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을 오르내리는 미켈란젤로
-윤동재
지난여름 땡볕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콩죽 같은 땀을 흘리며 망치와 정을 들고
경주 남산을 오르내리고 있는
미켈란젤로를 만났지요
경주 남산을 오르내린 지 벌써 여러 달째라고 했지요
그는 망치와 정으로 돌 속에 계신
피에타를 찾아뵈었듯이
이번에는 망치와 정으로 경주 남산 돌 속에 계신
부처님을 찾아뵈려 한다고 했지요
먹을거리도 입에 맞지 않을 텐데
땡볕 더위에 망치와 정을 들고 경주 남산을 오르내리면
힘이 들지 않느냐 지치지 않느냐 했더니
돌 속에 계신 부처님을 찾아뵐 기대와 설렘으로
전혀 힘들지 않다고 했지요
나는 그에게 경주 황남빵을 한 보따리 사줄까
울산 봉계 한우를 배불리 먹게 해줄까 하다가
토함산 석굴암 대불님께 마구 매달리는 게 좋겠다 싶어
그 뒤 날마다 동틀 무렵 토함산을 올라
석굴암 대불님께 그가 하루라도 빨리
경주 남산 돌 속에 계신
부처님을 찾아뵐 수 있도록 해주십사고
공양하며 두 손 모으고 절했지요
그러면서 한편으로 그가 망치와 정으로 찾아뵙게 될
경주 남산 돌 속에 계신 부처님 잔뜩잔뜩 궁금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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