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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소총 획득방향에 대한 제언
작성일: 2020-05-18 15:48:35
임영일 방위사업청 화력사업부장 고위공무원
오덕수 방위사업청 화기사업팀장 육군 대령
박원용 방위사업청 화기사업팀
김지훈 방위사업청 화기사업팀
[그림 0] 대한민국 육군에서 추진중인 워리어플랫폼 사업의 일환으로 표적지시기, 조준경, 전방손잡이, 폴리머 탄창, 조절형개머리, 후레쉬 등 워리어플랫폼킷을 장착한 K1A기관단총으로 사수가 조준자세를 취하고 있다.(출처_ S&T모티브)
대다수는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K2 소총, K1A 기관단총, K3 경기관총 같은 소화기 명칭에 대해서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것은 소총으로 어떤 것은 기관총이나 기관단총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지 잘 모를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명칭은 소화기의 용도 특성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즉, 소총Rifle은 주로 구경 5.56mm 탄약을 사용하면서 높은 명중률과 살상능력 및 우수한 제압능력을 발휘하는 개인화기로 운용되며 돌격소총Assault Rifle, 저격소총Sniper Rifle, 카빈소총 Carbine, Short Rifle 등으로 구분된다.
기관총Machine Gun은 구경 7.62mm 이하의 탄약을 사용하면서 경량, 소형화가 요구되는 보병의 지원 및 공용화기로 운용되는 경기관총LMG Light Machine Gun과 구경 12.7mm 이상의 탄약을 사용하면서 차량 또는 전차·장갑차에 탑재하여 운용되는 중기관총 HMG Heavy Machine Gun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주로 구경 9mm 권총탄을 연발로 사격할 수 있게 제작되어 권총과 같이 근접전투능력, 돌격소총의 중사거리 및 기관총과 같은 화력의 기능을 갖고 있는 기관단총 Submachine Gun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소화기의 용도 특성에 의한 구분 외에 소화기가 갖는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성능 특성이 있다. 즉, 탄자의 운동에너지를 표적에 전달하여 표적을 무력화시키는 표적효과와 유효사거리, 발사속도, 정확도 및 분산도와 관련된 명중률, 인간공학적 설계에 의한 편의성, 정비 유지성을 고려한 표준화 등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성능 특성을 얼마나, 어떻게 향상 시킬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지금도 이러한 성능 특성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 및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M16 소총을 1970년대 초에 기술도입으로 생산하다가, 앞서 언급된 K2 소총과 K1A 기관단총 등을 1980년대 초에 독자 개발하여 지금까지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후 지속적인 성능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노력이 미흡하여 세계적인 기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세계 각국의 우수한 소화기들과 동등한 수준이 되도록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따라 이 글을 통해 소화기 특히 소총의 성능 특성 향상을 위해 세계적으로 어떤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군의 차세대 소총 획득을 위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 소총의 세계적인 기술발전 추세
◆ 경량화와 신뢰도를 고려한 작동방식
현재 세계 각국에서 운용중인 소총은 기본적으로 탄약이 발사될 때 발생하는 가스의 힘을 이용하여 노리쇠를 후퇴시켜 재장전하는 원리로 작동되는데, 이는 구조적으로 가스직동방식과 가스피스톤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림 1] 가스직동방식 작동 메커니즘
미군의 M16A1 소총, 우리 군의 K1A 기관단총에 적용된 가스직동방식은 [그림 1]과 같이 탄가스가 총열과 가스활대Gas Tube를 따라 이동하며 그 힘으로 노리쇠를 후퇴·장전시키는데, 작동 메커니즘이 비교적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격발 시 발생되는 탄가스와 탄매가 약실 내로 그대로 유입되어 송탄부터 탄피 추출까지의 격발 과정에서 부품 간 기계적 맞물림을 방해하여 고장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과거에는 전투병력의 기동 수단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운용자의 신체적 한계를 고려한 소총 개발이나 발전은 단순한 메커니즘 구현을 통한 경량화에 치중된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기동수단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면서 1990년 이후 걸프전 및 아프간전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 이상 소총의 경량화만 요구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보다 지속적으로 운용 가능한 소총 즉, 보다 신뢰도가 높은 작동방식으로 설계된 가스피스톤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가스피스톤 방식은 탄가스의 압력을 소총 전방부에서 피스톤으로 전달시킨 뒤, 다시 이 힘을 받은 피스톤이 전후 왕복 운동의 힘으로 전환되어 노리쇠를 후퇴·장전시킨다. 이에 따라 약실 내 탄가스의 유입을 차단시켜 탄가스로 인한 고장 발생 확률을 현저히 감소시킴으로써 신뢰도 수준을 높인 것이다.
