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두 아이와 여관생활 박미화씨
열심히 일해 햇볕 드는 방 마련 꿈
10월은 즐거운 추석 명절이 있었던 달이지만 박미화(가명·48)씨 가족에겐 너무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추석 전날 하루 종일 일자리를 알아보다 밤늦게 귀가했지만 가스는 이미 끊겼으며, 다음 날부터는 단전마저 된다고 합니다. 동주민센터에 급히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전화마저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기초 수급자 신청도 어려워
구치소 간 남편과 이혼 결심
한 달 째 라면으로만 끼니를 때우던 초등생 두 자녀는 더 이상 라면은 먹기 싫다고 투정입니다. 평소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리던 남편은 구치소에 있습니다.
박씨는 19년 전 남편과 결혼했지만, 남편에겐 세 번째 아내였습니다.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던 남편은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서 시댁은 물론 친정까지 부담을 지워 지금은 가족들도 외면합니다. 이 때문인지 남편은 알코올 중독에 빠졌으며, 자주 가족들을 괴롭혔습니다.
이런 변화는 박씨에게도 감당하기에 버거운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우울증 때문에 일은커녕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었지만, 청소, 설거지도 한 번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굶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해 마트, 식당 등 무슨 일이든 해보려 했지만 건강이 좋지 못해 오래하지 못했습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월급도 한 푼 못 받는 사기를 당한 적도 있습니다.
초등 6학년인 큰아들은 아침에는 버스를 타고 등교하지만, 시간이 많은 하교 때에는 걸어 다니며 차비를 아낀다고 합니다. 사업이 망하고 집이 넘어간 뒤 1천만원을 빌려 겨우 지금의 집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집을 비워줘야만 했습니다. 남편이 집 보증금마저 담보로 사채를 써 더 이상 버틸 데도 없어 지난 15일부터 초등생 두 자녀와 함께 여관으로 들어왔습니다.
박씨는 더 이상 남편과는 가정을 꾸려갈 수 없어 이혼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언제 다시 나타나 괴롭힐지 몰라 밤에도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사채업자가 가져간 남편 명의의 차량 때문에 이마저 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과 헤어져 수급자가 되면 몸이 아파도 가보지 못했던 병원에도 가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일해서 햇볕이 들어오는 집으로 이사하는 것이 박씨의 작은 희망입니다.
△홍수미·부산시 금정구청 주민생활지원과 사회복지사 051-519-4317.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 24일자 강명철 군 이야기 79명의 후원자 511만 1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 10월 10일자 서영식씨
서영식씨의 사연이 소개된 뒤에 모두 382만원의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서영식씨는 지난 19일 병원에서 간 시술을 받고 현재는 집에서 요양을 하고 있습니다. 신문기사를 접한 병원측에서도 70여만의 병원비를 감면해줘 큰 어려움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후원금은 그동안 밀렸던 방값과 치료비에 사용하였으며, 남은 금액은 앞으로의 치료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술 후 후유증이 심해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한 달 치의 진통제를 모두 써 버렸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생각하면서 힘을 낸다고 합니다. 서씨는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으로 생각해 힘든 싸움이지만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