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대청호 오백리길 기행, 6구간 대추나무길<와정 삼거리↔남대문교> 걷기
대청호 오백리길 6구간은 대전 동구. 옥천군 군북면. 보은군 회남면 경계 지역(어름)을 지나는 트랙이다. 이곳은 오늘날
대전과 보은군을 잇는 571번 지방도(회남로)가 놓여서 교통이 다소 원활하지만, 예전엔 금강이 산골짝을 휘돌며 굽 돌아
흐르는 깊은 산골 오지의 벽촌이었다. 이곳 산줄기의 대표적인 산은 해발 319m의 국사봉이고, 조산(祖山)은 대전 식장산
이다. 식장 지맥의 주산인 대전 식장산은 주 맥(主脈)에 이어 동북쪽으로 또 다른 줄기의 짧은 단맥(短脈)을 분기하고, 그
맥을 따라 수리봉. 백골산. 꾀꼬리봉. 와정 삼거리. 꽃봉등을 차례로 솟구치고 이으며 마지막 끝에 이르러 국사봉을 다시
솟구친 후, 부챗살 산자락을 펼쳐 사음리. 매산리. 산수리. 법수리 등 보은군 회남면의 부락들을 품고 맥을 다한다. 그리고
이곳으로 흘러온 금강은 회인천을 받아 세를 불린 뒤, 시계 반대방향으로 큰 원을 그리며 한 바퀴 휘돌아 남진한 후, 이
내 북쪽으로 다시 꺾어 청남대 앞으로 향한다. 6구간 트랙은 이 국사봉 자락 부챗살 산록을 따라 에돌며 금강을 가로지
르는 회남대교를 건너고, 회인천을 거슬러 대청호 수몰민 기념탑이있는 남대문교 소공원으로 이어진다.
아침 10시, 역광으로 마주 보는 와정 삼거리는 눈이 부셨다. 이곳은 식장산에서 분기한 단맥의 마루금에 있는 고개다.
삼거리 바로 밑에 있는 꽃봉 들머리를 들어서며 조붓한 산마루 오솔길을 따라 올랐다. 완만한 산 능선에 있는 꽃봉 갈림
길에서 보는 꽃봉은 단맥의 마루금에서 살짝 비껴서 있었다. 국사봉을 향해 개치 고개로 이어지는 마루금 길은 외줄기
솔내음 가득한 솔가리 오솔길이었다. 좌. 우 발치의 급준한 산자락에는 대청호가 바투 붙어 수려한 산하가 눈길을 끌며
연신 발길을 잡는다. 국사봉(國師峰)의 국사는 고려 때 나라의 스승이 될만한 큰 스님을 일컫는 말로, 그 국사가 올랐던
산을 일러 국사봉이라 했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곳곳에 흔한 국사봉들은 이와는 달리, 거의가 그 지역의 산봉우
리를 신격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붙여진 이름이 많다. 하지만 이런 유(類)라 하더라도 곳곳의 국사봉들은 그 지역에서는
그 나름대로 뭔가 특별함이 있는 산들이다. 이곳 주촌동의 국사봉도 주위가 첩첩 산하를 이룬다. 크고 작은 여러 산줄기
들이 겹겹이 에워싸듯 휘돌고, 금강은 이 산자락을 감싸고 에돌아 흐른다. 이른바 감입곡류다, 산마루에 올라 대호(대청
호)를 이룬 금강의 물길을 바라보다 보면 짧은 순간 방향감을 잃을 정도의 혼란도 겪게 된다. 그만큼 첩첩 산하다. 개치
고개로 향하는 산마루에도 어느덧 가을은 깊어지고 있었다. 산바람 아직은 청량한데, 쑥부쟁이 구절초는 벌써 그 꽃잎
색이 바래고, 한걸음 앞서 일찍 단풍이 든 화살나무는 그 붉고 선연한 이파리들을 흔들며 푸른 갈참나무 잎들을 희롱하
고 있었다.
