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곡 인간의 본성과 솔로몬의 현명함
장엄하고 신비로운 별자리의 운행에 스물넷의 영혼들의 두 원들과 비유하며 13곡을 시작합니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빛의 별, 24개(가장 밝은 1등성 별 15개, 큰곰자리의 북두칠성 7개, 작은곰자리의 밝은 별 2개)의 별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가장 밝은 빛의 별 24개가 동심원을 이루며 돌고 있습니다. 12개는 원 안에서 다른 12개는 원 밖에서 돌고 있는데 그 조화로운 것이 하나는 앞서고 하나는 뒤따르는 듯하여
이를 상상하면, 내가 있던 곳을 선회하던
그들의 두 가닥 춤과 그 진실된 성좌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12곡에서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주위를 두 겹으로 돌던 스물넷의 영혼들(진실 된 성좌)의 광채를, 가장 밝은 빛의 별들과 비유하고 있습니다.
거기서는 신성한 본질 속의 세 위격(성부, 성자, 성신)과 신성과 인성을 동시에 가진 그리스도의 이중성을 노래했습니다.
노래와 원무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그 거룩한 빛들은 임무와 임무를
왔다 갔다 하며 즐기는 가운데 우리를 향했다.
임무와 임무는 은총을 기뻐하며 춤추고 노래하는 일과 단테에게 설명하는 일인데 성 프란체스카의 생애를 들려 준 빛 토마스 아퀴나스가 침묵을 깨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한 다발 곡식을 도리깨질하여
창고에 두고 나니 하느님의 달콤한 사랑은
한 다발을 더 도리깨질하라고 이르시네.
하나의 질문을 풀어 주었더니 두 번째 질문에 대답하라 한다고 합니다.
인간이 빛을 가질 만큼 갖도록
그 둘(아담과 그리스도)을 만드셨던 그 권능에 의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는 걸 당신을 알고 있지요.
그러므로 앞서 다섯 번째 빛(솔로몬)이 누구와도
비길 데 없는 지혜를 가졌다는 내 말을
듣고 의아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제 3대 이스라엘 왕 솔로몬
니콜라 푸생, 솔로몬의 재판, 루브르 박물관, 파리, 프랑스
가스파르 드 크레예, 솔로온의 재판, 겐트 미술관, 벨기에
아담과 그리스도에게 완전무결한 지혜를 주었고 필적할 자가 없다고 해놓고 또 솔로몬의 지혜를 필적할 만한 자가 없다고 했으니 단테가 혼란에 빠짐을 토마스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내가 보여주는 것에 눈을 뜨라고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완전한 존재가 만들어 유지하는 우주에 어떻게 불완전이 존재할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
피조물의 생성과정을 스콜라 신학의 관점으로 설명합니다. 논리적이긴 하나 중세신학의 이론입니다. 여기 설명은 천국2곡에서 달의 흑점에 대하여 베아트리체가 이야기한 내용과 비슷합니다. 하느님의 빛은 온 우주를 가로지르며 빛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더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덜하다는.
토마스의 설명이 베아트리체와 다른 점은 어떻게 불완전함이 피조물 안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입니다. 모든 피조물은 이데아의 빛(삼위의 성자)을 반영합니다. 이 빛은 성부(제1원인)로부터 나옵니다. 이 빛은 천사들을 통해서 반사되고, 이 천사들은 그 빛을 다양한 피조물을 통해서 전달합니다. 반사가 계속됨에 따라서 빛은 점점 약해지면서 우연적인 것들에까지 이릅니다. 우연은 제천의 힘을 통해서 만들어 내는 세상의 사물들입니다.
이런 사물들의 밀랍은 다소 수동적이고
그것에 형상을 주는 힘은 다소 능동적이니,
그런 구도에 따라 거룩한 빛이 비칩니다.
이 창조에 있어서 기본 물질인 밀랍(기본적 질료)은 구조(용량)에 따라 빛을 받습니다. 천국편 1곡 1절과 2곡에서 베아트리체가 말하는 달의 자국(흑점)에 대해 설명한 ‘어떤 사물에 따라 비치는 빛이 더하거나 덜하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단테는 인간의 본성 역시 하느님의 사랑에서 기인하는데 그러나 그것을 형성하는 것은 언제나 똑 같지 않아 어느 곳에서는 더 비추거나 덜 비추기도 하기 때문에 당신들도 다른 재주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같은 종의 나무들이라고
더 좋거나 헐하거나 하는 다른 열매들을 맺고,
당신들도 각자 다른 재주들을 갖고 태어나지요.
피조물의 우열이 생긴다는 과정의 이야기입니다. 인간 역시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담과 그리스도가 부여받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말하며
밀랍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하늘들이 최고의 힘을 쓴다면,
거기에 찍힌 인장은 최대로 밝은 빛을 낼 거예요.
그러나 자연은 이런 빛을 최고의 힘을 써서 나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뜨거운 사랑이 이데아이며 말씀이신
하느님의 지혜를 움직여 그 인장을 만들어 찍는
가운데 완전한 사물들이 태어납니다.
이 완전한 사물은 직접 창조의 결과로 성령의 사랑이 찍혀서 완전한 사물이 태어나는데 아담과 그리스도의 인성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이 이야기도 천국편 7곡의 모든 동물과 식물의 영혼은, 별들의 빛과 그 빛의 운동으로 생겨난 것이고 인간의 영혼은 하느님이 직접 만들어 육체에 숨을 불어 넣었다고 하는 베아트리체의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그들 인간의 본성은 아담과 그리스도입니다.
최초의 아담과 하느님의 아들인 그리스도는 완전한 완벽함으로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이 두 사람처럼 인간의 본성이 완벽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으리라 이야기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그러면 솔로몬은 어떻게 비길 데 없는 자라고 할 수 있지요?’ 라면서 솔로몬의 현명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토마스는 아담과 그리스도의 완전한 지혜와 솔로몬의 지혜가 양립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솔로몬의 완전한 지혜를 주었다고 했을 때의 뜻은 왕으로서 다스리고 판단하는 지혜입니다. 아담과 그리스도의 지혜는 근본적이며 일반적인 지혜입니다. 이 경우를 들어 단테에게 조급한 판단은 금물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왕이었다는 말은 당신이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내가 설명했으니, 그가 좋은 왕이 되기에
충분한 지혜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라는 말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했던 지혜는 바로 왕의 분별력이었습니다. 그가 요구한 것은 자신의 신분에 가장 필요한 지혜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기 직분과 신분에 가장 필요한 것을 요구, 너를 알아라).
그리고 그 분별력으로 ‘네’와 ‘아니요’를 앞에 두고 느리게 움직이도록 해야 할 것이고, 신중하지 못하고 경솔해서 그릇된 판단을 하는 인간의 과오를 경계해야 한다고 아퀴나스는 조언합니다.
과학과 신학 분야에서 진실을 왜곡했던 그리스 철학자와 과거의 인물들을 열거하며 토마스 아퀴나스는 다음과 같이 충고합니다.
자신의 판단을 너무 빨리 믿어서는
안 됩니다. 이삭이 익기도 전에 수확량을 헤아리는
농부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여러 이미지를 예로 들면서 인간은 보이는 것을 참이라고 판단을 내리고 인간 스스로 기만하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단테는 지혜로운 영혼들이 모인 곳에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