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없이 볼 수 없는 軍포교의 현장, 그래도 傳法의 희망은 싹트고 있었다.”
장대비가 지겨울 정도로 내렸던 지난 7월 말경, 기자는 파주고양 일대에서 군포교에 여념이 없는 박호석 법사의 안내로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628-1에 위치한 9사단 백마부대 깡통법당 이야기를 ‘르포 기사’로 작성해 소개한 적이 있었다. 당시 비록 작은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싹트고 있었던 전법의 희망이 마침내 결실을 이뤘다. 깡통법당의 아픔이 새로이 법당을 짓는 것으로 말끔이 가시게 되된 것이다.
9사단 수색대대 뒷편 산자락에 새롭게 들어선 군법당 영축사.
눈물겨운 군포교의 현장, 도저히 부처님을 모실 수 없는 허름한 공간 깡통막사 법당에서 엉덩이와 양말이 흥건하게 젖는 채로 법회를 보는 100여 명의 군장병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던 것을 독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난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눈물을 흘린다. 엉엉 우는 이도 있고, 젖은 눈동자를 한 채 마음속으로 통곡하는 이도 있다. 깡통법당. 사람들은 이곳을 깡통법당이라고 부른다. 삭아 문드러진 함석 같은 얇은 철판을 잇대어 지은 창고마지도 못한 허름한 집이기 때문이다.
이런 남루한, 아니 남루하다는 말조차 사치스럽게 여겨질 만큼 허름한 집에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인근 절의 한 스님이 일요일이면 그 절을 찾아오는 장병들이 부대 안에서 법회를 볼 수 있게 불상을 모실 공간을 찾다가 이곳에 법당을 마련했다고 한다. 깡통법당의 유래를 들은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말한다.
차라리, 부처님을 모시지나 말 일이지…. 그냥 절에서 법문을 열어주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인데 부처님을 이렇게 모셨다니….
기존 수색대대의 법당으로 사용되었던 깡통막사. 이곳에서 100명의 군장병들의 법회를 보아왔다.
당시 기자가 작성했던 기사의 일부다. 박호석 법사는 이 처참한 광경을, 더 솔직히는 부처님 전에 불제자로 도저히 얼굴을 들 수가 없어서 불사를 결심했다.
마침 11보급대대 안국사를 새로 짓고 남은 불사금 1천만 원이 있었기에 마음을 냈다. 모두 6천여 만 원이 소요되는 불사비를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중, 대불련총동문회 홍경희 동문의 스승이 이곳 깡통법당을 찾아 참배하는 인연이 있었고, 그분이 법당의 모습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박호석 법사에게 1천만 원을 보내왔다.
박호석 법사는 용기를 내어 법당불사를 시작했다. 또 마침 절을 짓다가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 중단한 한 비구니 스님께서 자재를 기증해주셔서 불사비도 절약을 할 수 있게 되었기에 무모하지만 불사를 강행했다. 오직 불보살님의 가피만 믿고 법당 이전 신축불사를 감행한 것이다.
당시 부대 뒤편 산기슭에 위치한 신축법당 자리에서 박호석 법사는 이곳에 30연대가 있을 때 부대 이름을 ‘독수리 부대’라고 불렀고, 수색대대가 들어선 지금은 ‘수리부대’라고 부르고 있어, 법당의 이름을 ‘독수리’ 축자를 따서 ‘영축사(靈鷲寺)’라고 명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디어붓다>를 통해 딱한 소식을 전해들은 봉은사 수도원 출신 모임에서 완공식때 참석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1천만 원을 불사금을 약속했고, 안국선원 수불스님도 기사를 읽고는 아무도 모르게 1000만원을 온라인을 통해 보내왔다.
이제열 법사를 스승으로 조직된 법림(法林)법회에서도 빠듯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회비 20만원을 불사금으로 전했고, 전국의 뜻있는 불자들의 동참이 이어졌다.
영축사를 짓기 시작한 때, 7월 말경 이곳을 방문한 대불련 총동문들에게 불사진행 현황을 설명하던 박호석 법사의 모습.
그런 간절한 힘들이 하나 둘 씩 모여 마침내 번듯한 모양의 ‘영축사’가 완공됐다. 박호석 법사는 오는 10월 29일 영축사 개원법회를 열기로 했다고 지난 10월 6일 법림법회에 참석해 소식을 알렸고, 이윽고 대불련총동문회와 함께 너무나 아름답고 감격스런 불사의 회향 소식을 교계에 전했다.
개원법회에 초대합니다. 양철집 헌 농짝 위에 모신 부처님을 뵙기가 너무도 송구스러워 준비도 없이 시작한 육군 제9사단(백마부대) 수색대대 법당(영축사) 신축불사를 어렵게 마치고 개원법회를 봉행합니다. 우리 군 불교의 열악한 실정을 보고 마음이 아파 흘린 눈물을 모아 이룩한 감격스런 불사 현장에 불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두루 동참하시어 소중한 인연을 지으시기를 청합니다.
깡통법당의 아픔을 딛고 새로이 건립된 제9사단(백마부대) 수색대대 영축사의 개원법회는 10월 29일(토) 오전 10시부터 13시까지 진행된다.
1부에서는 늘 습기가 자욱한 깡통법당 안에 앉아계셨던 부처님을 이운하는 의식(10시~11시)을 태고종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 등의 집전으로 봉행하고, 이어 11시~12시까지 유공자 표창, 불사추진 경과보고, 축사 및 격려사에 이어 증명법사 밀운스님(조계종원로회의 부의장)의 법어를 듣는다.
<영축사 가는 길>
*주소: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628-1, 또는 파주 용암사(용암사 200m 전방의 부대)
*자가용: 통일로IC 나와→1번 국도 통일로 문산 방향으로 벽제를 지나서→장곡검문소에서 우측 광탄방향으로 98번 도로 끝 삼거리 정면의 부대
*시내버스: 서울역 광탄행 703번(청색버스) 용미2리 부대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