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익(張佑翼 Jang.woo.ik) 작가 프로필
●시.시조.동시.수필.소설. 문학평론.시나리오.디카시 등단
●사단법인 서울우리예술가곡협회이사
●사단법인 종합문예유성 문예창작학과 특임교수
●글로벌문인협회 (문학부문 수상 내역)
국자감 문학상, 집현전 문학상, 황진이 문학상, 이태백 문학상
●(사)종합문예유성 글로벌문예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전문가 및 명인명장 과정 졸업
●글로벌문인협회 문학명인 인정(2024-06-23-02호)
●문예지도사 전문가 자격 취득
1. 은밀한 고독 / 금천 장 우익
선반에 얹힌 유리병이
희미한 빛을 즐기다가
침묵을 가장한 탈출을 꿈꾸고 있었는지
부서져 날 선 조각이 살을 스치는
고통을 숨긴 채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은
참 멋진 일을 꾸미기 위해서라고
은밀하게 속삭이고 있는 것 같다
침묵뿐이었을까
어둠을 밀치며 스위치를 켠다
내 부재의 시간 속에
분망 한 시간들이
자기 버릇의 색깔들로
방 안을 채우다가
문밖으로 뛰쳐나간다
미처 달아나지 못한
몇 개의 게으른 시간이
벽에 달라붙어 넌지시 바라보며
보랏빛 향기와 보드라운
입김을 섞어
자분자분 소리 낮춰 속삭인다
당신이 없는 사이에
낭만의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고.
2. 주름져도 꽃이다/금천 장 우익
사랑이 곱게 물들며
세상이 아름답게 물든다
좋아서 뒹굴면
주름지는 이불에 파도 소리가 들린다
곱게 단장하면
주름진 얼굴에도 정분이 넘쳐나니
사람 한평생 뒹굴어야
낙이더라
청춘은 오고 가는 게 아니다
몸에서 마음으로
돌려 앉은 것뿐이다.
마음은 언제나 청춘
주름져도 꽃인 양
향기가 있다
이 곡진 세상
주름져도 꽃이다
청보리밭 한평 눕혔던 기억
되살려가며
뒹굴어보자.
3. 부활 / 금천 장 우익
바지런히 나를 밀어내어
벼랑 끝에 서게 했던
삶과 죽음의 다툼이
여러 밤낮을 이어가기도 하는
내 인생이 어쩜 이리도
고스란히 슬플 수가 있을까
등대의 열기가 식어가면
부활의 아침노을이
눈물로 흐를 즈음
왱왱거리며 달려가곤 했던
내 숨결
고비고비 바통을 이어준 것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엿가락같이 야윈 손을 부여잡고
기도하는
아내의 아득한 목소리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흰 가운이
동그란 안경을 끼고
눈을 까뒤집으며 말했다
"한시름 놓으셔도 되겠습니다"
침상에 기대어있던 아들
어딘가에 전화를 받고는
"아빠 이번엔
사흘 만에 부활하셨어"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천국을 향해
나아갑니다.
4. 추념 追念/ 금천 장 우익
산모퉁이 돌아가는 길목
웃음꽃 피우는 쑥부쟁이
우리네 삶을 닮은듯하다
석양빛이 스며드는 갈대숲은
짧아지는 하루해의 길이를
가늠하며 서그렁거린다.
눈 시린 가을 하늘,
저토록 찰진 바람과
부드럽고 융숭한 흙의 정성으로
오곡백과는 여물어갈 것이고
무리 지어 외치는 슬픈 군상들
실패한 희망과 잃어버린 추억과
망각의 분노까지
찬바람에 날렸으면 좋겠다
가을꽃의 눈물은
향기를 만들어 내고
우리네 익숙한 이별의 노래는
물드는 가을 산야처럼
서럽게 번져간다
더위 먹어 물컹한 육신
가을바람으로 다독여
여물어졌으면 좋겠다.
5. 황혼 역 /금천 장 우익
바람과의 동행이다
정해진 곳 없어 모두가 간이역
희망과 절망이 어깨를 견주며
레일 위로 달려간다
이탈 없는 평행선
달 삭한 바람의 냄새
정겨운 풍경들
생의 미로 같은 여행길
추억의 향기와
그리움만 남겨진 삶의 여정
마침표 위
여운이 사라지면
인생 열차는 기적을 울린다
동행이 사라진
외롭고 쓸쓸한 길
황혼 역을 지나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 열차
구슬픈 기적소리.
첫댓글 매우 감동적이고 멋진 시 작품 잘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원고 감사합니다!