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사등 (김광균)
** 짜임 @ 1연 : 쓸쓸한 도시 풍경-(현대인의 방향 감각의 상실) @ 2연 : 도시 문명의 종말감-(현대인의 무정향성(無定向性)의 근거 제시) @ 3연 : 도시적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비애-(슬픈 감정의 직설적 표현) @ 4연 : 종말 의식을 갖고 살면서 느끼는 중압감-(현대 물질 문명 속의 비애감) @ 5연 : 쓸쓸한 도시 풍경-(현대인의 방향 감각의 상실)(1연의 반복 심상)
* 와사등 : 가스등의 음차식 표기 * 차단한 : 시적허용, 차디찬(시적허용), 불빛이 희미한 * 호올노(홀로) : '고독'의 의미 * 어데로 : '방황'을 의미 * 황망(慌忙) : 어찌할 줄 모르게 바쁨 * 피부의 바까테 숨이는 어둠 : 공감각적 표현(시각의 촉각화) * 그림자 : 고독한 현대인 상징 -------------------------------------------------------------------------------- key point ★ 회화적 수법, '와사등'의 상징적 의미, 시적 화자의 대상에 대한 태도
▶ 감상의 초점 30년대 모더니즘 계열의 회화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도시적 삶의 고독과 삶의 비애감을 주관적인 감각 체험으로 묘사한 시로서 현대 문명 속에서의 삶이 지닌 군중 속에서의 고독과 비애, 그리고 뿌리 뽑힌 이방인적인 우수를 노래했다. 이 작품의 '등불'의 이미지를 두 가지로 생각해 보자. 어둠을 밝히는 시인 의식의 표출이면서 '떠남'과 관련되어 있다. 그것은 떠남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인 여름 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는 어둠을, 날개를 접는 새에 비유한 감각적 표현이다. '고층 건물→묘석', '찬란한 야경→잡초'에서 도회인의 고독감과 불안, 고민을 반영한 시각적 이미지와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의 공감각적 이미지를 주목하자. ▶ 성격 : 감각적(회화적), 주지적 ▶ 심상 : 시각적(1연: '차단한 등불', '비인 하늘', 2연: 석양 무렵의 스산한 도시의 모습), 촉각적, 공감각적 심상 ▶ 운율 : 겉으로 드러나는 운율은 없으나, 부분적으로 3음보(제2연) 및 2음보 (제3연)의 율격이 보인다. ▶ 구성 : 수미쌍관의 구성 ▶ 제재 : 와사등 ▶ 주제 : 현대인의 고독감과 우수, 불안 의식
@ 문제 1. 이 시에서 화자인 '나'의 방향 상실감을 나타낸 두 어절의 시구를 찾아 쓰라.▶ 비인 하늘 2. 제2연의 2,3행에서 비유어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 쓰라. ▶ '묘석'은 현대인의 종말감을 암시하고, '잡초'는 무질서한 현대 문명을 비유한다. 3. 이 시에서 ㉠이 표상하는 바를 10자(실자수) 내외로 쓰라. ▶ 고독하고 쓸쓸한 현대인 4. 이 시는 화자의 어떤 정서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50자 정도로 설명하라. ▶ 현대 문명에서 느끼는 비애, 고독 등의 정서를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 이해와 감상 김광균은 김기림, 정지용과 더불어 30년대 모더니즘 시를 확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시인이다. 그의 시는 직접적으로는 김영랑으로 대표되는 시의 음악성에 대한 부정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김기림의 말처럼 "소리조차 모양으로 번역하는 기이한 재주"를 가지고 회화적인 시를 즐겨쓴 이미지즘(imagism) 계열의 시인으로 평가된다. 그는 도시적 소재를 바탕으로 공감각적 이미지나 강한 색채감, 이미지의 공간적 조형 등의 기법을 시에 차용(借用)했으며, 특히 사물의 한계를 넘어 관념이나 심리의 추상적 차원까지도 시각화하였다. 그의 시에는 기계 문명 속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감과 삶의 우수와 같은 소시민적 정서가 짙게 깃들여 있다. 이 시는 참신한 비유를 통한 독창적인 이미지를 창출해 보인 작품이다. 시각적 심상을 주축으로 한 이 시는, 그것을 촉각적 심상으로까지 전이시키면서 공감각적 심상을 보이고 있다. <와사등>이란 제목은 '가스등'이라는 이국적(異國的) 정서를 환기시켜 주는 도시적 가공물로 일몰(日沒)과 밤으로 귀결되어 절망을 상징하며, 나아가서는 일제 치하라는 당시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공허와 비애로 살아가는 당시대 사람들의 삶을 표상하고 있다. '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라고 외치며 방향 감각을 잃은 현대인의 무정향성(無定向性)과 '사념'이 '벙어리'가 된 도회인의 정신적 위기를 통해 화자는 묘석과 잡초로 비유된 황량한 도시 문명을 신랄히 비판하기 시작하여, 마침내 '피부에 스미는 어둠'과 '거리의 아우성 소리'로 '낯설고 눈물겨운' 시대적 상황 때문에 그는 갈 곳을 잃고 '군중의 행렬에 섞이'게 된다. 그리하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어두운 그림자 길게 늘이며' 절망할 때, '비인 하늘에 걸린' '차단한 등불 하나'가 그를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조국을 잃고 떠돌이의 삶을 사는 당시 한국 지성의 정신적인 방황, 현대의 화려한 물질 문명이 가져다 주는 무질서와 황량함 속에서 살아야 하는 현대 지성의 방황을 '와사등'을 소재로 그리고 있지만, 정작 김광균 자신도 이 작품의 시적 자아처럼 제 삶의 길을 찾지 못하고 어두운 시대 상황 속에서 그저 무기력한 지성으로 절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양승준, 양승국 공저 [한국현대시 400선-이해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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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 시 창작의 계기가 되는 작품들
★1930년대 주지시 최재서(이론 도입) → 김기림(작품 창작) → 김광균(결실)
★시문학파의 한 사람인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와 다른 점을 대상과 심상의 두 측면에서 비교 -대상 : '와사등'이 물질 문명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우수를 그리고 있다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는 순수미의 세계를 향토적 정서로 표현하고 있다. -심상 : 김광균이 주로 시각적 심상에 의존하여 회화성을 강조했다면, 김영랑은 청각적 심상을 통해 음악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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