[그림 2] 장복좌 가스피스톤식(좌)과 단복좌 가스피스톤식(우) 내부구조 및 작동 메커니즘
우리 군에서는 [그림 2](좌)와 같이 1980년대 초부터 가스피스톤 방식의 하나인 장복좌 가스피스톤Long-Stroke Gas Piston 방식의 K2 소총을 개발·운용하고 있다. K2 소총은 정확하고 확실한 노리쇠의 후퇴·장전과 높은 신뢰도를 보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총기 전방에서 후방에 이르기까지 길고 두꺼운 피스톤 뭉치를 탑재함에 따라 추가적인 경량화가 제한되는 한계점이 있다.
그래서 최근 세계 시장에서는 [그림 2](우)와 같이 가스피스톤 방식 중에서도 경량성과 신뢰성 모두를 확보한 단복좌 가스피스톤Short-Stroke Gas Piston 방식의 소총을 개발·운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단복좌 가스피스톤 방식은 단어 그대로 기존 가스 피스톤보다 짧고 가벼운 가스피스톤을 탑재하기 때문에 가스피스톤방식의 신뢰성에 경량화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11년 삼호주얼리호 피랍 구출 작전 시 해군 청해부대 특전단(UDT) 요원들이 운용했던 HK416 소총이 바로 단복좌 가스피스톤 방식으로 작동되는 소총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군은 장기간 소요 결정의 부재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개발된 단복좌 가스피스톤 방식의 소총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나, 근래에 특수부대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획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확장성 설계와 총열 모듈화
[그림 3] 워리어플랫폼(소총)
[그림 3]과 같이 미래병사가 운용하는 소총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장비를 부착하여 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총을 이렇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설계 개념이 적용되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첫 번째, 사격능력 향상을 위한 부가장비 장착이 쉽도록 확장성을 부여한 설계이다. 과거 전장환경에서는 운용자의 시력 및 사격술에 의존하여 기계적 가늠자 및 가늠쇠를 통해 사격을 하였다면, 최근에는 [그림 4]와 같이 도트사이트, 홀로그래픽사이트, 레이저표적지시기, 열상조준장치 등과 같은 부가장비를 자유로이 소총에 탈부착하여 운용함으로써 신속하고 정확한 사격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 4] 도트사이트, 홀로그램사이트, 레이저표적지시기, 열상조준장치 형상
[그림 5] 피카티니 레일 형상
그리고 이러한 부가장비를 탈부착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격이 수반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그림 5]와 같은 피카티니 레일이라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국영 Picatiny 조병창에서 개발되어 1995년 제식 표준으로 채택되었다.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NATO회원국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으며, 우리 군에는 2016년 7월이 되어서야 K2C1 소총에 반영되어 전력화 되었다. 그러나 선진국 대비 십수 년이 늦게 적용되었던 피카티니 레일 규격은 당시 전력화조차 쉽지 않았던 이력이 있다.
피카티니 레일은 부가장비의 견고한 장착을 위해 총몸과 같은 재질의 알루미늄 위주의 합금으로 제작되는데, 이는 화기에서 발생되는 열이 빠르게 전도되는 단점이 있다. 우리 군은 K2 소총 개발 당시 총열덮개를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하여 맨손 사격에 지장이 없게 하였고, 맨손 사격방식을 제식화하여 운용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제식환경에서 총열덮개 대신 K2C1 소총에 적용된 피카티니 레일의 과열 문제가 제기되었다. 2016년 7월 K2C1 소총 전력화를 시작한지 1개월이 지난 2016년 8월 일부 부대에서 수백 발 이상을 쉼 없이 단시간 내 사격 후 피카티니 레일 부분이 뜨거워져서 운용이 제한된다는 사용자 불만이 접수된 것이다.
[그림 6] K2C1 소총과 HK416 소총의 피카티니레일 발열 측정 결과
방위사업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K2C1 소총과 HK416 소총을 동일한 환경에서 비교사격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그림 6]과 같이 피카티니 레일은 매우 유사한 수준으로 과열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K2C1 소총의 피카티니 레일 발열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닌 해당 규격의 정상적인 특성으로 정리되었다. 다만 극한의 전장 환경을 고려하여 소총이 과열되더라도 지속 운용이 가능토록 전방손잡이, 총열덮개 등을 추가 패키지로 포함하여 전력화를 완료하였다.
