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둔산중로 72번길 32 아크로프라자 3층 (둔산동 1476)
042-472-6475
월~금 11:00-22:30
토요일 일요일 휴무
이 근처는 완전 주차전쟁이다. 길가에 조금의 틈만 나면 어디든 주차를 한다.
두어바퀴 주변을 돌다 주차선이 있는 곳에 주차를 하고 주차관리인에게 차 마시고 온다고 선불로 2,000원을 지불했다.
"꽃보다 아름답게 햇살보다 따뜻하게"
가게의 모토가 엄청난 서비스를 예고한다.
가게에 들어서자 마자 전통찻집의 포스를 제대로 뿜어준다.
그리고 가게의 모든 테이블로 손님들로 가득하다.
다행히 주차하는 동안 먼저 들어온 아내가 마지막 테이블을 겨우 차지하고 반기고 있었다.
홍시쥬스 하나 쌍화탕(피로회복, 몸살감기) 하나 이렇게 주문을 했다.
쌍화차인줄 알고 주문했는데 쌍화탕이었다. 밖에는 직접달인 쌍화차 분명 그렇게 적혀 있었는데... 메뉴판에는 쌍화탕으로...
단순히 찻잔에 내어주어 계란노른자 띄워먹는 쌍화차와 탕그릇에 내어주는 쌍화탕 차이만 있는 건 아니다.
쌍화차는 식품용 한약재를 사용한 "차"라고 할 수 있고 쌍화탕은 의약용 한약재를 사용한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쌍화탕은 잦은 감기나 심한 피로, 근육통 증상에 체질과 상관 없이 무난하게 복용할 수 있다. 몸에 좋아서 그런지 엄청 쓰다.
그래도 몸에는 좋겠지... 위안하며 마지막 한방울까지 몸생각하며 클리어~
특이한 건 이 홍시쥬스...
홍시는 맞는데... 얼려있다.
쥬스라고 해서 마시는 건 줄 알았는데... 수저로 떠 먹는 거다.
수저는 큰데... 엄청 차가워서 조금씩 떼어 먹어야 한다.
정말 이렇게 딱 두개만 시켰는데...
슬쩍 과일 한 접시를 내어 주신다. 그렇다! 둔산동 다향인방은 서비스로 과일을 제공하는 곳으로 굉장히 유명해진 곳이다.
과일의 종류도 다양하고... 과일의 상태도 훌륭하고... 이쯤되면 의도가 의심스럽기까지 한다.
차의 성질 가운데에는 우리들을 한정한 인생의 명상으로 인도하는 무엇이 있다.
차는 영원히 지성인들이 애호하는 음료가 될 것이다.
-T. 디퀸시
‘돈을 남기는 것은 하(下), 가게를 남기는 것은 중(中), 사람을 남기는 것은 상(上)’
오늘 다향인방은 두 개의 상(上)을 획득했다.
그래서 다향인(人)방?
그리고 입가심차를 또 서비스로 내어준다.
입가심차?
새콤달콤한 홍시쥬스를 먹은 아내는 입가심할 게 없는지 먹지않았고... 사약(?) 한 사발을 마신 내가 다 먹어버렸다.
이러니 테이블 회전율이 좋을 리 없다. 대기 손님이 발생하고... 가게 안은 동네 아줌마들로 가득차 있다.
다향인방의 진짜 장점은 이렇듯 돈보다 사람에 방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다 나왔나... 사장님이 엄청 바쁘심
자리가 꽉 차 있는 데다가 한 테이블씩 빠지면 대기하고 있던 손님들이 계속 자리를 채워서 뭘 여쭙기도 미안할 만큼 바쁘다.
슬쩍 옆테이블에 보이는 가래떡 구이를 보고... 우리는 안 주나 했는데... 조금지나니까 역시 우리 테이블에도 가져다 주신다.
이것도 많다 많다 하면서도 또 남들 먹는 거 안주면 서운하고... 그런데 진짜 떡이 쫄깃하고 맛있어서 안 먹었으면 서울한 뻔...
먹는 중간이었지만 그래도 이제서야 풀세팅이 완성되었다.
"차 한잔은 마음에 평안을 주며 냉철한 지성으로 돌아가게한다."
아무래도 여기 주인장이 차부심이 대단하신듯...
다향인방(茶香人房)
"차의 향으로 사람을 모으는 방(가게)"
그런데 사실 서비스에 대한 모토가 훌륭하신 사장님의 향기에 손님들이 모이는 거 같다.
차마시러 왔다가 배부르다며 아내가 뒤로 기댄 후 남은 음식과 차는 내가 모두 흡입
전통적인 인테리어에 은은한 조명도 가게의 분위기를 살리지만 낯선 물품들에 대한 호기심 유발도 다향인방의 매력이다.
나오면서 비어있는 방 안을 슬쩍 찍어봤는데... 참 괜찮다라는 느낌... 대전에서는 스타벅스의 대항마로도 손색이 없을 듯...
서울에서 대전을 차 마시러 오기가 좀 그렇긴 한데... 조만간 생각나면 오게 될 지도 모르겠다.
나가는 순간까지 다향인방의 구석진 곳곳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내도 엄청 대만족...
주변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내고 카톡으로 일일이 설명하고... 다향인방의 홍보대사가 되어버렸다.
부디 평일만 일하시고 주말은 잘 쉬시고 오랫동안 다향인방을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의 모범이 되는 서비스 마인드와 경영철학이 엿보이는 이런 가게는 대전의 자랑이고 지켜나가야 할 자산이다.
앞으로 대전하면 전통찻집 다향인방이 머리에 떠오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