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여인상
우리들 대부분은 어려서부터 이상적인 남자와 이상적인 여자의 틀이 어떤 것인지를 배운다. 남자아이들은 을지문덕 장군이나 이순신 장군 또는 아인슈타인이나 슈바이처 또는 유명한 야구선수나 축구선수를 이상적인 남자의 틀로 여기고 자기를 그 틀에 맞추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여자아이들은 신사임당이나 퀴리 부인 또는 나이팅게일이나 유명한 여배우 아니면 가수를 이상적인 여자로 여기고 그 틀에 자기를 맞추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이상적인 남자와 이상적인 여자 등의 관념은 사회의 습관에 의해서 생긴 것이지 그러한 것은 실제로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나 각자의 고유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그와 같은 고정관념은 특히 남자와 여자의 구분에서 너무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가정에서 상당수의 아내가 남편의 폭력 앞에서 비참한 삶을 보내는 예가 많다. 직장에서 여직원이 똑같은 학력과 경력을 가진 남자 직원보다 승진도 더디고 보수도 적은 예가 많다. 그 원인은 여자가 남자보다 못하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에 있다.
이상적인 여자와 이상적인 남자의 틀은 특히 여자와 남자의 구분을 더욱더 강요하며, 그 결과 여자는 약하고 부드러워야 하며 남자는 강하고 튼튼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하게 한다.
각자가 자기 나름대로 한 걸음씩 자신의 삶을 가꾸어 나갈 때 비로소 우리들은 남자나 여자로서가 아니라, 이상적인 인간이라는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
어린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을 찬찬히 관찰하면 여러 가지 몹시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아낼 수 있다. 아마도 프로이트 같은 심리학자들이 말한 것이 얼마간은 타당한 것처럼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남자아이는 아빠를 자기의 경쟁상대로 생각한다. 남자아이는 여성인 엄마를 자기만이 독차지하려고 하지만 힘센 아빠가 늘 엄마와 같이 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남자아이는 아빠가 자기보다 강하므로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아빠의 흉내를 냄으로써 아빠처럼 되려고 애쓴다. 남자아이는 꼭 아빠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 "엄마는 시금칫국을 너무 짜게 했잖아? 너무 짜면 건강에 해로워. " 정말 아빠처럼 말할 때 엄마는 깜짝 놀란다. 여자아이의 경우는 처음에 엄마를 경쟁상대로 여기다가 나중에는 엄마 흉내를 낸다.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자주 남을 모방하면서 살아간다. 돈 많은 사람 흉내도 내보고 권력 있는 사람 흉내도 내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이 뚜렷한 자아를 소유한 인간이다.
결코 이상적인 여성이나 남성은 있을 수 없다. 구태여 말한다면 모든 인간은 자기 내면에 이상적인 인간상을 간직하고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