두 번째, 하나의 소총에 작전환경별 적합한 총열을 선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총열 모듈화이다. 소총에 있어 중량의 비중이 가장 높은 부품은 바로 총열이다. 총열은 격발 시 탄자에 회전운동을 부여하여 안정적 비행을 유도하며, 길이에 따라 탄자의 유효사거리를 증감하게 하는 기능을 갖는다. 다만 현용 K100탄 기준으로 사격 시 총열 길이에 따른 유효사거리의 증가 한계는 통상 600m인데, 이 범위 내에서는 총열길이에 따라 유효사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총열은 소총에 있어 전체 중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총열의 길이에 따라 유효사거리가 증감되므로 총열을 적절히 단계적으로 구분하여 교체할 수 있다면 임무형태, 운용환경 등의 특성에 따라 운용자가 유효사거리를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하여 세계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소총에 총열 길이를 세분화하여 개발·생산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림 7] 해외 소총(ARES16)의 총열 모듈화 현황
이와 달리 우리 군은 소총에 하나의 총열만을 적용하다보니 유효사거리가 한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에는 하나의 소총에 모듈화된 총열을 적용하여 운용성을 확장하게 된다면 획득비용의 절감, 효율성 증대 등 여러 가지 장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 유효사거리 설정 기준의 다양화
서구권에서 개발된 소총은 운용환경에 따라 유효사거리를 다양하게 설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군은 대표적 경기관총인 5.56mm M249 LMG의 유효사거리의 경우 점표적(1인 대인표적)을 대상으로는 600m로, 지역표적(다수 대인표적)을 대상으로는 800m로 설정하고 있다. 즉, 점 표적의 경우 관통력을 고려한 유효사거리를 최저성능으로 분류하고 다인표적의 경우 그 유효사거리를 최대성능으로 확장하여 효과적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군의 대표적 기관총인 7.62mm M240의 유효사거리의 경우 양각대Bipod 운용시 800m, 삼각대Tripod 운용 시 1,800m로 이원화 하여 설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군은 대부분 관통력에 한정하여 소총별 하나의 획일적인 유효사거리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유효사거리 기준의 세계적 설정 추세, 운용환경에 따른 유효사거리 확장성 등 유효사거리 설정 기준의 다양화는 앞으로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된다.
참고적으로 과거 미국 아말라이트사에서 M16 소총을 개발할 당시 미군의 M2헬멧 관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와 동일한 소재와 두께를 갖는 3.43mm 연강판으로 관통력 시험을 하였던 것이 현재까지도 NATO 회원국에서 개발·생산된 구경 5.56mm 소화기의 관통능력 평가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 사용되었던 방탄헬멧 관통 가능 여부로 판단하는 현재의 관통력 시험 기준은 반드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 총열 수명 향상을 위한 가공방식
소총에서 교체 빈도가 가장 높은 부품은 바로 총열이며, 그 만큼 비용 또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총열의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총열 가공방식을 개발하여 생산에 적용하고 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총열가공 방식은 크게 버튼가공방식Button Pressing과 냉간단조방식Hammer Posing이 있다.
