실적
- 복개 걷어내고 수질 개선 땐 - 갑문 설치 유람선 띄울 수도
동천은 하천 구조가 복잡하다.
길지 않은 구간에 제1지류만 4개다.
그마저 대부분 복개가 돼 있어 유지관리가 어렵고, 이미지마저 좋지 않아 시민들의 관심도 미약하다.
동천을 살리는 길이 없진 않다.
전문가들은 외적 조건, 내적 조건 각각 3가지씩을 꼽는다.
외적 조건은 민·관의 진정 어린 소통, 창의적인 발상을 통한 재생, 결단을 통한 집중 투자가 그것이다.
내적조건은 수질 개선 및 유지수 확보, 복개 구조 개선, 그리고 시민적 관심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신성교 선임연구위원은
"동천을 하천 또는 환경 개념이 아닌 도시재생 차원에서 복합적이고 장기적으로 봐야 해법이 나온다"고 했다.
하수 문제는 큰 줄기가 잡힌 상황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동천 유역에서 배출되는 하수는 하루 평균 30만~32만 ㎥. 동천의 전체 하수관 218.4㎞ 중
118㎞에 분류식 관거가 설치돼 2012년 말 현재 처리율이 54.4%이다.
하수 전량은 현재 남부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다.
유지수 확보도 중요한 문제다.
하천의 생명은 유지수인데, 동천은 받아들이는 오·폐수 양에 비해 유지수가 부족해 만성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복개 복원 구간으로 거론되는 광무교~부산진구청 약 1.3㎞를 뜯어낸다 해도, 유지수가 부족해 만족할 만한 친수공간이 조성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부전천의 경우 성지곡 수원지의 댐 수위를 높이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부산시민공원 내에
대형 저류조를 만들거나, 도시철도 및 KTX 공사장의 지하수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복개천 복원의 경우, 강폭이 좁고 엄청난 민원이 예상되는 부전천보다, 강폭이 비교적 넓고 우회로 확보가
용이한 전포천(CGV 앞~송상현광장 약 2㎞)을 대상으로 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차선책을 택할 경우, 복개가 되지 않은 동천 하류부의 양쪽 도로를 문화공간 또는 친수구역화하는 방안도 있다. 부산시 환경정책과 이건표 주무관은 "하류부는 강폭이 46~60m로 넓고 접근성이 좋아 입체적 재생 계획을 세운다면 일본 오사카의 도톤보리천과 같은 창조적 문화지대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면이야기'(부산진구 발간)를 엮은 박현고 동구 환경관리계장은
"수질개선과 복개천 복원이 되면 하류에 갑문을 설치해 유람선이 다닐 수 있다"면서
"그러면 북항과 서면이 수로로 연결돼 엄청난 관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 동천의 오물분수
- 하얀 물거품 속에 오물과 악취 '눈살'
구글 사이트에서 '부산 동천'을 검색어로 치면 동영상 하나가 뜬다.
제목이 '동천의 오물분수'다.
누르퉁퉁한 물색에 가벼운 악취까지 풍기는 강물 위에 분수쇼(사진)가
펼쳐진다.
눈부시게 부서지는 하얀 포말.
화면은 분수쇼와 함께 강물에 떠다니는 오물을 클로즈업한다.
둥둥 오물이 춤을 춘다.
그 아래 멘트 한 줄.
여전히 악취가 풍기는 똥천.
1분30초짜리 동영상을 본 기분이 고약하다.
부산의 대표적 도심 하천인 동천은 그동안 썩은 물의 대명사였다.
부산시민들은 언제부턴가 이 강을 '똥천' '하포강'(하늘이 포기한 강) 따위로 부르며 당국을 힐책하고
가까이하기를 꺼렸다.
동천이 부산의 자화상임을 안 것은 10여 년 전이다.
하수관로 공사와 준설을 하고 해수를 끌어올려 수질정화를 한 탓에 수질이 3, 4등급(COD·화학적산소요구량 4~6ppm)으로 개선됐다지만, 퀴퀴한 냄새는 여전하다.
부산시는 지난 2005년부터 동천의 분류식 하수관거 공사에 약 1500억 원을 투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