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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一然, 1206~1289) 스님은 경북 경산 출신으로 속명은 김견명(金見明)입니다. 머니가 태몽으로 밝은 빛을 보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삼국유사는 우리 모두가 알면서도 일연스님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어서 몇작 적어봅니다. 일연 스님이 살던 시절은 징기스칸이 몽골을 통일하던 시절이고, 최씨 무인정권이 고려를 좌지우지하고, 몽골의 고려 침입으로 정말로 난국 속의 난국을 헤쳐나가던 매운 시기였습니다. 혹자들은 설화가 많이 들어 있는 삼국유사를 두고 이야기책이라고 치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기의 삼국유사는 우리민족의 정통성을 일깨우는 시도라고 합니다. 지식인들의 역사를 민중의 역사로, 사대주의를 자주정신으로 바꾸어 일깨우는 실질적인 기술이라는 평가가 지금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연스님은 발도행에서 폐사지 여행으로 다녀온 적이 있던 양양 진전사에서 14세 때 출가합니다. 22세때 승려들의 과거제도인 승과에 합격한 후 지금의 대구시 달성군 비슬산 주변에서 수도하였다고 합니다. 44세 때 남해 정림사의 주지를 맡았고, 그곳에서 55세 남해에서 중국 선종사상을 군신관게로 풀어낸 중편조동오위(重篇曺洞五位)를 쓰며 크게 주목받게 됩니다. 중국의 선종사상인 오위설을 군신관계로 풀어낸 것만으로도 민족 자주의식이 처음부터 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이 72세였던 1277년 운문사 주지를 5년간 맡으며 삼국유사 작업을 시작합니다. 78세인 1283년 개성에서 일연스님은 국사 자리에 오릅니다. 불교국가였던 고려에서 국사 자리는 그 위상이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고 합니다. 국사는 종신적이지만 버로 이듬해 군위 인각사로 은퇴하여 5년간 삼국유사 집필에 온 힘을 기울이시고 입적하신답니다. 삼국유사는 어린아이도 다 알지만 정작 일연스님에 대한 기록은 그다지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주로 군위 인각사에 남은 보각국사(일연스님)비의 비문의 내용으로 일연스님의 생애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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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칸 짜리 작은 작갑전 내부는 이 건물의 내력에 버금가는 중요한 유물들이 자리합니다.
호분을 두껍게 칠해두었던 보물 318호 석조여래좌상과 사천왕석주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지금은 보기 싫었던 호분을 말끔히 거둬내어 호가 원만해지신 모습인데요.
이 석조여래좌상과 사천왕석주는 작압전이 전탑 시절 탑 안에 모셔진 부처님과
탑신을 이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천왕석주가 안쪽으로 향했었다면 일종의
석굴사원 같은 느낌도 있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고려시대 불상으로는 수준있는 작품이나 통일신라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네요.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운문사 처진소나무입니다.
수령 400년된 이 소나무는 해마다 봄이면 막걸리 12말을 물 12말에 타서 비구니 스님들이
뿌려주는 행사를 갖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대웅보전 뒤로 비구니 사찰의 느낌이 물씬한 소담스런 정원이 자리합니다.
잠시 후 올라가서 보양스님의 시선으로 운문사를 내려다볼 북대암을 한번 더 운문사 뒤뜰에서 바라봅니다.
우리가 간 날은 오백나한을 모신 오백전 100일기도의 마지막 날이어서 행사가 있었습니다.
큰 스님들은 오백전 안에서 다른 스님들과 신자들은 마당에 앉아서 100일 수행의 마지막 법회를 가집니다.
사람들의 소원은 그 끝이 있을까요? 듣기만 해주시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일 듯합니다.
운문사를 나와 드디어 부속암자인 북대암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북대암에서 바라보아야 운문사의 연꽃 모양인 연화부수형 지형과 가람배치를 알 수 있거든요.
계절을 잘못 계산해서 나온 개나리들이 가여워요.
씩씩한 아이들.
잘한다고 대단하다고 몇 번이나 칭찬해주고 또 해주며 올랐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게 필요할 것 같아요.
북대암 오르기 전부터 운문사가 눈에 탁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북대암 앞마당에서 바라본 운문사. 북쪽을 향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북대암 대웅전입니다,
북대암 산신각과 독성각입니다.
독성은 삼성으로 모시는 분으로 보통 산신, 칠성, 독성을 함께 모시는
삼성각에 모시는데, 북대암 독성은 특이하게 산신과 함께 한 건물에 자리잡으셨네요.
중국의 도교에 불교, 그리고 우리 토속신앙이 한데 합쳐진 모습입니다.
북대암 뒤쪽의 공간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주변 산세가 연꽃의 꽃잎처럼 운문사를 둘러싸고 있고, 연꽃안의 화심에 해당하는 곳에 운문사가
그림처럼 자리합니다.
북대암 물확에도 얼음이 잡힌 겨울입니다. 내년 봄에는 다시 새생명을 틔울까요?
다시 내려가는 길...
공양시간이 가까워옵니다. 연기가 모락모락...
몸도 불편해 보이시는 분께서 한 걸음 한 걸음 북대암을 향해 오르십니다.
신앙의 불가사의한 힘은 대체 어디에서 기원하는 것인지...
운문사 주차장으로 가는 길.
겸손하게 지나가는 곳에서 링고 게임을 하며 지나네요. ^^
차를 타고 잠시 이동한 청도의 선암서원입니다
문을 닫고 있어서 들어가지는 못했어요. 다음에 청도 방문하면 운강고택도 가봐야하는데요.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선암서원 담장 사진으로 이번 4편째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5편부터는 다시 밀양으로 넘어가서 어제 못갔던 밀양의 표충사와 만어사를 향합니다. ^^
첫댓글 발견이 님의 후기를 보노라면 한편의 역사 기행을 하는 느낌 !
박식함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운문사를 몇번 갔었지만 북대암에는 못 갔었는데 꼭 가봐야 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