[그림 8] 버튼가공방식과 냉간단조방식의 메커니즘
[그림 8](좌)와 같이 버튼가공방식은 원통 파이프형총열 자재를 가운데 세워놓고 고압의 버튼으로 프레싱하여 총열내 강선을 가공하는 방식으로 그 원자재의 특성에 따라 총열 내구도가 결정되는 매우 단순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반면 [그림 8](우)와 같이 냉간단조방식은 보다 최근에 적용되고 있는 총열가공방식으로 원통파이프형 총열 자재를 가공장비에 끼워 넣고 그 총열 자재 내부에 상대적으로 높은 강성을 갖고 있는 코어파이프를 끼운 상태로 총열 자재를 수천번 두드리면서 코어파이프가 상대적으로 연성인 총열 자재 내부에 강선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가공방식의 장점은 총열 자재를 두드리면서 강성을 형성함에 따라 그 총열의 내부 치밀도가 향상되어 상대적으로 총열 내구도가 향상된다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통상 버튼가공방식으로 제작된 총열의 내구도는 약 6~7천 발이며, 총열 내부에 크롬도금을 통해 1만 발까지 향상시킬 수는 있다. 반면 냉간단조방식으로 제작된 총열의 내구도는 해외업체 자료를 기준으로 약 1.5~2만 발 수준까지 확인되고 있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 총열 냉간단조가공 장비는 오스트리아의 GFM사에서 독점하고 있으며 해당 장비의 단가는 약 30억 원 수준이라는 것은 단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산업체로 지정된 업체 모두 냉간단조 가공장비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차세대 소총 사업이 착수된다면 우리 군도 냉간단조방식으로 가공된 총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차세대 소총 획득방향에 대한 제언
[그림 9] 프랑스 육군의 HK416 소총
2016년 프랑스 육군은 [그림 9]와 같이 차기 제식 소총으로 독일 H&K사의 HK416 소총 약 10만 정을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프랑스는 함정, 전투기, 전차, 감시정찰 및 통신체계 등 무기체계 전 분야에서 세계적 시장을 선도하는 방산강국이기에 가장 낮은 기술단계의 소총을 대량으로 국외도입한다는 사실에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 10] 프랑스 육군의 불펍형 FAMAS 소총
프랑스는 과거 1952년부터 1962년까지 국영 생테티엔 조병창에서 소화기를 자체 개발/생산하였다. 이후 Nexter그룹의 소화기 부문으로 인수되어 [그림 10]과 같이 1978년 프랑스 육군의 제식소총이었던 불펍Bullpup형 FAMAS소총을 개발·생산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속 발전이 가능해 보였던 프랑스의 대표 방산업체인 Nexter그룹의 소화기 부문은 2002년 사업을 중단하였고, 생산플랜트는 민수 화장품 제조업체로 인수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바 있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였던 원인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불펍형 FAMAS 소총은 혁신적 디자인과 높은 휴대성과는 달리 실전에서 나타나는 단점이 명확했다는 것이다. 불펍형이란 급탄과 격발 등 작동이 방아쇠 뒤쪽 개머리판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소총으로, 이런 방식은 총기의 작동부를 개머리판에 탑재하게 되어 일반 형태의 총기와는 달리 공간의 효율성이 높고 이에 따라 같은 총열 길이에도 총의 전체 길이가 짧아지고 경량화에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반면에 실전에서 나타난 불펍형 소총의 단점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탄피 배출구가 개머리판에 있어 양방향 사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좌우 양방향 사격이 요구되는 시가전 등에서 큰 제한사항으로 작용되었다. 또한 무게 중심이 총기 후방부에 집중되어 장기간 작전시 기존 소총보다 운용자의 피로도가 높으며, 탄창이 개머리판 부분에 위치하여 신속한 탄창교환이 제한된다. 또한 소총의 길이가 짧아지는 만큼 정렬이 가능한 조준선이 짧아지게 되어 가늠자와 가늠쇠를 통한 조준 사격시 명중률이 낮아지는 한계점을 갖는다.
둘째, 프랑스 국방부는 FAMAS소총의 후속 총기에 대한 소요결정과 획득계획을 마련하지 못하였다. 이는 곧 프랑스 자국의 소화기 생산플랜트 중단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대형플랫폼 체계와 달리 소화기 체계는 1차 생산업체로 대부분의 노동력이 집중되며, 2차 생산업체는 대부분 원자재 수준 또는 단순 가공 수준의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흐름을 고려할 때 소화기 시장에서 생산물량의 중단은 곧 생산 플랜트의 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실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성능상의 단점과 이를 보완할 후속 총기에 대한 국가 주도의 소요의 부재 때문에 프랑스는 총기를 애써 개발을 하고도 타국의 것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다행히도 현재 우리 군은 기존 K2 소총이나 K1A 기관단총의 사용자로부터 제기되었던 기술적 단점과 노후도를 고려한 차세대 소총 획득을 준비중에 있다. 따라서 차세대 소총 획득 시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 경량화를 탈피한 신뢰도 중심의 개발
최근 우리 군의 소총 획득 상황을 보면 밝지만은 않다. 2019년 K11 복합형소총 양산사업 중단, 2016~2018년 7.62mm 기관총-Ⅱ 구매사업 시험평가 실패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문제점의 근본원인은 경량화 중심의 성능기준 설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경량화를 위해 고가의 신소재를 적용할 수 있으나, 이는 비용측면에서 매우 불리하다. 즉 혁신적인 소재의 변화 없이 기존 소재만으로 추가적인 경량화 달성은 제한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요 측면에서는 운용자가 휴대해야 하는 물자나 장비가 계속 추가됨을 고려하여 소화기의 경량화가 가장 중요한 성능으로 관리되고 제시되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업체에서는 체계 경량화 목표 달성을 위해서 부품 위주의 경량화를 추진하였는데, 그 결과는 시험평가 또는 양산단계 품질보증 단계에서 내구도 기준을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림 11] 총기질량과 총기 반동에너지의 상관관계
