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昏[황혼]
노 자 영
西便山[서편산] 봉우리에 가루걸린 夕陽[석양]은
새로 익은 쎄누의 林檎[임금]같이 붉다 못해
那終[나종]에는 하눌까를 뻘겋게 불태우나니
夕照[석조]의 輝光[휘광] 하루 終日[종일] 불타든 해의 남은 情熱[정열]!
‘靑空[청공]아 너는 내 情熱[정열] 밑에 마저 타거라’
그 붉은 密語[밀어]를 紅梅色[홍매색]으로 紫金色[자금색]으로
풀은 하눌을 물드리고 에워싸고 그리고도 오이려 남나니
그 빛난 餘光[여광] 해가 地平線[지평선] 아레 떠러진 후에도
높은 하눌에는 金色[금색] 무지개가 흘러가고
홰불같은 그 情熱[정열]은 하눌까에 떠도네.
그러나 一分二分[일분이분] 오랜 時間[시간]이 지난 후에는
붉게 떠돌든 追憶[추억]조차 忘却[망각]의 구렁으로 흘러갔는지
灰色帳幕[회색장막]이 퍼지고 엉키며 하눌 문이 덮이나니
아 黃昏[황혼]이여 어둔밤의 序曲[서곡]이여!
고양이는 山[산]모퉁이에서 夜會[야회]의 기쁨을 기다리고
山[산]새들은 神秘[신비]의 密語[밀어]를 남은 日記[일기]에 마지막 종알대
며 꿈을
펴놓은 서늘한 숩속으로 드러가나니
아 눈뜨기 시작하는 풀은 별이여 너는
오늘밤 나와 함께 고요한 交驩[교환]을 맺으리.
(1935.4. 朝鮮文壇[조선문단])
첫댓글 아름다운 안산을 스마트폰이 점령?
단풍소나기.
무섭게 준비하는 겨울살이의 찬란함.
거저 주시는 자연의 반복을
즐기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