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질병코드 도입 검토 용역보고서, 3편 중 2편 비판적"
"중국 판호 문제 WTO 제소 검토해야"
"메타버스 거품 꺼지고 있어.. 실생활 필요한 부분 찾아내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이 21일 서울 강남구 토즈 회의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7.21. shjo@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1일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가 게임의 미래'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토즈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P2E 게임의 전망에 대해 "글로벌 시장과 국내에서 P2E 게임이 몰락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런 의견을 밝혔다.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인 위 회장은 "P2E는 글로벌 코인 시장에 연동돼 있는데 테라·루나 사태 이후 기대감이 폭락했다"며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업체들도 P2E 게임을 다수 출시하고 있지만,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이후 성공한 게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위 회장은 P2E와 관련해 게임업계가 '정부 규제를 풀어달라'고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며 "한국과 비슷하게 게임의 사행성 이슈가 문제가 된 베트남에서도 P2E 규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 학회장은 게임업체들이 P2E 대신 대체불가토큰(NFT)을 우선 도입하고 점차 유저간 거래 등을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의 게임 질병코드 도입 움직임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위 회장은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국내도입 문제 관련 민·관 협의체'가 2020년 연구용역을 맡긴 보고서 세 편이 최근 완료됐다며 그중 두 편이 도입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 회장은 "과학적 근거 분석 보고서에서 질병코드 도입이 문제가 있다고 했고 파급효과 보고서에서도 심각하다고 나왔다"며 "보고서에 기반한 합리적 판단을 기대하고, 아니라면 거기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보건복지부에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문제 제기를 이어갈 것 같다"며 문화체육관광부의 명확한 반대 입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한국 게임에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 관련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 회장은 "판호는 불공정무역이기 때문에 미국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중국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공세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메타버스와 관련해 위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 못 해 거품이 꺼지고 하락세"라며 부정적 전망을 밝혔다.
정부에서 메타버스와 관련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성공한 메타버스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위 회장은 "지자체에서까지 나서는데 아무 성과가 없을 걸 알면서도 투자하는 걸 보면 허탈하다"며 "메타버스가 실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빨리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騰迅·텅쉰)를 최근 이사사로 가입시킨 일에 대해서는 "지극히 잘못한 결정"이라며 협회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위 학회장은 "중국이 텐센트를 강하게 규제하는 상황에서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텐센트를 이사사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한국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만한 게 없다"며 "산업계와 정부의 긴밀한 논의가 (게임산업협회를 거쳐) 텐센트를 통해 중국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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