반면 2018년 ○○사업 선행연구 시 실전 경험이 풍부한 부사관 중심의 소요군 토론회에서는 경량화보다는 신뢰성 및 내구도 중심의 소구경화기 개발/생산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진 사례가 있었다. 실전 경험에서 나온 이들의 의견은 [그림 11]의 자료에서 보는 것처럼 소총 경량화(총기 질량 감소)는 총기 반동에너지를 증가시키며 총구 앙등현상이 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명중률과 집탄률의 저하까지 이어진다는 이론적 설명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일례로 현재 미 육군에서는 [그림 12]와 같이 NGSW Next Generation Squad Weapons 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기존 구경 5.56mm에서 구경 6.8mm의 차세대 소총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제는 경량화보다 유효사거리 및 관통력, 내구성 등의 향상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12] 미 육군의 NGSW(Next Generation Squad Weapons) 사업 현황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총기를 개발·생산하는 점도 고려한다면 향후에는 경량화보다는 신뢰도·내구도에 중점을 둔 개발·생산이 보다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결정시 계속 경량화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통합개념팀(ICT) 운영 시 실전경험이 풍부한 부사관 의견수렴이 배제되는 것에 있다고 판단된다.
기존 통합개념팀은 소요기획부서 영관급 장교, 방사청 사업담당 행정공무원, 국과연 및 기품원의 공학적 연구원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에 실전 경험을 제시할 수 있는 부사관의 참여는 제한되었던 것이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요군 토론회 시 가장 절실했던 실전 경험이 풍부한 부사관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는 모두 가족이 있는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목숨을 걸고 작전에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총기 소요결정 내용이나 획득 계획조차 모릅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신규 총기가 전력화됩니다. 문제는 우리가 기대했던 성능이 아님에도 Top-down 방식으로 결정된 성능의 총기를 운용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가능하다면 Bottom-up 방식의 사업추진을 통해 실 운용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획득사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이후 ○○사업 추진 시에는 개발초기 소요군 협의체를 구성하여 SFR(체계기능검토 회의), SRR(체계요구성능검토회의)을 통해 실질적으로 소요군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게 되었다. 추가적으로 방위사업청은 올해부터 다양한 분야와 소속의 전문가 중심의 ‘건담(Gun-談)’이란 화기분야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하여 세계 화기 시장의 기술 경향 및 신소재 적용 방안, 야전의 요구사항 등 다방면의 활발한 지식과 의견을 교류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소화기 시장은 경제성 측면에서 K 계열 총기 간 부품호환성이 70%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K계열 부품호환성을 지속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것에 집중해 왔다. 과연 그럴까?
K계열 소화기의 부품은 대부분 1980년대에 개발 및 규격화 된 품목으로 이후의 부품단위의 구조적 개선 없이 현재 세계수준의 소화기 신뢰도·내구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차세대 소총 개발 시에는 전 부품단위 재개발을 통해 하위 단계 WBS에서부터 신뢰도·내구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궁극적으로 높은 수준의 소구경화기 신뢰도·내구도를 갖는 소총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개념선도형 성능목표 정립
2018년부터 국내 소총 양산사업이 모두 종결됨에 따라 유휴인력의 발생으로 일부 방산업체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생산라인을 유지한 채 경영난을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민수의 관점으로 본다면 업체의 유휴인력 발생, 생산라인 가동의 제한은 전적으로 기업 경영의 문제로 볼 수 있으나, 방위산업의 한정적 수요와 특수성을 고려하였을 때 이와 같은 침체는 방위사업청-군이 함께 노력해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과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첫째, 도전적 연구개발과제의 활성화를 통해 통상적 기대수준 이상의 성능 즉, 개념선도형 성능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높은 수준의 총기를 우리 군에 전력화함과 동시에 방산업체가 자생적으로 해외수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연구개발 실패에 대한 부담으로 전체 사업 중 실패가 염려되는 연구개발과제를 찾아보기 힘들다. 실패를 책임질 누군가를 특정하는 감사의 과정은 누구에게나 개념선도적 목표에 동의하기 어렵게 만든다.