국사봉 안부 개치 고개에서 주촌리 회남로로 내려서서 옛 토방터 마을을 에돌고, 오동 안길 호반을 따라 법수리 대
추나무 단지를 찾았다. 보은은 대추의 고장이란 말 새록했다. 호반 가의 낮은 구릉에 조성한 노지(露地)의 대추밭은 물
론, 대규모 비닐하우스에까지 대추나무를 재배하고 있었다. 어부동을 찾았다. 법수리, 산수리, 사음리 어름에 있는 어부
동은 회남면의 버스 종점 마을이다. 이곳에서도 대추나무 과수원마다 주저리주저리 열린 대추들이 한창 붉게 익어가
고 있었다. 회남대교를 건넜다. 다리 남단 신곡리는 회인천이 금강에 합류하는 강어귀 마을이다. 이곳의 회인천도 이미
대청호다. 회인천을 알리는 입간판이 없으면 그저 금강인 것만 같다. 양중지 앞의 호반은 한 폭 그림 같은 승경이다. 분
저나루도 지도상에만 남아 있을 뿐, 드넓은 호수는 나루터를 한참이나 거슬러 올라가 남대문 큰 다리까지 그 품을 넓히
고 있었다. 대전 동구의 신상동 주차장에서 보은군 회남면 남대문리로 이어지는 571번 지방도로의 가로수는 벚나무로
되어 있다. 이른바 세상에서 가장 긴 벚꽃길이다. 사연이 있었다. 대청댐이 들어서며 누대로 살아오던 고향 마을이 수
몰이 되며 졸지에 수몰민(水沒民)이 된 사람들의 고향 잃은 슬픔이었다. 이 사람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수몰된 옛
마을을 기리기 위해 대청호 호반 벚나무 길 조성에 힘을 보탠 것이었다. 이를테면 이곳의 벗꽃 길은 민.관(民官)이 함
께 조성했던 것이다. 수몰민 기념탑의 비문을 보고 경의를 표하며, 봄날 벚꽃 화사할 때 다시 한번 찾으리라 다짐해 보
았다.
촬영, 2022, 10, 01.
▼ 6구간 들머리, 와정 삼거리(옥천군 군북면 와정리)
▼ 6구간 지도와 트랙
▼ 오정 삼거리, 꽃봉 들머리 - 1
▼ 와정 삼거리, 꽃봉 들머리 - 2
▼ 꽃봉 삼거리 - 1
▼ 꽃봉 삼거리, 이정목
▼ 꽃봉 삼거리에서 바라본 꽃봉 / 국사봉 단맥에서 조금 비껴서 있다.
▼ 국사봉 단맥 마루금 길
▼ 마루금 우측 금강
▼ 국사봉(앞쪽)과 회남대교 / 국사봉 서북 산록을 돌아 간 후 건너길 다리.
▼ 주능선 좌측 주촌동 호반
▼ 미역취 꽃
▼ 구절초
▼ 국사봉 개치 고개 아래 주촌마을
▼ 회남로(571 지방도로) 옆, 오동 토방대 입구 표석
▼ 옛 토방터(土房垈) 주변 풍경
▼ 토방터의 화살나무 단풍
▼ 회남로 오동 버스정류장
▼ 회남로 변 법수리 입구
▼ 산적소굴 표지석 / 굳이 太山北斗라는 문구를 넣은 것이 이채롭다.
▼ 법수리 호반 길 - 1
▼ 법수리 호반 길 - 2
▼ 법수리 임도 / 대추나무 단지 가는 길
▼ 참취 꽃
▼ 서양쑥부쟁이
▼ 법수리 호반 - 1 / 매산리 버랏나루를 돌아오는 금강 본류
▼ 법수리 호반 - 1 / 법수리를 지나 내탑동 고해산 자락으로 돌아가는 금강 본류
▼ 법수리 숲길 - 1
▼ 법수리 숲길 - 2 / 울창한 으름나무 덩굴 숲
▼ 법수리 호반 외딴집
▼ 법수리 대추나무 단지 - 1 / 대추나무 하우스
▼ 법수리 대추나무 단지 - 2
▼ 법수리 대추나무 단지 - 3
▼ 법수리 대추나무 단지 - 4
▼우무동 가는 길
▼ 571번 국도 변 우무 마을 입구
▼571번 국도 회남로
▼ 법수리 연꽃단지 입구
▼ 571번 국도 변 국사봉 날머리 겸 들머리
▼ 사음리와 법수리 어름의 어부동 종점 버스정류장
▼ 달맞이꽃
▼ 누리장나무 열매
▼ 어부동 대추나무 단지
▼메리골드
▼ 어부동 지역아동센터
▼ 회남면 사음리, 버스 정류장
▼금강, 회남대교
▼ 회남대교 아래쪽 사음리 호반 - 1 / 버랏나루 쪽 조망
▼ 회남대교 아래쪽 사음리 호반 - 2 / 버랏나루 쪽 조망
▼ 회남대교 위쪽 국사봉 호반
▼회남대교 남단
▼ 신곡리 회인천
▼ 신곡리 양중지 주변 - 1
▼ 신곡리 양중지 주변 - 2 / 뒤돌아 본 풍경
▼ 회인천 분저나루 주변 풍경
▼ 신곡리 습지 공원
▼ 남대문 삼거리 - 1
▼ 남대문 삼거리와 남대문교 - 2
▼ 남대문교 상류 회인천 / 이곳까지도 대청호를 이룬다
▼ 회인천 남대문교
▼ 남대문 소공원, 남대문 유래비
▼ 남대문교 아래 회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