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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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9 10:50
물빛 제 38호 원고(2021년 연간집)
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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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제 38호 원고(2021년 연간집)
돌샘 이재영
1. 사랑의 메
나는 중1 맏자식에게 큰 메를 들었다 사랑의 매
라 했으나 사랑의 매가 안인 ‘죽어라.’ 하고, 마구
야무찐 대나무 매로 사정없이 때렸다
아이는 죽는다고 울고 집 사람이 막고, “나부터
죽이라.“ 하며, 아이를 막아 인고 울었다
그 순간 누가 내 뇌리(腦裏)를 쳤다. “아이를 잘
가르치려 하거든 욕심 버려라.” 울려오는 소리...
순간 “제 아이 못 가르친다.” 한 옛말 통감하며
욕심 버리니. 마음 편하고 아이는 제길 찾아갔다.
대기업에 못가고 중소기업에 입사했지만, 몇 종
기계 발명으로 팔리는 수대로 발명수당 받으니,
대 기업보다 월급 많고 퇴직 길어 전화 위복``````.
2. 초대받은 감포 횟집
대청에 동료 교사 마주 앉으니 파도소리,
뒷문 밖은 끝없이 펼쳐진 모래자갈밭
가슴 탁 트이는 운치에 마음도 활짝 연다
진수성찬 차린 상에 큰 대게 한 마리에
놀란 가슴과 큰 눈, 한 마리 값이 보통 것
5-6 마라 값에 더 놀란다
소주 한 잔 따라 들고 잔 박고 건배 후
게맛살 안주하니 그 맛과 향 운치 절정, 무엇
이든 체험해 봐야 그 가치를 깨닫는다.
오늘은 학부모 덕택으로 융성한 접대 받으니,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 하나, 교사한
보람 듬뿍, 마음은 천근 무겁다.
3. 잊지 못할 그날
동료와 밖에 나가 광활한 자갈밭 걷는다,
물새알 조약돌 똑같아, 물새알이라 주면
조약돌, 조약돌 하고 주면 물새알
물새알은 날개 쪽지가 하얀 물새가 된다
조약돌은 파도가 그려놓은 풍경화가 된다
온종일 속고 속으면서 걸어도 바닷바람
불어와서 삶에 찌꺼기 한 점 없이 녹이니,
싫지 않는 그때 그날 추억``````,
4. 풀잎에 맺힌 이슬
그믐달 눈썹 밑에 서릿발로 숨어 앉아
깊은 어둠 속에 정을 쫏듯 품고 앉아
알알이 둥지를 나와 부화하는 수정 알
풀잎에 대롱대롱 쪽빛 하늘 꿰어 놓코
떠오르는 햇살 먹으면 영롱한 진주구슬
내 영혼 골 깊은 뜰에 깊은 시름 걷는다
5. 발송자 없는 소포
까치 와서 짓던 날 날아온 소포 하나
반가운 소포 속엔 갖고 싶던 책 두 권
시집과 기 운동 서적, 발송자 난, 하얀 여백
필체는 눈에 익어 알듯하나 알쏭달쏭
누가 나를 위해 귀한 책 보낸 듯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 없는 그 사람
시집엔 나의 가슴 울려주는 주옥편
기책엔 넘치는 생명의 깊은 샘물
나의 길 등불 켜 밝힌 그 사람은 뉘신 지?`````,
산정호수 갈피 속엔 노란 은행잎 하나
먼 먼 그리운 추억속 별임, 나의 첫사랑
가슴속 그리운 마음 해일로 밀려온다
6. 먼동이 터오면
어두움이 깔린 새벽 대공원 산엔
동역 하늘 빨갛게 타오른다
동해 맑은 물에 해님 목욕하고
산 넘어 어두움 활활 활 태운다
빨간 하늘 노을 져 오면
말갛게 씻은 얼굴 해맑은 해님
동산 위에 솟아, 방실방실 앳된
모습 환한 미소에, 대지 위엔
섣광(曙光), 새날을 연다
고요한 산, 멧새들의 요란한 지저귐,
산까치도 공중 높이 훨훨 날아오른다.
청산도 훨훨, 초목도 훨훨 훨``````.
다람쥐도 산토끼도 큰 비위에 올라
해맞이하고, 내 가슴에도 꿈 솟아
천지간에 나도 훨훨 훨```````.
*앳된: 어려 보이는.
*방실방실: 소리 내지 않고 어린애처럼
방끗 이 웃는 모습.
7. 산속에 달밤
달빛에 반해서 범어산 오르니
소쩍새도 잠들고, 고요한 공산(空山)
정적 속에, 달빛만 가득
고개 넘고 숲 지나가며 훤한 산길,
혼자 간다 가까운 산 먼 산 명멸
(明滅)하며 가고 오는데, 시가 위엔
환상의 불빛, 반공엔 둥근달
달빛이 출렁이네, 저 달이 소삭이네
“오늘 밤 밤새도록 함께 놀자.”하고,
상쾌한 바람이 지나간다 달도 가고,
나도 간다
아무도 없는 산 달빛 좋아 걷건만,
깊은 밤 산속에 어느 임 오리요만
왠지 몹시 기다리는 맘, 지는 잎
지나가는 바람에도 귀를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