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24. 나한전(羅漢殿)
아라한과 얻은 성자 모신 법당
▲ ◇서울 진관사 나한전 소조십육나한.
절에 처음 가는 사람은 사천왕문에 들어서면서 흠칫 놀라기도 한다. 악몽에서나 튀어나올법한 형상이 칼 등을 손에 쥔 채 눈을 부라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천왕문을 지나 대웅전에 가면 엄숙한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게 된다. 그런데 전각을 둘러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빙그레 웃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나한전(羅漢殿)이다.
나한전은 부처님 제자 가운데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은 성자를 모신 법당이다. 아라한은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성자로, 줄여서 나한이라고도 한다. 아라한은 진리와 상응했기 때문에 응진(應眞)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라한을 모신 전각을 응진전 또는 나한전이라고 한다.
나한은 16나한, 18나한, 500나한 등이 있다. 《대아라한난제밀다라법주기》를 보면 부처님께서 16인의 아라한에게 열반에 들지 말고 이 세상에 머물면서 불법을 수호하며 중생을 제도할 것을 당부한다. 이에 근거해 16나한을 모신다고 한다. 그리고 16나한에 두 분의 아라한을 더해 18나한을 모시기도 한다. 500나한은 부처님 열반 후 경전을 결집한 부처님 제자 500아라한이라 하기도 한다. 1250아라한을 모신 곳도 있는데 《금강경》을 비롯한 여러 경전 첫머리에 나오는 부처님 제자를 일컫는다.
나한은 부처님이나 보살과 달리 친근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개구쟁이 같은 모습, 익살부리는 모습,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 등 표정이 다양하다. 여러 신통을 갖추고 널리 중생을 구제하는 복전(福田)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들 곁에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나한전은 보통 석가모니부처님을 중심으로 좌우에 마하가섭존자와 아난존자를 모시고 그 좌우로 16나한 등을 모셔 영산회상을 나타낸다. 삼존불 없이 나한만 모시는 경우도 있다. 영주 성혈사 나한전, 영천 거조암 영산전, 완주 송광사 오백나한전 등이 유명하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24. 나한전(羅漢殿)|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