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골프장에서 낙뢰로 인한 사망사고는 종종 발생한다. 지난 2009년 4월 제주도에서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출전해 1라운드를 플레이하던 미셸 위 선수는 골프장 건너편 오름에서 번개가 번쩍이는 것을 본 순간 플레이 도중 클럽을 내던지고 그늘집으로 대피했다. 이를 지켜보던 동반 플레이어들은 '아직 낙뢰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는데 웬 호들갑?'이라는 눈치로 미셸 위를 바라봤다.
기자 한 사람이 그늘집으로 미셸 위를 따라가 '왜 경기중지 지시가 있기 전에 그늘집으로 대피했나'라고 물었더니, '경기중지 발령을 기다리다가 벼락에 맞을 수도 있다. 미리 대피하는 게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미셸 위가 그늘집에 들어선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경기를 일시 중지하는 것을 알리는 신호음이 골프장에 울려 퍼졌다.
국내 골퍼들은 대부분 날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약한 비가 오면 골프를 중단하지 않고서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장마가 한창인 여름이 아니라면 낙뢰가 떨어질 가능성도 적을 것이라 생각하고 라운딩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낙뢰는 4계절 중 언제라도 발생이 가능하며 특히 겨울에는 구름이 대기 중에 다른 계절보다 낮게 형성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구름이 높을수록 낙뢰는 나무, 건물, 전봇대 등 키가 큰 구조물에 떨어질 가능성이 큰 반면, 구름이 낮으면 낮을수록 구름에 가까운 전도체에 이끌린다. 특히 나무와 건물이 거의 없는 골프장 한 가운데서 골프 클럽을 들고 서 있는 골퍼는 낙뢰가 떨어지기 딱 좋은 전도체인 셈이다. 비가 오면 무조건 경기를 중단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이다.)
그 날은 기적 같은 일들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 미스K가 5번 홀에서 퍼터로 민 공이 스르르 굴러가다가 홀에 들어가기 직전에 멈추었는데, 풀메뚜기가 날아와 공의 앞 부분에 앉으니까 쏙 굴러 떨어졌다. K교수가 6번 홀에서 퍼터로 공을 잘 밀어서 홀에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공이 홀 가장자리에서 그만 멈추고 말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공 아래에 지렁이가 가로막고 있었다. 쿠)사장이 파5 도그레그인 7번 홀에서 숲을 가로질러 드라이버로 장타를 날려 공이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이어서 쿠)사장이 3번 아이언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는데 그만 알바트로스를 기록하였다. 구력 10년의 쿠)사장은 알바트로스는 처음이라고 기뻐하였다. 루비 코스에서 파5인 8번 홀은 거리가 573야드인데 벙커가 많기로 유명한 홀이었다. 무려 22개의 벙커가 도처에 흩어져 있었다. 아마도 전국에서 가장 벙커가 많은 홀일 것이다. 8번 홀에서는 두 팀이나 밀려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K교수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교수를 주제로 한 유머를 소개하였다. 대학교수가 애인으로서 좋은 4가지 이유를 아세요? 교수가 아닌데 어떻게 아느냐고요? 그래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잘 모르겠다고요? 첫째, 시간이 많아서 만나기가 쉽다. 둘째, 만나면 하나라도 배우는 게 있다. 셋째, 바빠서 못 나오면 대학원생을 내 보낸다. 넷째, 이건 좀 야한데. 괜찮다고요? 말해보라고요? 50분 강의에 익숙해져서 한번 시작하면 50분이다. 호호호. 허허허. 하하하.
그런데 대학교수가 좋은 점도 있지만 애인으로서 나쁜 점도 있을 거에요. 나쁜 점도 4가지가 있는데 알아 맞춰 보세요. 모르겠다고요? 생각해 보세요. 그냥 말하라고요? 그러지요. 첫째, 박봉이어서 돈을 잘 쓰지 못한다. 둘째, 제자들이 널려 있어서 잘못하면 소문난다. 셋째, 대학원생 시키던 버릇이 남아서 자꾸 남에게 시키려고만 한다. 넷째, 이것도 좀 야한데. 계속 하라고요? 알겠습니다. 채점에 익숙해져서 일이 끝나면 반드시 “오늘은 몇 점이야”라고 평가를 한다. 호호호. 하하하. 허허허...
그 순간 갑자기 K교수가 비명을 지르며 땅에 쓰러졌다. 공이 날아와 머리에 맞은 것이다. 옆으로 나란히 있는 홀에서 누군가 공을 엉뚱하게 잘못 쳐서 공이 날아온 것이다. K교수의 머리에서는 피가 흘렀다. 캐디가 무전을 치고, 구급차가 달려 오고, 소란이 벌어졌다.
골프공은 사실 화살보다도 빠르다고 한다. 프로선수가 장타를 때릴 때에 골프공의 속도는 시속 270km (초속으로는 75m)라고 한다. 빠른 직구일 때에 야구공의 시속은 165km 정도이고, 권투선수가 펀치를 쭉 뻗을 때에 속도는 시속 56km라고 하니 골프공을 맞으면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첫댓글 정말 재미있습니다. 낙뢰나 홀인에서 지렁이나 풀메뚜기에 새까지 (알바트로는 원래 큰새) 사람이 친 공을 넣었다 뺐다 하니 말입니다 ㅎㅎ.. 마른 하늘에도 벼락맞아 죽는 놈이 있는데 특히 비오는 날 골프장 낙뢰 위험하지요. 구름이 낮게 깔리든지, 옆에 키 큰 사람이 있든지 간에 키가 반토막인 남자도 골프채를 들고 있으면 낙뢰에 매한가지로 위험천만입니다. 칼쓰는 놈 칼로 망한다고 골프좋아하다 골프공에 맞을 확율까지 더하면 조심해야합니다~~
드라마도 전 첨부터 끝까지 며칠 몰아서보는스타일이라 얼마전에 다시 몰아서 읽었습니다. 제가 소설 평은 잘 못하지만.. 책으로 꼭 출간하시면 열권 예약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