2009년 방위사업법 개정으로 도전적 연구개발과 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복수연구개발제도를 국방연구개발과제에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성실실패제도 등의 능동적 도전을 돕는 제도발전으로 정부와 방산업체의 상생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한 때이다.
둘째, 최근 소화기 개발사업은 통상 조준장치 개발 사업과 동시에 수행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여 차세대 소총 개발사업 추진 시에는 조준장치업체에 체계종합 업체의 지위를 부여하는 방법 또는 소화기업체가 체계종합업체를 수행하더라도 관련 기술분석 및 개발은 조준장치업체가 수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통상 총기 업체는 M&S, ILS 등의 대부분 기술분석 및 개발을 외부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조준장치업체는 기술분석 및 개발을 내부 전문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총기 및 조준장치는 격발 충격 및 발열에 따른 상호피해 분석, 총구화염으로부터의 조준장치 회피설계 등 상호보완적 개발이 불가피함에도 통상 소총 개발사업 시 총기업체는 체계종합업체 일뿐 각각의 업체는 별도 분리개발을 수행해 왔다. 이에 따라 기술분석 및 개발에 취약한 체계종합업체가 개발하는 총기는 획기적인 발전이 제한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향후 이러한 개념을 적용하여 총기를 개발한다면 보다 상호보완적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 잔여성능을 고려한 소총 획득소요량 판단기준 마련
현재 우리 군에서 운용중인 소총은 전시치장용을 포함하여 수십만 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총의 획득소요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소총을 시간적 흐름Time Based Acquisition에 따라 노후된 것으로 판단하고 현존 물량과 대등한 물량을 신규로 획득하는 것이 옳을까? 소총의 노후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률적으로 추정하여 도태 및 신규 물량을 계획하는 것은 완전히 틀릴 수 있다.
우리 군이 운용하는 소총은 부대별, 지역별, 운용자별 노후도에 따른 잔여 신뢰도 수준이 각각 다르다. 또한 운용지역에 따른 부식도 및 정비도 수준의 차이에 따라 소총의 신뢰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즉, 같은 시기에 전력화된 소총이라도 운용환경Condition Based에 따라 잔여 신뢰도·내구도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표 1] 현행 Time Based 소요결정 방식과 Condition Based 소요결정 방식 비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소총의 소요결정은 시간기준에 따라 필요한 물량을 대체Time Based Acquisition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표 1]의 요약된 내용과 같이 잔여성능을 기준으로 소총을 대체하여 획득Condition Base Acquisition하는 가칭 EORP(Equipment Operational Reliability Program, 장기운용장비 신뢰성평가)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신규 소총 획득소요량을 결정하기 전에 기보유 총기의 잔여성능을 측정 및 등급분류 후 폐기등급 또는 결함등급을 받은 물량에 한해서만 획득소요량을 산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이미 항공기와 같은 고가의 장비 운용 간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림 13]과 같이 피로취약 부위에 대한 균열성장곡선으로 피로수명을 예측하는 등 더욱 고도화된 수명주기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그림 13]
[표 2] Condition based 소요결정 적용시 예산절감 효과 판단(예시)
추가적으로 이는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차세대 소총 획득 시에 EORP 방식을 소화기 분야에 시험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 맺 는 말
2006년 방산업체 전문화·계열화 폐지에 따라 이미 함정, 항공, 감시정찰 등 대부분의 무기체계 분야별 경쟁환경이 구축된 이후 벌써 15년이 흘러왔다. 그 동안 대다수 방산업체의 각고의 노력으로 우리 방산경쟁력이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화기 분야에서는 특정 업체에 독점적 지위가 지속되어 왔고, 소요군의 소화기 획득소요 결정의 부재에 따라 기술력 및 경쟁력 향상이 부진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2017년부터는 방산업체가 추가되면서 경쟁구조가 형성되었고, 이제는 이 경쟁구조를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각고의 정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총열 모듈화 등 소총의 세계적인 기술발전 추세와 신뢰도 중심의 개발, 개념선도형 성능목표 정립, 잔여성능을 고려한 획득소요량 판단기준 마련 등의 제언을 차세대 소총 개발·획득 시에 고려한다면 소화기 분야의 침체를 신속하게 탈피하고 안정적 방산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향후에는 정부의 소요가 없더라도 자생할 수 있는 방산 생태계로의 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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