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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온 학생과 시골학생들이 어울려 뛰노는 낙원(樂-one) 두리 엄마는 서울 강남의 진보적인 젊은 엄마다. 대학시절 발 벗고 학생운동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수구세력의 구태의연한 주장이 싫다. 당연히 진보교육감을 지지했다. 하지만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두리는 논술, 영어, 미술, 학습지 등등에 수영, 축구교실까지 다니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다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두리 엄마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부모들도 있다. 휴전선에서 멀지 않은 양구군 동면 원당리 산촌마을에 위치한 원당초등학교는 학생이 28명뿐인 작은 학교로 이전처럼 학생수가 줄어가면 폐교 혹은 인근 학교로의 통합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위기의 원당초교에 다시 희망을 불어 넣어준 건 학교 인근마을에서 운영 중이던 ‘양구 배꼽 산촌 유학센터’다. 김순자 대표는 “자라는 아이에게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것보다 자연이 더 크고 많은 것, 꼭 필요한 것을 준다고 믿는 부모들은 아이를 도시에서 산촌으로 유학보낸다”며 “이들에게 중요한 건 학력보다 건강이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원당초교의 반종필 교장과 이종암 교감은 산촌유학센터 구성원 및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도시유학생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학생수의 자연감소를 막는 방법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산촌유학센터와 협력해 학교환경을 자연친화적으로 구성하고 친환경 관련 요소를 교육과정에 포함했다. 교사들은 학급당 6~7명 내외의 아이들을 데리고 강, 산, 들에 나가 생태모니터링을 하고 텃밭도 가꾼다. 자연과 교감하는 감성교육으로 환경의 중요성도 일깨우고 생태감수성을 체득한다. 생태체험이나 친환경교육이 유학생을 위한 배려라면 기존 학생들의 문화 에술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배치했다. 학교에서는 원당 챔버 오케스트라 운영을 통해 문화 예술 소외․취약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문화 예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원당초교에 입학한 신입생이나 전학 온 학생은 예비단원으로 편성돼 피아노, 오카리나를 기본악기로 다루는 것을 배운다. 2학년 이상 학생은 모두 정단원으로 파트별 현악기, 관악기 연주자가 된다. 학교에서는 원당 챔버 오케스트라 운영을 전담할 강사를 채용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 교감은 “자연과 함께 하는 교육과정과 오케스트라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 대한 전인교육의 기틀이 잡혔고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적합한 음악활동의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교육프로그램의 브랜드화로 새로운 도시 학생이 전입되는 등 학교 규모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초 28명이던 원당초교의 학생수는 새학기 ‘양구 배꼽 산촌 유학센터’ 학생들의 전입으로 현재 39명으로 늘어 점차 교육과정 운영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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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반가운 소식이군요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