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모초와 호랑(?)나비.
아스팔트길을 따라 얼마간을 걷다가 다리 위 진흙탕 길을 요리조리 피해서 건너 숲길로 향하는 바우님들.
이곳에서 사랑을 언약하면 그 사랑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정감이 (가는) 마을 등산로 입구에서 다시 쉬어갑니다.
이제 숲길이 시작됩니다. 땡볕과 달리 숲속길은 서늘한 기운마저 듭니다.
숲속길을 걷던 중 나무가 성긴 곳에서는 강릉 쪽이 조망되네요. 줌을 당겨보았더니 조망이 그리 또렷하지는 않습니다.
젊은 억새(붉은억새) 사이길을 걷고 있는 바우님들.
밝은 능선길도 걷고. 숲속 길이라 땡볕이라는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정감이 등산로의 이정표겠지요. 해파랑길의 표지도 함께 새겨져 있네요.
간혹 나타나는 탁 트인 전망도 보기 좋고.
푸름 대신에 자리잡고 있는, 요즈음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태양광 패널. 개발과 환경의 영원한 딜레마를 상징하는 듯 한 시설이 이곳 청정 강원도에도 많이 들어서 있으니 다소 씁쓸하기도 합니다.
숲속길을 한참 걷던 중 처음 바우길에 참가한 학생의 ‘송이버섯’ 대박 사건도 잠시 있었고.
“길가에 바로 있었는데 앞에 온 사람들은 뭘 보고 다닌 거야?”
“내가 이 길을 7년을 다녔는데 한번도 못 봤는데……”
“그런 거 발견했으면 우선 구간지기님에게 드려서 구간지기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거 아니야, 처음 나와서 아직 조직의 쓴맛을 모르는군. ㅋㅋㅋ”
이런 아담한 펜션도 지나고.
길을 건너 수변공원쪽으로 내려가는 길가의, 흑진주를 품은 듯한 불가사리 모양의 열매를 매달고 있는 누리장나무.
드디어 일용할 양식을 배급받을 수변(水邊)공원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수변공원 가에 피어 있는 황금낮달맞이꽃.
정자에서 본 수변공원의 모습들(12:46). 지난번(2017. 9. 30)에 왔을 때는 부레옥잠도 피어 있었는데……
100명이 넘는 바우님들에게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배식하는 ‘천사’ 바우님들.
푸짐하고 맛도 좋은, 더하여 그 정성과 수고가 더 아름다운, 육개장과 반찬을 배식받고, 시원한 막걸리까지 곁들여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바우님들.
식사를 마친 후 잠시 쉬면서 본 주변 들판. 이래서 가을을 풍요의 계절이라고 하나 봐요.
출발하여 저수지 난간에서 본 수변공원의 모습(13:32).
잘 익은 대추, 그리고 바람에 살랑대는 살사리꽃(코스모스).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오는 바우님들. 선두에 서면 이렇게 알바도.
사광이풀(며느리배꼽)의 독특하게 생긴 열매.
‘사광이’란 살쾡이 즉 고양이 종류를 뜻하는 것인데 고양이나 살쾡이, 호랑이 등 고양이과(科)의 육식동물들은 속이 불편하면 시큼한 풀(이 풀도 시큼한 맛이 난다고 한다)을 뜯어 먹는다고 하여 그들이 잘 먹는 풀에 ‘괭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거라고 추정한다고 하고, 열매가 달린 모습이 배꼽같다고 하여 며느리배꼽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도무지 올 것 같지 않은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 곁을 지나 다시 마을 어귀로 들어서고.
나무수국이 활짝 핀 곁을 지나고.
풍호 연꽃밭 사이로 가는 길이 차도 많이 다녀 위험하고 연꽃밭도 볼 게 없다고 하여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가기로 하고, 풍호 마을회관 앞에서 바우님들이 모두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구간지기님 왈(曰) 이 길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녹두정 부근의 연꽃밭 사이를 걷는 운치를 느껴보지 못한 것이 다소 유감이기는 합니다.
처음 가보는 길을 휘돌아 원래의 코스와 합류하는 길에 들어선 후, 얼마간을 걷다가 덩치가 듬직한 한우 축사 곁을 지나 다시 숲길로 들어서고.
숲길을 얼마간 걷다가 다시 쉬어갑니다(14:42).
이제 제법(10시부터 걸었으니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해도 이미 4시간 가까이) 걸었는데도 이 녀석은 지칠 줄 모릅니다. 다리도 아플 법한데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운동기구에 올라서서 허리를 돌려보기도 합니다. 집에서 게임이나 할 나이임에도 이렇게 긴 트레킹에도 ‘즐겁게’ 참여하는 걸 보면 좀 독특한 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