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식날부터 우리반 아이들 건강검진과 구강검진 확인표를 받았다. 방학 중에 여유있을 때 하라고 한 건데, 26명 중 11명이 가져오지 않았다. 급히 파일을 받아 11장 인쇄를 하고 한 명 한 명 불러서 다시 설명을 해주고, 꼭 가져오라고 했다. 오늘 2명이 더 가져왔다.
자, 이 확인서를 갖고 교사는 "건강기록부"시스템에 접속을 해서 아이들 한 명 한 명, 어느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지, 검진 날짜가 며칠인지 입력을 해야 한다. (망할 놈의 4차 산업혁명 들먹거리지 않아도, 사실 병원에서 그냥 학교건강기록부로 자료 이관만 할 수 있게 해도 된다. 그걸 왜 안하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다.)
그 다음 나는 9명 학부모에게 연락을 한다. "건강검진과 구강검진을 받으셨으면 어제 추가로 보내드린 확인서에 기관과 날짜를 기록해서 학교로 꼭 보내주세요."
그리고 오늘까지 수합된 17장의 확인서를 갖고 먼저 통계를 낸다. (망할, 여기서 이 소리 한 번 더 나온다) 건강검진기관 만족도에 대한 통계와 구강검진기관 만족도에 대한 통계를 한장 한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세어서 낸다(물론 엑셀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어쩔 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마지막, 서술식으로 만족에 대해 의견을 주신 분들께 문자로 한 분 한 분 답을 드린다.
"이 치과에 대해 불만인 분도 계시지만 해마다 만족도 조사에서는 긍정 답변이 더 많아서 계속 합니다.
모든 학년이 다 같은 기관에서 검진을 받을 없어서 1,4학년은 다른 치과와 계약합니다.
병원에서 도장을 찍어줄 의무는 없구요, 어머니께서 그냥 병원명과 날짜만 써서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래야 교사들이 그걸 건강기록부에 입력합니다, 그리고 통계도 냅니다." 했더니
"네에 선생님... 저희는 절대 모르는 선생님들의 수고가 정말 많으시네요... 자세히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들 가르치시는 것만으로도 벅차실텐데.. 얼른 학교의 문제들이 개선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라고 문자를 보내주신다.
누가 교사와 학부모를 갈라치기 하고 있냐, 정말.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처리되는 게 한 둘이 아니라는 것.
교육부 너희는 정말 교사가 뭐 때문에 잡무가 많다고 하는지 알기는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